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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

앞산 상수리나무 위에서 사랑하는 조카에게 사랑하는 조카 태현아 잘 지내니? 아무리 꽃샘추위가 발악을 해도 곳곳에 다가온 봄소식 앞에 밀려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자연의 순리’가 무엇인가를 다시금 깨닫는구나. 자주 얼굴 보지는 못해도 명절에는 보곤 했는데 큰 애비가 너희들 못 본지 제법 되었네. 마냥 어리게만 생각하고 있었던 네가 벌써 고등학교에 입학을 했는데 작은 선물이라도 해야 하는데 사정이 있어 그러지 못해 미안하다. 언젠가는 알게 되겠지만 난 지금 필요로 하는 곳이 있어 작년 말부터 그곳에 지내고 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자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 이상 아름답고 귀한 일은 없다고 생각해.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부름에 응답하는 것은 전적으로 자신의 몫이지만 그것은 더 아름답고 귀한 일이고. 난 흔히 말하는 농성을 하고 있어. 나.. 더보기
경찰의 보호 하에 파괴된 앞산 달비골 오늘 새벽부터 달비골에는 전경 1개 중대 병력이 깔렸습니다. 벌목 저지에 아주머니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자 여경들도 투입시켰습니다. 경찰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는 나라에 살고 있다는 게 한심하기만 합니다. 경찰의 보호 하에 태영건설은 마구잡이로 벌목을 해대었습니다. 수 십년 동안 자란 아름드리나무들이 잘려 나가고 숲은 파괴되었습니다. 약수터에 물 받으러 온 사람조차 ‘개발이 필요하다’고 하더군요. 그 개발을 하면 달비골의 약수터는 영원히 사라지고 마는데도 말이죠. 지난 수 십년 동안 우리 사회는 개발논리에 세뇌되어 왔습니다. 그 개발을 하는 동안 민중들의 삶의 질은 자꾸만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개발하지 않으면 망하는 줄 압니다. 제도적으로 분배를 하지 않으면 지속가능한 사회가 불가능함에.. 더보기
앞산 달비골 파괴에 여경병력 대거투입 오늘 새벽 대구 상인동 달비골에 느닷없이 전경 1개 중대 병력이 넘게 투입되었습니다. 곳곳에 깔린 게 사복 경찰들이라 이들을 포함하면 2개 중대 병력은 넘어 보이고, 관할인 달서경찰서장도 현장에 직접 나왔습니다. 용역깡패들로 인해 말썽이 생기고 여론이 악화되자 드디어 여경까지 동원해 태영건설의 벌목 작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태영건설의 마구잡이 벌목을 보호하기 위해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경찰이 투입되어 건설자본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서울 용산참사와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평소 신고를 해도 출동조차 제대로 하지 않던 경찰이 태영건설 보호를 위해 새벽부터 전경도 아닌 직업 경찰관인 여경 병력을 투입시켰습니다. 벌목 저지에 동네 아주머니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자 여경 2개 소대 병력을 넘게 풀어 이동의 자유마저 .. 더보기
어느 앞산꼭지의 어거지 면벽수도 그저께부터 인터넷이 먹통이었다. 써 놓은 글이 몇 개 있건만 올릴 방법이 없다. 언제부터인지 인터넷은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될 생활필수품이 되어 버렸다. 특히 농성을 하거나 파업 현장에는 더 없어서는 안 되는 도구로 자리 잡았다. 새로 챙겨온 책도 없는데다 인터넷까지 안 되니 그야말로 고립무원이 되어 버렸다. 휴대전화기도 내 것이 아닌 공적인 것이라 농성과 관련된 것 말고는 하지 않으니 졸지에 면벽 수도를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이런 나를 두고 ‘결벽증’이라고 하지만 공사를 구분하는 것이 당연하기에 그렇게 할 뿐인데 너무 좋게 봐 줘서 고맙기 그지없다. 남들이 보기에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을 구분해 온 탓에 그나마 이 정도라도 인정받고 살아왔으니 굳이 버릴 이유도 없다. 이유가.. 더보기
앞산을 두고 문경 새재로 간 목회자들 문경 새재에서 목회자들이 전국순회 걷기 명상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것도 일반 목회자들이 아닌 ‘정의평화’를 실천하려는 분들이 말이죠. 이런 행사는 고난 받는 이웃이 있거나 구체적인 어려움이 있는 현장에서 하는 것으로 아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우리들의 거룩하신 목사님들은 전망 좋은 산골 위에서 ‘초막 셋을 짓고 여기에서 삽시다.’고 한 베드로와 같은 일을 되풀이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베드로가 그 말을 꺼냈다가 예수로부터 ×나게 깨졌죠. ‘지금 어려움에 처해 있는 이웃이 네 눈에는 안 보이느냐? 배신자 같은 놈’이라며 곡소리 나게 깨진 것을 모르지 않을 분들이 왜 그러는지 같은 예수를 따라 가려는 사람으로서 갑갑합니다. ▲ 가침박달은 꽃봉오리, 꽃, 열매가 모두 아름답고, 특히 산능선 위쪽에 자라는 .. 더보기
앞산 벌목을 모성애로 막은 달비골의 여전사들. 만약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조용하고 공기 좋은 곳에 살기 위해 다른 모든 것을 뒤로 하고 산 바로 옆에 터를 잡고 살고 있는데 그 지역 지자체가 그곳에 터널을 뚫어서 도로를 내려니 지역 주민들은 오직 지역경제 발전을 생각해서 양해해 달라고 한다면 말이죠. 이런 최소한의 양해조차 없이 일방적으로 ‘공사를 강행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바로 대구시가 말도 많고 탈도 많아 곳곳에 검은 돈 거래로 사고가 터지는 ‘민간자본투자유치사업(민투사업)’이란 미명 하에 예로부터 ‘달빛고운 마을’이라 부르는 달비골에 지금 이런 미치광이 행정을 펼치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광란의 질주’를 해대고 있는 꼴이죠. 대구의 상징이다 명산인 앞산을 무려 4.5킬로나 넘게 파헤치고 파동 대자.. 더보기
오랜만에 쓰는 앞산터널 저지 ‘나무 위 농성’ 일기 2월 24일부터 일방적인 벌목 작업이 시작된 후 ‘달빛고운마을’ 달비골은 전쟁터로 변하고 말았습니다. 평화롭기 그지없던 이곳에 어둠의 세력이 무참히 짓밟기 시작했습니다. 주변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갈수록 기록을 남겨 두어야 하는데 도무지 적을 엄두조차 나지 않아 계속 농땡이를 치고 말았습니다. 예상치 못 했던 주민들의 완강한 저항에 태영건설은 용역경비라는 용병을 투입해도 밀리지 않자 대구시건설관리본부의 귀하신 몸들이 달비골로 납시었습니다. 주민들이 몇 일 싸우다 밀렸으면 코빼기도 안 보일 인간들이 사고 소식이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자 부담을 느낀 것이죠. 그냥 ‘생까기’로 일관하기에는 부담이 컸는지 ‘현장 가서 확인하라’는 위전의 지시가 있었겠죠. 몇 일 전 아고라 회원 한 분이 휴무라고 달비골을 다녀갔습니.. 더보기
태영건설 용역깡패들이 파헤친 앞산 달비골 숲 태영건설이 용역경비라는 이름의 용병들까지 투입해 앞산 달비골의 아름드리나무를 베려 해도 주민들의 완강한 저항에 부딪쳐 밀리고 말았습니다. 그 와중에 다치는 등 크고 작은 불상사가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은 밀리지 않고 벌목을 막았습니다. 행정 절차의 문제를 아무리 말해도 꿈쩍하지 않던 대구건설본부에서 급기야 현장에 나와 시공사인 태영건설에 ‘벌목중단’ 명령을 내렸습니다. 분명 달비골에 봄은 왔으나 앞산을 에워싼 겨울 세력이 발악을 해대고 있습니다. 개발과 발전이란 이름으로 포장해 앞산을 향해 마치 계엄군처럼 밀어 붙이며 대구판 ‘화려한 휴가’란 군사 작전을 해댑니다. 이해 당사자들과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해결을 할 생각은 아예 없고 그냥 밀어 붙이기에 여념이 없는 것이죠. 서울 용산에서 강제 철거에 저.. 더보기
어느 늙다리 앞산꼭지의 넋두리 슬퍼하거나 분노하는 것이 진짜 사랑 희랍의 저항시인 네르크라소프는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않는 자는 ××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군사 독재 정권 치하에 신음하는 조국의 현실을 너무 안타까워했기에 그는 슬퍼도 하고 권력을 향해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습니다. 신약성서를 가장 먼저 기록한 바울은 “사랑은 불의를 보고 기뻐하지 아니하고, 진리를 보고 기뻐한다.”고 고백했습니다. 사랑이 모든 것의 완성이지만 전제 조건이 무엇인지 명토박은 것으로 바울 신학의 진수라고 합니다. 앞산터널 반대 투쟁과 관련해 사랑은 ‘터널저지 농성’을 하는데 벽돌 한 장이라도 쌓았느냐, 아니면 훈수나 두면서 김 빼는 소리나 해대지는 않았는지 극명하게 보이니 그리 어렵고 복잡한 게 아니라고 봅니다. 12월 14일 농성을 시작하자.. 더보기
3월 두 번째 앞산꼭지의 임무 교대(3월 8일) 전교조 대구지부 서부중등지회에서 주말을 맡아 주셨습니다. 덕분에 주말 저녁에 술도 한 잔하고 피로를 풀 수 있었습니다. 이번 주는 조성일 서부중등지회장이 ‘나무 위 농성’을 맡아 주셨습니다. 지역의 현안에 함께 해 주어 힘에 버거운 싸움을 하고 있는 앞산꼭지들에게 큰 힘이 됩니다. 연대의 방식에 문제 제기를 하는 사람도 있지만 일회성 보다는 꾸준하게 해 주는 것이 전체 일정을 잡는데 많은 도움이 되지요. ‘그림 좀 그리게 연출 좀 하자’고 했더니 ‘겨우 하루 보내고 미안하다’며 바로 내려가시더군요. 이래저래 한 주를 보내고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합니다. 어떤 난관이 우리 앞에 닥칠지 모르지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할 뿐 다른 것은 굳이 고민하지 않으려 합니다. ‘신념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은 복이 있다’고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