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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

앞산꼭지들의 쉰다섯 번째 일촌계 이번 일촌계는 극단 ‘함께 사는 세상’에서 아이들과 같이 함께 해 주셨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연극교실’을 하는데 용두골에 아이들과 직접 가서 연극의 소재도 찾는 등 늘 우리 앞산꼭지들과 같이 대구의 어머니 산인 앞산을 지키는 일에 같이 하고 있습니다. 지역의 살림살이가 빠듯한 극단에서 미래를 위해 투자한다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해 하는 것이라 믿습니다. 앞산꼭지들 한 사람 한 사람이 다 소중하고 귀하죠. 그런데 갑자기 아기를 엎는 보자기를 뒤집어 쓴 꼭지가 보이네요. 저는 ‘비혼’을 강력히 고수하는 줄 알았는데 ‘국수 먹도록 한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습니다. 그 옆에는 우리들의 든든한 일꾼인 웃는 모습이 아름다운 꼭지 한 분이 특유의 미소를 짓고 있습니다. 토.. 더보기
앞산꼭지들의 이어지는 일촌계 상수리나무 위에 작은 집을 지고 ‘나무 위 농성’을 한지 두 달이 넘었습니다. 그 똑똑하고 머리 잘 돌아가는 인간들은 계산기 두드리기 바빠 다 빠져 나가버렸지만 셈에 어둡고 우직한 사람들이 남아서 지키고 있습니다. 잘은 모르지만 역사는 머리 회전이 빠른 사람들 보다 미련할 정도로 성실하고 우직한 사람들에 의해 변화하고 발전한다는 것만은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남들이 말하는 ‘투쟁의 현장’에 발 담그고 있으면서 직접 보고 몸으로 깨달은 것이라 이것만은 자신 있게 말합니다. 어제는 극단 ‘함께 사는 세상’에서 연극교실을 하는 아이들과 용두골에 앞산꼭지들이 발견한 유적지를 구경하고 같이 일촌계에 참석했습니다. 그냥 당장의 흥행에만 몰입하지 않고 미래를 위해 ‘연극교실’을 하는 것은 살림살이 빠듯한 지역의 극단.. 더보기
앞산 달비골을 벗어나 주말 외박을 다녀와서 어제는 토요일이라 전교조에서 ‘나무 위 농성’ 당번을 맡는 날이라 아침 먹자마자 청소에다 이부자리 일광 소독을 하는 등 부산을 떨었습니다. 처음 올라오는 사람에게 지저분하게 해 두고 갈 수는 없어 정리를 하고 덕분에 대청소도 하는 셈이죠. 2군데 진료 예약과 동영상 개인지도를 받으러 가기로 해 시간이 되도록 기다렸더니 ‘좀 늦는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제 기준의) 좀 늦는다는 것은 2~30분이려니 생각하고 기다렸으나 2시간이 지나버렸습니다. 어쩔 수 없이 약속을 취소시키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미리 연락을 줘 몇 시간이라도 지킬 사람을 찾아 놓았으면 좋겠는데 그러지 못해 조금 아쉽더군요. 모든 일정을 접고 한나라당으로부터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한 사건에 필요한 자료를 출력하러 갔습니다. 급한 약은 주치의사.. 더보기
‘앞산터널 꼭 막아라’는 친구의 반가운 쪽지 “어릴 적 놀던 우리들의 옛 추억이 깃든 곳이다. 막아라! 막아! 친구가 자랑스럽다. 꼭 이길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 컴퓨터를 켜고 접속해 보니 몇 일 전 통화한 몇 년째 산재 사고로 투병 중인 친구가 보내온 쪽지입니다. 아직도 재활 치료 중이라 몸도 성하지 않아 겨우 독수리 타법으로 친 벗의 정성이 깃든 것이라 더 반갑고 고맙기 그지없더군요. 제가 상수리나무 위에서 보낸 지 45일째 인데 지금까지 받은 누리편지나 쪽지 중 가장 반가운 소식입니다. ‘장애를 갖고 살아갈지 모른다’는 의사의 말에 불안해하며 걱정으로 하루하루를 보낼 때 “재활치료를 꾸준히 하면 장애를 최대한 줄일 수 있다”면서 “교통사고로 3년을 병상에서 보내 걷는 걸 잊어버린 사람이 3개월 만에 일어서서 혼자 걷는 걸 내 눈으로 직접 봤.. 더보기
세찬 비바람이 부는 앞산 달비골에서 전하는 봄소식 어제 오후부터 바람이 제법 불기 시작하더니 점점 세게 부네요. 비 온다는 소식을 듣기 했지만 비바람이 불면 상수리나무 위에서는 꼼짝없이 ‘방콕’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밤이 되니 바람이 더 세게 불더니 ‘나무 위 작은 성’이 송두리째 흔들려 앉아서 책을 볼 수가 없어 밖으로 나갔습니다. 겨울바람이 아닌 봄바람임을 확연히 느낄 수 있어 봄기운이 완연한 것 같습니다. 비가 그치면 조금 추워진다는 게 어느 정도의 꽃샘추위가 닥칠지 모르겠습니다. 달리할 수 있는 게 없어 일찍 잠자리에 들었는데 새벽 세찬 바람 소리에 뭔가 날아간 것 같아 놀라 열어 보았더니 다행히 천막을 덮고 있는 방수천은 견고히 자리 잡고 있더군요. 혹시 어떻게 될지 몰라 고정시켜 놓은 모서리를 점검하고 확인했습니다. 바람이 더 세게 불어 천.. 더보기
앞산 달비골의 봄소식을 투병 중인 친구에게 전하면서 오랜만에 산재 사고로 오래도록 투병 중인 친구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4년 전 직장에서 근무 중 갑자기 쓰러져 응급실로 실려가 뇌혈관 수술을 받았습니다. 흔히 말하는 중풍이 온 거죠. 평소 운동도 많이 하고 몸 관리를 잘 한 친구인데 집중된 스트레스로 인해 견디지 못한 몸의 가장 약한 부위인 뇌혈관이 터져버린 거죠. 수술 후 경대병원으로 병문안 갔을 때 말이 영 어눌해 ‘저러다 평생 장애를 안고 사는 것은 아닌가’하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다행히 수술이 잘 되어 “더 이상 할 게 없으니 작은 병원으로 옮겨서 재활 치료하라”는 주치의사의 말에 따라 양한방 협진 진료를 하는 병원으로 옮겼다는 소식을 들었으나, 전문적인 재활의학과 의사가 없어 ‘재활전문 병원’으로 옮기라고 권유했습니다. 그러면서 “아무리 재활프.. 더보기
앞산시립기도원에서 고집불통의 시동생이 형수에게 사랑하는 형수님에게 그 동안 잘 지내시고 요즘 건강은 좀 어떠신지 모르겠네요? 그렇게 기승을 부리던 겨울도 지나고 정월 대보름도 지났네요. 다음 주면 겨우내 얼어붙었던 대동강 물도 녹는다는 우수라 아무리 꽃샘추위가 오는 봄을 시샘한다 할지라도 밀려나지 않을 재간이 없을 것 같군요. 대구의 어머니산인 앞산을 뒤덮고 있는 어둠과 겨울 세력 역시 달비골의 봄소식에 도망가지 않고는 배길 재간이 없건만 발악을 하고 있어 여러 사람들의 애을 태우고 있답니다. 이번 설에도 못 뵈었지만 ‘집안 재산 도둑질한 인간들과는 상종 못한다.’는 시동생의 똥고집 때문에 명절에 얼굴 못 본지 오래되었지요? 스물여섯 새댁이 어느 덧 오십대 중반이 되었으니 세월 빠르다는 말을 하지 않을 수 없군요. 이제 형수가 우리 집과 인연을 맺은.. 더보기
앞산 달비골 상수리나무 위에서 빨래하게 된 사연 무슨 청승맞게 ‘나무 위 농성’을 하면서 빨래를 하느냐고 의문을 가질 분들이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지난 주 빨래를 잔뜩 안겨 주었더니 대명동 ‘쥬니어클럽’에서 아주 정갈하게 해 주어 잘 입고 있으면서 말이죠. 추운데 ‘영감 고생하지 말고 입고 투쟁 잘 하라’고 주치의사인 후배가 챙겨준 기능성 등산복에 국물을 쏟은 데다 반찬까지 묻히는 식사 ‘대형사고’를 치고 말았습니다. 밥 먹다가 흘릴 수도 있고 국을 쏟을 수도 있지만 상수리나무 위에서 저지른 일이라 난감하기 그지없더군요. 다행히도 바닥에 깔아 놓은 이부자리에 흘리진 않았더군요. 부탁하기도 그래서 물을 올려달라고 해서 중성세제를 풀어 하루 푹 담아 놓았습니다. 묻은 흔적이 있는 곳을 가볍게 문질러 주면서 옷에 묻은 때까지 빨았습니다. 그 알량한 체면 때.. 더보기
앞산터널 취재를 하다 사진에 포착된 KBS기자 ^^ 부쩍 잦아진 새소리를 들으면서 하루를 시작합니다. 출근 길 아스팔트 왕국의 딱정벌레 소리는 여전히 요란해 귀를 따갑게 하며 사람을 괴롭힙니다. 특히 요란스레 서로 경쟁을 해대는 견인차와 소음기를 제거한 소음 폭주족들이 조용히 있으려하는 사람을 열 받게 하죠. 어제 오전 갑자가 ‘쾅’ 하는 소리가 들리면서 뭔가 나가 떨어려 구르는 소리가 들려 나가봤더니 자동차 접촉사고더군요. 뒤에서 박은 차는 범퍼가 떨어져 뒹굴 정도로 파손되었으나 피해 차량인 앞차는 새 차라 그런지 육안으로 봐서 큰 피해는 없어 보였습니다. 보통 사고가 나면 고성이 오가고 난리를 떠는데 피해자가 차분하게 대처하는 걸 보니 그야말로 ‘보통이 넘는 선수’인 것 같습니다. 살짝만 부딪쳐도 ‘내 목이 아픈데’라면서 엄살을 부리는 게 흔히 보는 .. 더보기
앞산에서 느끼는 봄 기운과 몸의 치유력 어제는 정월 대보름이었습니다. 액운을 내 쫓고 한 해의 건강과 풍년을 비는 날이죠. 일요일 있었던 지신밟기의 여운이 달비골 곳곳에 남아 있어 상수리나무 위 ‘작은 성’에 기운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보름이라 정성스레 차려준 찰밥을 먹었는데 오후부터 속이 더부룩하고 소화가 되지 않아 고생을 했습니다. 챙겨온 응급구조함을 뒤졌으나 소화제가 없어 어깨너머로 배운 사혈침으로 몇 군데 피를 뺐습니다. 명색이 응급처치 강사가 자기 몸에 대해 처리를 못하고 있으니 더 갑갑하죠. 평소 같으면 곧 바로 시원해 질 텐데 계속 불편해 ‘이러다 고생하는 건 아닌가’ 하는 쓸데없는 걱정이 앞섭니다. 속이 불편하거나 감기 몸살은 더 이상 음식을 먹지 말고 편히 쉬라는 몸의 자연스러운 반응임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녁을 먹었더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