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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달비골에서 듣는 반가운 까치소리 오늘은 앞산 달비골에서 ‘앞산터널 반대 농성’을 시작한지 670일 째다. 같이 고생한 이들이 있었기에 오늘이 있었음은 물론이다. 잘 들리지 않던 까치 소리가 요란한 걸 보니 반가운 소식이 있을지 기대해 본다. 한 동안 선선하던 날씨도 기온이 올라 제법 뜨거워 농사짓는 사람들의 마음을 외면하지 않는다. 낮의 날씨가 더우니 매미 소리는 더욱 요란하게 들린다. 저 매미 소리를 달비골에서 계속 들을 수 있어야 하는데 계속되는 앞산파괴로 언제 사라질지 모르니 속만 상한다. 굉음을 내며 사토를 실어내던 덤프트럭 소리 대신 레미콘차가 보여 무슨 일이 있는 가 싶어 올라가 봤더니 굴착기로 큰 바위를 깨는 소리가 요란하다. 그냥 두고 보면 좋기만 한 것을 저렇게 장비로 부수니 순간의 편리만을 생각하는 인간의 탐욕이 어디.. 더보기
앞산을 빼앗긴 사람들과 용산 학살 유족의 아픔 대구의 허파이자 어머니 산인 앞산을 파괴하는 것과 용산을 강제 철거하는 것이 전혀 다르지 않다는 사실은 삼척동자도 압니다. 지리산 자락에 자리잡은 초록배움터에서 전국녹색위원회 첫 모임을 갖고 다음 날 서울에서 온 당원들과 같이 서울로 갔습니다. 지하철 타는 방식이 2년 전과 달라져 서울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전국적으로 비슷한 체계를 구축하면 원가 절감도 가능한데 고시 출신의 똑똑하다는 공기업 사장들이 좋은 머리를 그런데 사용하지 않는지 모를 일입니다. 부산도 또 바꾸는데 시민들의 편리가 아닌 오로지 ‘비용절감’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 1월 20일 경찰 1명을 포함해 6명의 소중한 생명이 억울하게 죽은 남일당 건물, 자기 건물이 없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5명의 세입자들이 경찰의 폭력 진압.. 더보기
앞산에서 느끼는 생명의 기운 가부좌를 틀고 앉아 복식호흡을 하면 몸에 기가 흐른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처음하면 다리에 쥐가 나서 2~30분을 앉아 있기 힘들지만 그냥 참고 기다리면 저절로 뚫려 시원해집니다. 대부분의 초보자들이 그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다리를 풀고 말죠. 가부좌를 틀고 앉아서 하는 복식호흡은 참선을 할 때도 하고, 인도 요가를 하는 곳에서 몸 동작을 하기 전 온 몸에 기를 순환시키기 위해 하기도 합니다. 너무 추운 곳에서 해도 안 되지만 더운 곳에서 해도 안 됩니다. 차가운 기운이 몸에 들어가 몸을 상하게 할 수 있고, 더운 기운이 역시 좋지 않기 때문이지요. 자연 속에서 복식 호흡을 하면 그 기운을 빨리 느낄 수 있습니다. 차분한 명상 음악을 틀어 놓고 하는 복식 호흡은 위로 올라온 화를 내려 몸의 균형을 .. 더보기
앞산 달비골에서 듣는 생명의 소리 제법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부는 걸 보니 이 곳 달비골의 여름도 모퉁이를 돌아 달아날 채비를 하는 가 봅니다. 그렇지만 아직 매미 소리가 요란한 것을 보니 그리 녹록치 않은 것 같습니다. 새벽부터 밤새도록 이름 모를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는 도심의 삶에 찌든 우리들의 귀를 맑고 즐겁게 해 줍니다. 아름답기 그지없던 앞산 달비골의 계곡은 계속된 삽질로 점점 파괴되어 보는 이들의 속을 태우고 있습니다. 농성장 가까이 찾아와 우는 새들의 소리는 ‘우리 함께 살아요’라는 절규와 같습니다. 시내에서 자전거를 타고 달비골 쪽으로 방향을 돌리면 바람이 틀리다는 걸 확연히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이곳의 바람은 확연히 다릅니다. 잠자리에 들기 전 멀리서 들려오는 들짐승의 소리 가운데 고라니가 우는 소리도 들립니다. 텃.. 더보기
지금 예수가 앞산 달비골에 있다면? 생명 파괴에 맞서 치열하게 싸운 게 예수의 참 모습 예수가 지금 달비골에 있다면 적당히 싸우는 게 아니라 ‘지는 싸움 하는 바보’라는 왕따를 두려워하지 않고 싸운다. 장비 앞에 드러누우며 ‘대구의 허파를 파괴하지 마라’며 몸부림 칠 것이다. 경찰과 용역 깡패들과 대화 하지 않고 ‘생명을 죽이는 미친 놈’이라며 뒹굴다 끌려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하느님이 만든 자연을 건드리지 마라’며 죽어가는 생명들의 아픔에 피눈물을 흘리는 마음이 여리면서도, ‘과격한 인간’이란 소리 듣는 것 겁내지 않고 싸운다. 내가 알고 있는 예수는 생명 앞에 타협하지 않는 올 곧은 인물이다. 예수가 말한 하느님의 나라를 종교적 천국으로만, 복음을 선포하는 일을 선교나 전도로만, 기도를 종교적 간구로만 이해하는 건 본의 아니게.. 더보기
앞산에서 고민하는 주위를 돌아보지 않은 죄 독일의 신학자 ‘마르틴 니묄러’는 “나치는 맨 처음 공산당원들을 잡아들였다. 그러나 나는 공산당원이 아니었기 때문에 침묵했다. 다음에 그들은 유태인들을 잡아 들였다. 그러나 나는 유태인이 아니었기 때문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다음 그들은 노동조합을 탄압했다. 그러나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었기 때문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했다. 그 다음 그들은 가톨릭신자들에게 들이닥쳤다. 그러나 나는 개신교도였기 때문에 아무 말 하지 않았다. 그러자 그들은 나에게 들이닥쳤다. 그때 내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며 통탄을 했습니다. 서울 용산과 평택 쌍용자동차에서 권력과 자본이 ‘함께 살자’는 민중들을 몰아내고, 언론은 처절하기 그지없는 그 현장을 구경거리로 만들 때, 내가 철거민이 아니고 파업 노동자가 아니라고.. 더보기
앞산 달비골에 폭우가 쏟아진 날 새벽에. 낮에는 날씨가 개었다 흐렸다 장마철 특유의 변덕을 부리더니 밤이 되자 비가 제법 쏟아졌습니다. 그냥 비 오는 게 아니라 얼마나 퍼부어대는지 농성장 천막에 폭격을 하는 것 같더군요. 비가 적당히 오면 자연의 흥취를 느끼면서 잘 수 있지만 너무 많이 오니 시끄러워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거기에다 불어대는 바람은 천막을 송두리째 뒤 흔들어 대어 ‘이러다 날아가는 건 아닌가’ 하는 걱정도 듭니다. 잠을 설치다 새벽에 깜박 잠이 들었습니다. 비가 그친 새벽 평안동산 쪽으로 올라가려는데 평소 다니던 길이 배수로로 변해 물이 콸콸 흘러내려 다른 길로 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마구잡이 삽질을 해댄 공사 현장 절개면에 엉성하게 배수로를 파 놓아 산에서 쏟아지는 물이 넘쳐 임시 배수로가 터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이 정.. 더보기
앞산 달비골의 까칠한 인간이 던지는 깐깐한 이야기 ‘가장 완벽한 알리바이’는 정직이라고 들었습니다. 살아가다 실수를 하면 있는 그대로 잘못을 인정하고 정직하게 털어 놓으면 뭐라 할 사람이 없지요. 무엇이던 정직하고 숨김없이 솔직하게 하면 입을 뗄 사람이 없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압니다. 정직과 원칙만큼 귀하고 아름다운 것은 없다고 말합니다. 무엇을 비판할 때 원칙을 말하면 됩니다. 원칙에 어긋난 일이 있으면 비판하는 것은 당연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그리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언제부터인지 우리 사회는 ‘원칙’과 솔직이라는 말을 아주 우습게 압니다. “원칙이나 정직은 책에는 써놓아야 하지만 실제로는 아무 소용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팽배해 있습니다. 진보진영이나 먹물 집단이라고 결코 예외는 아닙니다. 지난 백 여년의 세월 동안 한국 사회가 ‘원칙없는 사회’.. 더보기
앞산 달비골의 새벽을 파괴하는 예의도 없는 자들 앞산터널 공사가 진행 중인 앞산 달비골에는 인근 주민들에게 대한 최소한의 예의조차 지키지 않고 시공사인 태영건설이 밀어붙이고 있다. 6월 11일 새벽 5시 20분, 아직 잠에서 깨어나지도 않은 시간에 25톤 덤프트럭 한 대가 굉음을 울리며 달비골로 들어온다. 달비골에 오는 시민들과 청소년 수련관을 이용하는 분들에게 사고 위험이 있고 소음을 차단하기 위해 방음벽을 설치한 곳이 아닌 수련관 정문 앞으로 쏜살같이 지나간다. 새벽에 소음을 내는 현장 사진을 찍는다고 용감무쌍하게 쌍욕을 퍼부어댄 덤프트럭 기사를 보고 있자니 어이가 없다. 현장에 투입하는 작업자에 대해 소양 교육부터 먼저 시키라는 말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연이어 덤프트럭이 들어오는데 시공사인 태영건설의 관계자는 물론이려니와 감리원은 코빼기도 보이.. 더보기
개발독재 이명박의 ‘4대강 살리기?’ 저물어 가는 토목건설의 시대에 한반도의 남쪽 4대강 물길에서 또다시 2000년대의 토목공사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고 있다. 백두대간 골짜기마다 무성한 숲과 돌, 자갈을 거치면서 수정처럼 맑게 흐르던 물길이 도시와 공장ㆍ축사와 인가를 접하면서 수량이 감소하고 물길이 더러워진 그 강에 수자원 확보와 홍수예방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걸고 이명박 정권이 건설의 혓바닥을 들이대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4대강은 죽지 않았고 죽지 않았기에 살릴 필요가 없다. 4대강 살리기는 국민 속이기이요 생태 죽이기다. 이명박 정부는 국민을 속이고 생명 죽이기를 자행하고 있다. ▲ 운하백지화국민행동이 6월 9일 오전 서울 조계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대강 정비사업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 오마이뉴스) 물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