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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

앞산 달비골의 골바람 센 토요일에 보내는 편지. 인터넷이 어제 오늘 이틀 동안 안 되니 마치 어딘가에 고립되어 있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누구와 소통할 길이 완전히 막혀 버렸습니다. 거기에다 아침은 10시가 되어서야 올라오니 오전 시간은 다 날아가 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어쩔 방법이 없는 처지라 그냥 속만 끓이고 말았지만 내가 봐도 말투에 짜증이 묻어나옵니다. 컴퓨터를 설치한 후배에게 어제 아침부터 연락을 했건만 감감무소식이니 거래 고객에 대한 기본을 지키지 않는 것 같아 더 화도 나네요. 정 늦을 것 같으면 다른 사람에게 연락해서라 처리 해 주어야 하는데 그러지 않고 이틀 꼬박 마음고생을 시키는지 모르겠습니다. 고객은 값이 싼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양질의 서비스를 받고 싶어 한다는 걸 잊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언제쯤 온다는 것만 명확히 알려.. 더보기
앞산 달비골에 바람 부는 금요일의 편지. 어제는 조용한 하루였습니다. 날씨도 따뜻하고 바람도 불지 않아 천막 밖으로 나가 운동하기도 좋고요. 농성장 지킴이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아 걱정인데 어제는 민주노동당에서 하루를 책임져 주니 고마운 일이지요. 연초인데다 새해 살림살이 걱정 때문에 각 단체마다 바쁘겠지만 조금씩 신경만 쓰면 충분히 돌아갈 수 있는 일을 마치 ‘고뇌에 찬 결단’을 해야만 되는 것으로 아는지 모르겠습니다. 방학이니 아이들과 바람도 쏘일 겸 겨울 숲 나들이 삼아 오면 되는 일인데 그게 그리 쉬운 게 아닌 모양인가 봅니다. 앞산터널 공사 문제는 ‘대구판 경부운하’로 잘 알면서도 막상 몸은 못 움직이니 이러다 경부운하를 막을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몇 일 고민을 하다 새해 초에 써 놓은 글을 당 자유게시판에 올렸습니다. ‘엄동설한에 나.. 더보기
앞산 달비골의 새 소리로 하루를 시작하면서 몇 일 날씨가 따뜻하고 바람이 불지 않아 운동하러 천막 밖으로 나가는 횟수가 잦습니다. 좁은 공간에 앉은뱅이 의자에 앉아 있으면 이리저리 불편한 데가 많지요. 어제는 녹색소비자연대에서 낮 당번이라 같은 당원인 정미나 씨가 왔습니다. 낯 익은 얼굴을 보면 편해 이런저런 부탁을 하기 좋은 게 사람의 마음인 것 같습니다. 나무 위로 올라왔을 때 안면 있는 사람들이 많이 왔으면 귀찮은 일 마음 놓고 시켰을 텐 데라는 엉뚱한 생각도 해 봅니다. 격려차 방문 왔다가 ‘필요한 것 없느냐’는 말 한 마디 잘못 꺼내는 바람에 여러 가지 청탁을 해도 아무 말 하지 않고, 미루는 법 없이 바로 챙겨다 준 고마운 동지들이 많이 있습니다. 대신 잘 싸우라는 격려의 뜻이기도 하겠지요. 오래도록 같이 지내왔기에 서로에 대한 이해와.. 더보기
앞산 달비골에서 매주 일요일 벌어지는 대형 사고는? 매주 일요일 오후 2시 대구 앞산 달비골 입구에선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궁금하시죠? 대구의 유명한 산 앞산 달비골 입구는 엄청난 상수리나무군락을 이루고 있습니다. 빽빽이 들어찬 상수리나무는 수령이 수백 년 부터 수십 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크기러 올망졸망 사이좋게 들어차 있습니다. 이들은 한 식구라도 되는 것 처럼 그 모습이 참 특이하답니다. 마치 한 부족이라도 되는 양 다른 수종들은 감히 근접하지 못한 채 그들만이 이 공간을 차지하고 있지요. 이렇게 많은 상수리나무들이 군락을 이루어 이렇게 넓게 분포하는 곳이 또 있을까 싶습니다. 물론 상수리나무는 그 안에서 또 종류가 여러 가지로 나누어집니다. 굴참나무, 졸참나무, 신갈나무, 떡갈나무 등으로 그 종류가 다양하기 그지없습니다. 그래서 가을에 열리는 이들.. 더보기
앞산시립기도원의 새해 첫 일요일 소식 어제도 반가운 얼굴들이 달비골 천막을 찾아왔습니다. 지역에서 시민운동을 하다 ‘장기적인 전망을 가지라’는 주위의 권고로 늦게 신학을 공부한 반짝이는 기획력이 뛰어난 박종하 씨가 격려차 방문을 왔습니다. 신부전증으로 고생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대접받는 세상’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살아가는 의지의 사람이지요. 신학을 공부했으니 그래도 ‘한국교회를 그냥 둘 수 없다’며 교회 내 젊은이들이 기복적인 신앙과 이기적인 것을 버리고 이웃에 눈을 뜨도록 노력하다 ‘기성교회가 자정 능력이 없다’는 고민 끝에 미련을 버리고 나온 참 신앙인입니다. 일주일에 세 번이나 혈액투석을 하러 병원에 가야 하니 3일은 움직이지 못하는 그런 몸으로 ‘불가능을 꿈꾼다’는 것은 보통 의지가 아니고는 어려운 일이라 믿습.. 더보기
앞산 달비골의 새해 첫 토요일 새벽, 상수리나무 위에서 보내는 편지 혹시나 싶어 기다린 보람이 있어 어제 새벽 1시 조금 넘어 블로그 조회 수가 60만을 넘었습니다. ‘형님, 블로그를 해야 합니다’라는 후배의 꼬임에(?) 넘어가 만든 지 2년이 조금 넘었군요. 30대들이 주로 이용하는 네이버는 촛불 정국을 지나면서 50만을 넘어 64만이 넘었고, 다음 역시 광우병 문제로 달아오르면서 조회 수가 급증 했으니 이명박과 포졸대장 어청수에게 감사장이라도 전해줘야 할 것 같아 씁쓸하기 그지없습니다. 최근에는 제가 앞산 지키기에 함께 하면서 올린 글의 조회 수가 늘어났습니다. ▲ 앞산의 봉우리 중 하나인 파동 용두골 방향의 산성산 정상에서 바라본 새해 해맞이 광경. 평소 제 글이 너무 딱딱해 ‘논설문 같다’는 친구들의 지적을 많이 받았는데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한결 나아졌다’는 평.. 더보기
앞산달비골 상수리나무 위, 새해 첫날의 소식 어제는 ‘앞산 지키기’에 힘을 실어주러 부천에서 자전거로 오신 분이 농성장을 찾아왔습니다. 부산까지 가는 길에 ‘앞산터널 저지 싸움’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오셨다고 하니 반가운 일이지요. 중1인 친구 아들과 같이 자전거 여행 중인데, 젊은 사람도 잘 하지 않는 자전거로 먼 거리를 온다는 게 대단하지요. 그렇지만 요즘 같이 ‘점수 따기’ 말고는 안 시키는 세월에 중학생을 저렇게 단련시키는 부모가 있으니 자식 교육 제대로 시킨다는 생각에 샘나도록 부럽더군요. 아무리 부모가 하라고 한들 ‘내가 못 하겠다’고 하면 못하는데, 아버지 친구를 따라 자전거로 이 겨울에 눈보라 맞아가며 먼 길을 달리는 그 아이도 참 기특하더군요. 부모가 본을 보이는 가정교육의 바탕이 되어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 믿습니다. ▲ 2880년.. 더보기
앞산에서 보내는 2008년 마지막 날의 편지 어제는 종일 바람이 불어 밖으로 나가기 싫어 별로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단단히 준비하고 올라왔다 해도 체감 온도가 확 떨어지는 겨울철 골바람 앞에는 재주가 없지요. 다행히 몸은 이상이 없으니 ‘나무 위 농성’의 틀이 자리 잡히기 시작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인근 아파트의 주민인 손태익 꼭지가 본부천막 주변 정리와 함께 떨어진 펼침막을 새로 다는 등 바삐 움직이고 있습니다. 아마 이 양반이 없었더라면 ‘나무 위 농성’은 마음만 먹었을 뿐 실행에 옮기지 못했을지 모릅니다. ▲ 달비골 ‘상수리나무 위 농성장’은 18미터가 조금 넘는 곳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준비를 하느라 피로가 누적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몸을 아끼지 않는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할 수 있는 한두 가지만 하는 저와는 .. 더보기
앞산꼭지들과 함께 하는 문화탐방 사진 고산골 입구 맛 집으로 소문난 ‘장가네순두부’ 집 앞에서 문화탐방 출발 전 기념 촬영을 하고 있습니다. 산길을 오르내려야 하는데 복장이 불량한(?) 학생들이 더러 보이는군요. 앞산꼭지들과 함께 하는 문화탐방에 초등학교 교사들이 동행을 했습니다. 앞산꼭지이자 ‘환경과 생명을 생각하는 교사모임’의 하외숙 꼭지가 주선을 했습니다. ‘문화탐방’이라고 가볍게 생각하고 평상복으로 온 분들이 더러 보입니다. 동네 뒷산에 올라도 등산화를 반드시 신어야 미끄러지는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데 아마 산행 경험이 없는 듯 합니다. 고산골로 해서 용두토성을 올라가는데 등산화 안 신고는 여간 힘든 코스가 아닌데 고생이 많아 보이군요. ^^ 공룡 발자국을 비롯해 유적이 곳곳에 늘려 있습니다. 토성이 있었으니 사람들이 살았을 것이고,.. 더보기
앞산 ‘상수리나무 위’에서 보낸 마지막 화요일의 편지. “행복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이 남에게 행복을 나누어 줄수 없고, 자유를 누려보지 않은 사람이 더 큰 자유를 다른 사람들에게 허락할 수 없다. 하물며 몸과 마음이 건강하지 못한 집단이 더 건강한 세상을 만들겠다는 주장을 세상은 얼마나 진실하게 들어줄 수 있을까?” ‘프랑스 남자와 결혼하지 않고 살기’의 주인공인 목수정 씨가 쓴 책에 나오는 글입니다. 흔히 성직자로 부르는 목사ㆍ신부ㆍ승려들 중 얼굴에 고약하기 그지없는 냄새가 그대로 묻어나는 사람들을 봅니다. 특히 50대 이상의 승려들 중에 그런 얼굴이 더 많은데 대부분 예전에 주먹 좀 쓴 사람들이 많죠. 조계사가 있는 서울 종로경찰서의 날고뛰는 정보과 형사들은 “중들은 믿지 않는다” 고 할 정도니 어떤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을 겁니다. 그런 깎두기 얼굴에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