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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

앞산을 지키려던 한 겨울의 몸부림을 떠 올리며 겨우내 앞산을 지키기 위해 달비골 초입의 상수리나무 위에서 보냈습니다. ‘나무 위 농성’을 한 게 85일이었습니다. 골 안 쪽 보다 들머리가 바람이 많이 불어 체감 온도가 더 떨어져 지내기 힘들죠. 인근 장미아파트 7층 높이와 비슷하니 약 18미터 정도가 되니 바람이 여간 부는 게 아니더군요. 나무 위 농성을 ‘내가 하겠다’고 뱉어 놓고는 약속 날짜가 하루하루 다가오자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적응 훈련을 하다 감기 몸살로 고생을 하고, 추운데 자고나니 근육이 긴장되어 허리를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게 되었으니 ‘이러다 약속 못 지키는 것 아닌가’ 하는 고민이 앞서더군요. 가장 싫어하는 게 약속 안 지키는 것인데 내가 못 지킨다면 사람들 얼굴을 볼 수가 없어 이만저만 머리가 복잡하지 않았습.. 더보기
앞산에 핀 아름다운 야생화 자연은 우리 인간에게 이렇게 아름다움을 선물하고 있습니다. 보는 것만으로도 아름다운 이 야생화는 누가 키운 것도 아닌 저절로 자란 것이죠. 이처럼 아낌없이 주는 자연을 그냥 두고 지켜보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지 ‘개발’이란 이름을 갖다 붙여 파괴하는 것은 배신행위임에 분명합니다. 맑은 공기와 좋은 물과 아름다운 숲을 주는 자연일 보존해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주지 않고 파괴한다면 ‘못난 조상’이란 욕을 얻어먹을 수 밖에 없습니다. 제가 가입한 카페인 ‘’부경야생화에서 퍼온 야생화사진입니다. 꽃 이름을 아시는 분의 해설을 부탁드립니다. 더보기
앞산의 봄을 시샘하는 달비골의 꽃샘추위 달비골 상수리나무를 내려가면서 북풍한설 몰아치던 엄동설한을 보내고 달빛고운 마을 달비골 상수리나무에도 봄은 찾아왔습니다. 잘려나간 나무들의 상처 마냥 꽃샘추위가 몰아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수리나무 위 우리들의 작은 성인 ‘나무 위 농성’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봄이 벌써 왔음에도 불구하고 시샘하는 꽃샘추위는 우리를 잠시 움츠리게 합니다. 그러나 정작 추운 건 우리 몸이 아니라 마음입니다. 새 봄이 이미 왔기에 새 생명을 틔울 준비에 바쁜 나무처럼 희망이라도 있다면 이깟 추위쯤이야 너끈히 견뎌낼 자신이 있습니다. ‘봄은 왔으나 봄 같지 않다’는 말이 딱 맞는 시점에 제가 상수리나무 위를 내려오려니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아마 앞산을 아끼는 많은 분들과 앞산꼭지들의 마음 또한 같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더보기
앞산달비골 ‘나무 위 농성’ 100일을 보내면서 오늘이 앞산터널 반대 ‘나무 위 농성’을 시작한지 100일째입니다. 온 종일 머리만 복잡해 오지도 않는 낮잠을 자다 깨기를 수차례 반복했습니다. 농성을 하면서 낮잠을 거의 자지 않았는데 달비골의 나무가 무참히 잘려나간 3월 19일 부터 그만 생활리듬이 깨져 수시로 낮잠이 쏟아지곤 합니다. 의욕을 잃은 탓인지 무엇을 해도 신명도 나지 않고 그냥 시간만 보내는 게을러 진 저를 돌아봅니다. 작년 12월 14일 엄동설한에 농성을 시작해 100일을 넘겼으니 그리 짧은 시간은 아닌 것 같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시작한 농성이라 힘든 과정이 있었지만 작은 힘이나마 모아 100일을 버텼습니다. 북풍한설 몰아치는 엄동설한의 추위를 넘기는데 탈은 없을지 걱정도 많이 했지만 희한하게도 몸이 적응을 해 농성으로 인해 건강을 상.. 더보기
앞산의 봄소식을 전하는 이름 모를 들꽃 봄의 소식은 이름 모를 들풀과 들꽃이 먼저 전합니다. ‘봄이 왔으니 움츠려 있지 말고 기운내라.’는 말을 가장 먼저 하죠. 새 우는 소리 역시 마찬가지죠. 하루하루 우는 소리가 달라진다는 것을 느낍니다. 뭇 생명들이 살아 숨 쉬는 현장인 앞산의 골짜기 중 계절의 변화가 가장 선명한 달비골에 몸을 담고 있으니 이런 호사를 누리는군요. 그렇지만 어둠의 세력은 있는 그대로 두면 되는 자연을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해 파괴해 자신의 배만 채우려 합니다. 조상들이 물려주셨고 우리 후세들이 이용할 자연을 파괴하는 것이야 말로 ‘천벌 받을 짓’임에 분명하죠. 들꽃이 전하는 봄기운을 같이 즐겨 보시죠. 제가 가입한 ‘부경야생화사랑’에서 퍼 왔는데 이름을 잘 모르니 아시는 분은 댓글 부탁드립니다.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좋은.. 더보기
앞산 상수리나무 위에서 사랑하는 조카에게 사랑하는 조카 태현아 잘 지내니? 아무리 꽃샘추위가 발악을 해도 곳곳에 다가온 봄소식 앞에 밀려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자연의 순리’가 무엇인가를 다시금 깨닫는구나. 자주 얼굴 보지는 못해도 명절에는 보곤 했는데 큰 애비가 너희들 못 본지 제법 되었네. 마냥 어리게만 생각하고 있었던 네가 벌써 고등학교에 입학을 했는데 작은 선물이라도 해야 하는데 사정이 있어 그러지 못해 미안하다. 언젠가는 알게 되겠지만 난 지금 필요로 하는 곳이 있어 작년 말부터 그곳에 지내고 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자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 이상 아름답고 귀한 일은 없다고 생각해.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부름에 응답하는 것은 전적으로 자신의 몫이지만 그것은 더 아름답고 귀한 일이고. 난 흔히 말하는 농성을 하고 있어. 나.. 더보기
경찰의 보호 하에 파괴된 앞산 달비골 오늘 새벽부터 달비골에는 전경 1개 중대 병력이 깔렸습니다. 벌목 저지에 아주머니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자 여경들도 투입시켰습니다. 경찰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는 나라에 살고 있다는 게 한심하기만 합니다. 경찰의 보호 하에 태영건설은 마구잡이로 벌목을 해대었습니다. 수 십년 동안 자란 아름드리나무들이 잘려 나가고 숲은 파괴되었습니다. 약수터에 물 받으러 온 사람조차 ‘개발이 필요하다’고 하더군요. 그 개발을 하면 달비골의 약수터는 영원히 사라지고 마는데도 말이죠. 지난 수 십년 동안 우리 사회는 개발논리에 세뇌되어 왔습니다. 그 개발을 하는 동안 민중들의 삶의 질은 자꾸만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개발하지 않으면 망하는 줄 압니다. 제도적으로 분배를 하지 않으면 지속가능한 사회가 불가능함에.. 더보기
앞산 달비골 파괴에 여경병력 대거투입 오늘 새벽 대구 상인동 달비골에 느닷없이 전경 1개 중대 병력이 넘게 투입되었습니다. 곳곳에 깔린 게 사복 경찰들이라 이들을 포함하면 2개 중대 병력은 넘어 보이고, 관할인 달서경찰서장도 현장에 직접 나왔습니다. 용역깡패들로 인해 말썽이 생기고 여론이 악화되자 드디어 여경까지 동원해 태영건설의 벌목 작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태영건설의 마구잡이 벌목을 보호하기 위해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경찰이 투입되어 건설자본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서울 용산참사와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평소 신고를 해도 출동조차 제대로 하지 않던 경찰이 태영건설 보호를 위해 새벽부터 전경도 아닌 직업 경찰관인 여경 병력을 투입시켰습니다. 벌목 저지에 동네 아주머니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자 여경 2개 소대 병력을 넘게 풀어 이동의 자유마저 .. 더보기
어느 앞산꼭지의 어거지 면벽수도 그저께부터 인터넷이 먹통이었다. 써 놓은 글이 몇 개 있건만 올릴 방법이 없다. 언제부터인지 인터넷은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될 생활필수품이 되어 버렸다. 특히 농성을 하거나 파업 현장에는 더 없어서는 안 되는 도구로 자리 잡았다. 새로 챙겨온 책도 없는데다 인터넷까지 안 되니 그야말로 고립무원이 되어 버렸다. 휴대전화기도 내 것이 아닌 공적인 것이라 농성과 관련된 것 말고는 하지 않으니 졸지에 면벽 수도를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이런 나를 두고 ‘결벽증’이라고 하지만 공사를 구분하는 것이 당연하기에 그렇게 할 뿐인데 너무 좋게 봐 줘서 고맙기 그지없다. 남들이 보기에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을 구분해 온 탓에 그나마 이 정도라도 인정받고 살아왔으니 굳이 버릴 이유도 없다. 이유가.. 더보기
앞산을 두고 문경 새재로 간 목회자들 문경 새재에서 목회자들이 전국순회 걷기 명상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것도 일반 목회자들이 아닌 ‘정의평화’를 실천하려는 분들이 말이죠. 이런 행사는 고난 받는 이웃이 있거나 구체적인 어려움이 있는 현장에서 하는 것으로 아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우리들의 거룩하신 목사님들은 전망 좋은 산골 위에서 ‘초막 셋을 짓고 여기에서 삽시다.’고 한 베드로와 같은 일을 되풀이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베드로가 그 말을 꺼냈다가 예수로부터 ×나게 깨졌죠. ‘지금 어려움에 처해 있는 이웃이 네 눈에는 안 보이느냐? 배신자 같은 놈’이라며 곡소리 나게 깨진 것을 모르지 않을 분들이 왜 그러는지 같은 예수를 따라 가려는 사람으로서 갑갑합니다. ▲ 가침박달은 꽃봉오리, 꽃, 열매가 모두 아름답고, 특히 산능선 위쪽에 자라는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