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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

농성장 철거를 앞둔 앞산 달비골에서 ‘달빛고운 마을’이라 불렀다는 달비골, 이곳에도 심장을 후벼 파는 공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시공사인 태영건설로부터 농성장을 철거하라는 내용증명이 두 번 왔고, 대구시건설관리본부로부터 ‘불법 시설물 철거 행정대집행’ 계고장까지 왔습니다. 자진 철거를 하지 않으면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99조에 의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는 고압적인 내용이 담겨 있더군요. 법적인 모든 절차를 다 밟았기에 철거를 방해하면 ‘공무집행방해’로 처벌을 받는 것 말고는 다른 길이 없습니다. 정말 ‘억장이 무너진다’는 말 밖에는 다른 말이 나오지 않습니다. 자연을 지키는 것은 우리 자신을 지키는 것이기에 살고자 싸운 것뿐인데 이렇게 무참히 밀리고, 남은 농성장마저 철거당하게 되었으니 ‘끝까지 지켜보.. 더보기
앞산터널 달비골 현장에 119구조대 출동 10월 5일은 앞산 달비골에 농성을 시작한지 700일이 되는 날이다. 감회가 남다른 날이다. 무슨 기운인지 모르지만 700일까지 끌고 온 것은 대단한 끈질김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무언가를 찾고 있는 이른 아침 농성장 쪽으로 119구조대가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소방차와 구급차 2대가 연이어 들어오기에 직감적으로 ‘앞산터널 공사 현장의 사고’란 생각이 들어 사진기를 들고 뛰어 갔다. 사토 처리장을 확보하지 못해 본격적인 터널 굴착 공사를 하지 못하는데 무슨 대형 사고가 났는지 의아해 달려갔다. 현장 사무실이 있는 약수터에 갔더니 컨테이너에 말벌집이 있어 구조 요청을 했다고 한다. 구조대원들은 신속하게 벌집 제거 복장으로 갈아 입고 제거 작업에 들어갔다. 벌집이란 하루아침에 생기는 게 아니다. 창고로 .. 더보기
앞산은 파괴하고 신천은 꾸미는 대구시 앞산이 시작되는 고산골이 가까운 중동교에 오랜만에 갔다. 자전거 묘기를 부리는 사람들과 인라인스케이트를 배우는 초보자들 등 평소 주말처럼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린다. 신천둔치 경관이 아름답게 바뀌었다는 말을 듣고 자전거를 타고 무작정 달렸다. 중동교와 대봉교 사이에는 가까이 아파트가 있어 운동하러 오는 인근 주민들이 많다. 칠성시장을 지나 도청교 가까이 오니 여러 가지 식물을 심어 작은 공원을 꾸며 놓았다. 예전엔 그냥 삭막하기만 했는데 이젠 제법 신경을 쓴 흔적이 보인다. ▲ 팔달교 부근에 호수처럼 자연스레 형성된 자연 경관, 호수와 같이 보기 좋다는 금호강의 모습이 아름답기 그지없다. 신천이 끝나는 침산교를 지나 금호강 쪽으로 들어서니 그냥 방치했는데 너무 달라져 있었다. 강변을 따라 갈대가 우거져 있.. 더보기
앞산에서 느끼는 소통의 기운과 고집 요가를 하면 명상과 함께 복식호흡을 시킵니다. 인도의 수행자들이 하는 수련의 방법 중의 하나라고 들었습니다. 몸 풀기와 같은데 호흡을 하지 않고 무리한 몸동작을 시키는 것은 사이비 요가라고 보면 됩니다. 명상 음악을 틀어 놓고 가부좌를 틀고 복식호흡을 하다보면 얼마 안가 다리에 쥐가 나서 견디기 힘든 경험을 누구나 하죠. 쥐가 나니 바로 다리를 풀면 제대로 복식 호흡을 할 수 없음은 물론이려니와 명상 근처도 못 갑니다. 쥐가 나서 견디지 못할 것 같지만 참고 견디다 보면 저절로 시원해지는 경험을 합니다. 기체조를 하거나 요가를 하는 사람들은 ‘막힌 기의 소통이 된다는 증거’라고 합니다. 몇 개월 하다보면 저절로 익숙해져 쥐가 나는 불편함은 없어지지만 간혹 가부좌를 틀고 앉자마자 생기기 시작한 쥐가 오래도.. 더보기
앞산터널 태영건설 하청업체 부도로 임금체불 앞산터널 공사 용두골 현장의 태영하청업체인 남선건설이 부도나 장비를 투입한 노동자들이 ‘임금해결’ 촉구 집회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용두골로 달려갔다. 아직 공정률 3퍼센트 밖에 되지 않는 현장에 부도가 났으니 원청인 태영건설이 하도급 업체 관리에 얼마나 허술한지 드러났다. 하청업체의 부도 조짐은 원청에서 충분히 확인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영건설의 현장 소장과 담당자는 이를 무시하고 노동자들에게 돌아가야 할 채권 확보를 태만히 한 것이다. 현장에 대구시종합건설관리본부 고위 공무원도 와 있는 것으로 봐 감독기관인 대구시도 알고 있었다는 게 증명되었다. 겨우 장비 한 대 가지고 일하는 노동자들의 ‘특수노동자’ 인정은 아직도 외면당하고 있다. 건설 장비를 10여 대 이상 가지고 있다면 사업자가 맞지만 1.. 더보기
사토 처리장 없이 앞산터널 공사 강행한 태영건설 앞산 용두골에 콘크리트 구조물이 들어서고, 달비골에 벌목을 한지 제법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본격적인 터널 굴착 공사에 들어가 못하고 있다. 용두골에서 특이한 암석이 나온 걸 규정대로 처리하지 않고 특정업체에 특혜를 주다 언론에 보도가 나는 등 망신을 당했다. 이를 감독해야 할 대구시종합건설관리본부는 방송에 나가고 나서야 ‘사실을 알았다’는 말로 둘러댔다. 급기야 태영건설 책임자는 무마에 여념이 없었다. 가창 팔조령을 넘기 전에 있는 채석장에 임시 처리장을 확보해 암석을 반출하다 누군가의 제보로 알려졌다. 용두골에 발견된 선사시대 유적에 대한 ‘보존 대책을 세울 때 까지 공사 중지하라’는 문화재청의 명령은 온데간데없다. 삽질 공화국의 삽질 대장 이명박의 뜻대로 밀어 붙이기에만 정신이 없다는 게 증명되.. 더보기
청년시절 앞산에 얽힌 추억 20대 후반 청년시절, 앞산 고산골이 가까운 상동의 어느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했습니다. 지금은 상동교가 개통되어 번화가가 되었지만 작은 시장이 있는 아담한 동네였습니다. 예배를 마치면 학생들을 꼬드겨 약수터까지 갔다 오곤 했습니다. 민중교회에 다녔으나 당시 분출하던 노동자들의 열기를 감당할 자신이 없어 일반 교회로 옮겼습니다. 잡히면 바로 감옥 가던 시절, ‘군사독재 정권 타도’를 외치는 시위가 벌어져 주말이면 온 거리에 최루가스는 자욱했습니다. 젊은 혈기에 어떻게 할 방법이 없으니 분노가 쌓이면 무작정 앞산으로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오르내리며 미운 놈 욕도 하면서 고함도 지르고, 철 따라 변하는 자연의 신비로움을 느끼면서 ‘왜 우린 군사독재 정권에 시달려야 하느냐’는 원망도 했습니다. 정부 수립 후 최.. 더보기
달비골에서 듣는 반가운 까치소리 오늘은 앞산 달비골에서 ‘앞산터널 반대 농성’을 시작한지 670일 째다. 같이 고생한 이들이 있었기에 오늘이 있었음은 물론이다. 잘 들리지 않던 까치 소리가 요란한 걸 보니 반가운 소식이 있을지 기대해 본다. 한 동안 선선하던 날씨도 기온이 올라 제법 뜨거워 농사짓는 사람들의 마음을 외면하지 않는다. 낮의 날씨가 더우니 매미 소리는 더욱 요란하게 들린다. 저 매미 소리를 달비골에서 계속 들을 수 있어야 하는데 계속되는 앞산파괴로 언제 사라질지 모르니 속만 상한다. 굉음을 내며 사토를 실어내던 덤프트럭 소리 대신 레미콘차가 보여 무슨 일이 있는 가 싶어 올라가 봤더니 굴착기로 큰 바위를 깨는 소리가 요란하다. 그냥 두고 보면 좋기만 한 것을 저렇게 장비로 부수니 순간의 편리만을 생각하는 인간의 탐욕이 어디.. 더보기
앞산 달비골에서 듣는 생명의 소리 제법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부는 걸 보니 이 곳 달비골의 여름도 모퉁이를 돌아 달아날 채비를 하는 가 봅니다. 그렇지만 아직 매미 소리가 요란한 것을 보니 그리 녹록치 않은 것 같습니다. 새벽부터 밤새도록 이름 모를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는 도심의 삶에 찌든 우리들의 귀를 맑고 즐겁게 해 줍니다. 아름답기 그지없던 앞산 달비골의 계곡은 계속된 삽질로 점점 파괴되어 보는 이들의 속을 태우고 있습니다. 농성장 가까이 찾아와 우는 새들의 소리는 ‘우리 함께 살아요’라는 절규와 같습니다. 시내에서 자전거를 타고 달비골 쪽으로 방향을 돌리면 바람이 틀리다는 걸 확연히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이곳의 바람은 확연히 다릅니다. 잠자리에 들기 전 멀리서 들려오는 들짐승의 소리 가운데 고라니가 우는 소리도 들립니다. 텃.. 더보기
앞산 달비골에 폭우가 쏟아진 날 새벽에. 낮에는 날씨가 개었다 흐렸다 장마철 특유의 변덕을 부리더니 밤이 되자 비가 제법 쏟아졌습니다. 그냥 비 오는 게 아니라 얼마나 퍼부어대는지 농성장 천막에 폭격을 하는 것 같더군요. 비가 적당히 오면 자연의 흥취를 느끼면서 잘 수 있지만 너무 많이 오니 시끄러워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거기에다 불어대는 바람은 천막을 송두리째 뒤 흔들어 대어 ‘이러다 날아가는 건 아닌가’ 하는 걱정도 듭니다. 잠을 설치다 새벽에 깜박 잠이 들었습니다. 비가 그친 새벽 평안동산 쪽으로 올라가려는데 평소 다니던 길이 배수로로 변해 물이 콸콸 흘러내려 다른 길로 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마구잡이 삽질을 해댄 공사 현장 절개면에 엉성하게 배수로를 파 놓아 산에서 쏟아지는 물이 넘쳐 임시 배수로가 터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이 정..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