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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비골

앞산 달비골 어린이날의 불청객 정보과 형사 어린이날 행사 준비가 한창 중인데 달비골에서 수시로 얼굴을 보곤 하던 밥 맛 없는 달서경찰서 정보과 형사가 나타났습니다. 다른 날도 아닌 우리들의 미래인 어린 생명들이 하루 만이라도 즐겁고 신나게 뛰어 놀도록 만든 잔치에, 불청객 중의 불청객인 정보과 형사가 나타났으니 저는 순간 화가 치밀어 오르고 말았습니다. 옆에 아이들도 있고 자원봉사 온 청소년들도 있었지만 자제를 하지 못하고 바로 “오늘 같은 날도 감시 하느냐?”며 고함을 지르고 말았습니다. 정보과 형사의 처지를 전혀 모르지 않기에 어지간하면 그냥 넘어가려 했으나 너무 뻔뻔한 짓이라 저도 모르게 어린 생명들 앞에서 주체하지 못하고 폭발했습니다. 수양이 부족한 탓에 조용히 불러 ‘오늘은 그냥 가라’고 해도 되는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상황을 몰라 당황.. 더보기
‘지금은 남의 땅’ 빼앗긴 앞산을 지키는 사람들. ‘지금의 남의 땅’ 건설자본에게 빼앗긴 앞산의 숲 ‘지금은 남의 땅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라는 시는 민족시인 이상화 선생이 남긴 유명한 작품이다. 1980년 전두환 신군부가 계엄령을 선포해 전 대학에 군인들이 주둔하던 시절 이 시는 불온한 것이라 ‘지금은 남의 땅 빼앗긴 교정에도 봄은 오는가’라며 숨 졸이며 막걸리 마시다 울분을 터뜨리던 기억이 난다. 대구 성 안의 부잣집 아들로 태어나 일본 유학까지 갔다 와 수성들 신천변에 있는 교남학교(대륜중고)에서 교편을 잡던 그는 수성들을 지겹도록 밟아야 할 정도로 땅 많은 대지주의 아들이었다. ‘마돈나 나의 침실로’라는 그의 초기 작품에서 보듯, 식민지 땅의 먹물들 처럼 허구한 날 기생집 들락거리다 만주에서 무장투쟁을 하던 큰 형님을 만나고 와서 이 시를 .. 더보기
건설자본의 탐욕이 파괴하는 앞산의 계곡 아침 일찍 일어나 오랜만에 달비골을 산책하고 오려는데 대형 덤프트럭이 흙을 붓는 모습이 눈에 뜨였다. 터널 공사 굴착은 커녕 아직 시작도 안 되었는데 무슨 일인가 싶어 놀란 가슴을 달래며 가까이 다가갔다. 파헤친 숲의 흙이 장마철에 밀려 내려올 것에 대비한 배수로 작업을 위한 토공작업 중이었다.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자연스레 다듬어진 달비골 계곡의 보기 좋은 크고 작은 바위조차 건설자본의 눈에는 그저 거추장스러운 ‘제거 대상’일 뿐 그 어느 것도 아니다. 장마에 폭우가 쏟아져도 도랑에 물만 잘 빠지면 되지 자연이 그냥 다듬어 인간에게 안겨준 흔적은 쓸모없는 것이 되고 말았다. 이렇게 달비골 계곡의 아름다운 바위조차 묻어 버리고 마는 것을 보고 있자니 또 속이 상한다. 나도 자연을 파괴하고 콘크리트 구조물.. 더보기
앞산을 지키던 어느 날 밤과 아침 어제 당번이라 농성장을 지켰습니다. 전혀 반갑지도 않은 정보과 형사가 나타나 특유의 능글능글한 말투로 헛소리 하는데 구역질이 나서 참느라 혼났습니다. 아직도 정보과 형사의 요시찰 대상인 걸 보니 앞산꼭지들이 대단한 모양입니다. 별로 알고 싶지도 않아 인사를 하지만 퉁명스럽게 쏘아 버리고 말았습니다. 몇 마디 해 봐야 소설(보고서) 쓰는데 이용될 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알기 때문에 지금처럼 직접 부딪칠 경우 거리를 두는 게 좋다는 게 지금까지의 경험입니다. 낮에는 초여름 날씨라 어떤 옷을 입어야 할지 고민을 했는데 밤이 되자 골 들머리 특유의 찬바람이 불어 닥치더군요. 추위에 떨지 않으려니 어쩔 수 없이 온풍기를 돌렸습니다. 전자파가 몸에 좋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사용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니 .. 더보기
앞산을 지키려던 한 겨울의 몸부림을 떠 올리며 겨우내 앞산을 지키기 위해 달비골 초입의 상수리나무 위에서 보냈습니다. ‘나무 위 농성’을 한 게 85일이었습니다. 골 안 쪽 보다 들머리가 바람이 많이 불어 체감 온도가 더 떨어져 지내기 힘들죠. 인근 장미아파트 7층 높이와 비슷하니 약 18미터 정도가 되니 바람이 여간 부는 게 아니더군요. 나무 위 농성을 ‘내가 하겠다’고 뱉어 놓고는 약속 날짜가 하루하루 다가오자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적응 훈련을 하다 감기 몸살로 고생을 하고, 추운데 자고나니 근육이 긴장되어 허리를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게 되었으니 ‘이러다 약속 못 지키는 것 아닌가’ 하는 고민이 앞서더군요. 가장 싫어하는 게 약속 안 지키는 것인데 내가 못 지킨다면 사람들 얼굴을 볼 수가 없어 이만저만 머리가 복잡하지 않았습.. 더보기
앞산의 봄을 시샘하는 달비골의 꽃샘추위 달비골 상수리나무를 내려가면서 북풍한설 몰아치던 엄동설한을 보내고 달빛고운 마을 달비골 상수리나무에도 봄은 찾아왔습니다. 잘려나간 나무들의 상처 마냥 꽃샘추위가 몰아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수리나무 위 우리들의 작은 성인 ‘나무 위 농성’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봄이 벌써 왔음에도 불구하고 시샘하는 꽃샘추위는 우리를 잠시 움츠리게 합니다. 그러나 정작 추운 건 우리 몸이 아니라 마음입니다. 새 봄이 이미 왔기에 새 생명을 틔울 준비에 바쁜 나무처럼 희망이라도 있다면 이깟 추위쯤이야 너끈히 견뎌낼 자신이 있습니다. ‘봄은 왔으나 봄 같지 않다’는 말이 딱 맞는 시점에 제가 상수리나무 위를 내려오려니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아마 앞산을 아끼는 많은 분들과 앞산꼭지들의 마음 또한 같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더보기
남문사로 올라 본 앞산의 봄소식 절 집이 아름다운 앞산 남문사를 통해 등산을 하면서 찍은 사진입니다. 봄소식이 하루하루 다르게 우리 앞에 다가오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앞산은 대구의 상징이자 많은 시민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합니다. 대구시민의 자연공원이자 대구의 허파요 심중부인 앞산에 무려 4.5킬러미터나 넘는 터널을 내겠다는 대구시의 발상에 웃음조차 나오지 않습니다. 그것도 도심 가까이 있는 산에 이런 몰상식한 짓을 하는 대구시의 발상에 놀라울 따름입니다. 자연은 있는 그대로 두는 게 좋다는 것은 상식이건만 상식을 과감히 무너뜨리는 전국 꼴찌의 행정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산을 좋아하는 멋진 분이 찍은 사진을 담아왔습니다. 더보기
앞산 상수리나무 위에서 사랑하는 조카에게 사랑하는 조카 태현아 잘 지내니? 아무리 꽃샘추위가 발악을 해도 곳곳에 다가온 봄소식 앞에 밀려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자연의 순리’가 무엇인가를 다시금 깨닫는구나. 자주 얼굴 보지는 못해도 명절에는 보곤 했는데 큰 애비가 너희들 못 본지 제법 되었네. 마냥 어리게만 생각하고 있었던 네가 벌써 고등학교에 입학을 했는데 작은 선물이라도 해야 하는데 사정이 있어 그러지 못해 미안하다. 언젠가는 알게 되겠지만 난 지금 필요로 하는 곳이 있어 작년 말부터 그곳에 지내고 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자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 이상 아름답고 귀한 일은 없다고 생각해.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부름에 응답하는 것은 전적으로 자신의 몫이지만 그것은 더 아름답고 귀한 일이고. 난 흔히 말하는 농성을 하고 있어. 나.. 더보기
경찰의 보호 하에 파괴된 앞산 달비골 오늘 새벽부터 달비골에는 전경 1개 중대 병력이 깔렸습니다. 벌목 저지에 아주머니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자 여경들도 투입시켰습니다. 경찰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는 나라에 살고 있다는 게 한심하기만 합니다. 경찰의 보호 하에 태영건설은 마구잡이로 벌목을 해대었습니다. 수 십년 동안 자란 아름드리나무들이 잘려 나가고 숲은 파괴되었습니다. 약수터에 물 받으러 온 사람조차 ‘개발이 필요하다’고 하더군요. 그 개발을 하면 달비골의 약수터는 영원히 사라지고 마는데도 말이죠. 지난 수 십년 동안 우리 사회는 개발논리에 세뇌되어 왔습니다. 그 개발을 하는 동안 민중들의 삶의 질은 자꾸만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개발하지 않으면 망하는 줄 압니다. 제도적으로 분배를 하지 않으면 지속가능한 사회가 불가능함에.. 더보기
앞산 달비골 파괴에 여경병력 대거투입 오늘 새벽 대구 상인동 달비골에 느닷없이 전경 1개 중대 병력이 넘게 투입되었습니다. 곳곳에 깔린 게 사복 경찰들이라 이들을 포함하면 2개 중대 병력은 넘어 보이고, 관할인 달서경찰서장도 현장에 직접 나왔습니다. 용역깡패들로 인해 말썽이 생기고 여론이 악화되자 드디어 여경까지 동원해 태영건설의 벌목 작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태영건설의 마구잡이 벌목을 보호하기 위해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경찰이 투입되어 건설자본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서울 용산참사와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평소 신고를 해도 출동조차 제대로 하지 않던 경찰이 태영건설 보호를 위해 새벽부터 전경도 아닌 직업 경찰관인 여경 병력을 투입시켰습니다. 벌목 저지에 동네 아주머니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자 여경 2개 소대 병력을 넘게 풀어 이동의 자유마저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