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환경과 생태

앞산에서 느끼는 생명의 기운

 

가부좌를 틀고 앉아 복식호흡을 하면 몸에 기가 흐른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처음하면 다리에 쥐가 나서 2~30분을 앉아 있기 힘들지만 그냥 참고 기다리면 저절로 뚫려 시원해집니다. 대부분의 초보자들이 그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다리를 풀고 말죠. 가부좌를 틀고 앉아서 하는 복식호흡은 참선을 할 때도 하고, 인도 요가를 하는 곳에서 몸 동작을 하기 전 온 몸에 기를 순환시키기 위해 하기도 합니다. 너무 추운 곳에서 해도 안 되지만 더운 곳에서 해도 안 됩니다. 차가운 기운이 몸에 들어가 몸을 상하게 할 수 있고, 더운 기운이 역시 좋지 않기 때문이지요.



자연 속에서 복식 호흡을 하면 그 기운을 빨리 느낄 수 있습니다. 차분한 명상 음악을 틀어 놓고 하는 복식 호흡은 위로 올라온 화를 내려 몸의 균형을 잡는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이를 한방에서는 ‘상초와 하초의 소통이 원활하게 한다’고 들었습니다. 복식호흡의 어느 수준에 오르면 몸의 좋지 않은 곳에 뭔가 막혀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다치거나 근육이 지나치게 긴장되어 있는 부위에는 뭔가 막혀 기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으니 우리 몸이 얼마나 정교한지 모릅니다.


계속하다 보면 그 막힌 부위가 어느 날 시원하게 뚫려 시원해 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 몸은 자연 치유력이 있습니다. 한방에서 침을 놓는 것은 기의 흐름을 원활하게 해 치유력을 높이고, 경락이나 혈에 지압을 하는 것도 같은 이치입니다. 이래서 사람의 몸을 철학에서는 ‘물질이 낳은 최고의 산물’이라고 하고, 어떤 이들은 도저히 모방할 수 없는 ‘가장 정교한 기계’라고도 합니다. 신약성서를 가장 먼저 기록한 바오로는 ‘하느님의 영이 머무는 성전’이라고 했으니 이보다 더한 극찬이 어디 있겠습니까? 소중한 우리 몸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갈 때 건강하지요.



철 따라 저를 애 먹이는 알레르기성비염도 도심이 아닌 공기 맑은 곳에 가서 몇 일만 지내면 괜찮아집니다. 대부분의 환경성 질환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자연은 인간없이 살 수 있지만, 인간은 자연없이 살 수 없다.”는 누군가 한 말이 기억납니다. 사람이 자연을 지배하는 게 아니라 자연의 일부분이 되어 살아가야 한다는 뜻으로 이해합니다. 천막에서 오가는 차 소리가 들리긴 하지만 복식호흡을 합니다. 아무 소리 들르지 않는 도심보다 차 소리가 듣기지만 훨씬 호흡이 편하게 이루어진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자연 속에 들어와 있다는 증거라 믿습니다.


오늘 밤 자연 속에서 내 몸의 어디가 막혀 있고, 어느 쪽이 시원한지 느끼며 호흡을 합니다. 모든 것을 흐름에 맡기며 명상도 하고, 지금 이 부족한 인간에게 들려주시고자 하는 하느님의 뜻이 어떤 것인지 묵상하면서 성찰해 봅니다. 생명의 기운을 듬뿍 느끼며 새로운 날을 맞으려 합니다. 대도시 인근에 이렇게 맑은 기운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축복이건만 인간의 탐욕은 이를 무시해 버립니다. 자연의 기운과 생명의 소리를 들을 수 있으니 이는 큰 축복이라 감히 고백해 봅니다. 모두 잠든 시간에 이름 모를 새 소리가 들리는 달비골이 참 좋고 뭇 생명들이 귀하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