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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함께하는 것은 소중한 치유 천하태평이던 나에게도 정신병이 찾아왔다. 10년 전 3월 코가 불편해 주치의사인 후배를 자주 찾아갔더니 “형님, 의사인 제가 보니 별 문제가 없는데 불편한 걸 호소하는 걸 보니 정신과를 한 번 찾아가 보시는 게 어떻겠습니까?”라며 동기 의사를 소개해 주었다. 여러 가지 검사를 한 의사는 ‘우울증 때문에 불면증이 온 것 같다. 경과를 좀 지켜보자.’며 말을 조심했다. 서너 번 가자 그제야 “외상 후 장애, 공황장애, 우울증이 겹쳐 불면증이 온 것 같다.”며 “짧으면 6개월, 길면 1년 정도 갈 수 있다.”면서 ‘검사 결과는 스트레스 수치가 엄청나게 높은데 얼굴은 밝다’며 의아해 했다. 밤마다 악몽에 시달리니 잠을 자는 게 정말 고통스러웠다. ‘겹친 각종 사고와 개인사가 누적된 것 같다’는 게 주치의사의 소.. 더보기
친척 대공과 형사의 제안 서른 초반 개인적인 사정으로 활동을 접고 생업에 종사할 시기였다. 어쩌다 보니 실내건축으로 눈을 돌렸다. 돈을 받기가 힘들어서 그렇지 술집 공사가 수입이 짭짤해 괜찮다. 나이트클럽 같은 공사 한 건 하면 허리 좌~~악 펴던 어두운 시절이었다. 밑천이 짧은데다 자금 회수가 안 돼 머리를 늘 싸매고 있었다. 당시 지금은 없어진 대공과에 근무하던 고종 자형이 어느 노동단체를 맡고 있으면서 내가 아는 사람들 이름을 대면서 ‘그 놈들 정보가 필요한데 아는 거 없느냐’기에 ‘난 먹고 사느라 정신이 없어 안 본지 좀 된다’고 하자 ‘내가 성서에서 공장하는 사장들을 좀 아는데....’라며 미끼를 던지는 게 아닌가. ‘자형, 모를 뿐만 아니라 알고 있다고 해도 내 입으로는 말 못한다’며 잘랐다. 솔직히 말해 2~3초 사.. 더보기
박 형, 신세 좀 집시다. ‘박 형, 잘 지내셨습니까? 신세 좀 집시다.’ ‘윤 상무님, 갑자기 무슨 말씀입니까?’ ‘현장에 자리 하나 만들어 주소. 자세한 이야기는 만나서 하고.’ 노가다로 밥벌이 할 때 만난 인연이다. 그에게는 난 아직도 상무다. 사장의 먼 친척 동생인데도 사촌 동생으로 알고 있다. 자기보다 두 살 많다고 ‘하대하라’고 여러 번 말했지만 업무상 만난 사람에게 그렇게 하지 않는 결벽증 때문인지 그렇게 하지 않았다. 현장에서는 ‘박 소장, 사석에서는 박 형’으로 불렀다. 우리 집 옆에 살아 자주 그의 차를 타고 현장에 가곤 했다. 신세 졌다고 기름 값 챙겨 주면 극구 사양하다 ‘영수증 처리 한다’는 소리를 들어야만 받았던 노가다 판에서는 보기 드문 사람으로 기억에 남아 있다. 어쩌다 노가다판에 들어와 늦게 공부해 .. 더보기
고마운 동지들에게 정리를 하다 병상 일기를 발견했습니다. 급성 간염으로 경북대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쓴 것인데 허물투성이 인간을 도와준 동지들 얼굴이 떠오릅니다. 당시 황달 수치가 급격히 올라가 간 이식을 해야 될지 모를 상태까지 갔는데 운 좋게 빨리 회복이 되었습니다. 밥벌이를 핑계로 제대로 한 것도 없는데 이런 귀한 사랑을 받아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동지들의 빚을 갚는 건 좌파 정당의 활동가로서 원칙을 지키는 싸움에 계산기 두드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것이라 믿습니다. 형편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정성을 보내주신 동지, 대구까지 병문안도 오고 봉투까지 주고 가신 변동승 동지의 얼굴이 지금도 선합니다. 교회개혁 운동을 하다 알게 된 강원도 태백의 조윤성 님은 페이스북을 통해 제 소식을 듣고 ‘고기 값이라도 보낸다’.. 더보기
퇴원 인사드립니다. 동지들 덕분에 치료 잘 하고 퇴원했습니다. 4주 전 폭염에 입원을 했는데 퇴원하고 나니 가을이 성큼 다가와 있군요. 이처럼 자연의 순리는 어느 누구도 거역할 수 없음에 분명한 것 같습니다. 부족한 저를 걱정해 주시고, ‘빨리 건강회복하라’며 격려해 주신 분들에게 이 자리를 통해 다시 한 번 고맙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30 가까이 올라 잘 떨어지지 않고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애를 먹이던 ‘황달 수치가 4 이하로 내려가 더 이상 입원할 필요가 없다’는 2차 진료기관주치의사의 권유에 따라 퇴원해 공기 맑은 곳에서 쉬면서 몸을 추스를 생각입니다. 이인호 동지가 수술 후 요양하던 문경의 경치 좋은 집은 선점한 하신 분이 있어 가장 먼저 탈락되었음을 알려 드립니다. ^^ 경북 김천에 아는 분이 빈집을 사용하라고 하셔.. 더보기
국립사범대 졸업한 두 후배 삼성에 들어간 후배 국립사범대를 졸업한 고등학교 동아리 후배가 있다. 둘 다 관악골에서 공부했는데 6년~7년 후배다. 6년 후배는 화학교육과를 다녔다. 자취방에는 늘 비표를 해 놓을 정도로 조직 활동을 치열하게 했다. 책꽂이에 있는 2천 여권 정도 되는 책은 장식용이 아니라 전부 손때가 묻어 읽은 흔적이 역력했다. ‘무식하다’는 소리는 듣지 말아야 한다는 자극을 준 내게는 정말 고마운 동지이기도 하다. 대학 4학년이 ‘운동권 사투리 쓰면 안 된다’고 할 정도였으니 내공이 대단했다. 전두환 정권이 과외금지령을 내렸을 때라 눈감고 비밀과외를 하면 편하게 공부를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습에 지장있다’며 피할 정도로 철저했다. 어쩌다 보니 대학원에 가게 되었다. 대학원 가서도 경제학과, 사회학과 원생들과 .. 더보기
사교육으로 살아가는 질녀의 고민 유난히 우리 형제를 잘 따른 질녀가 있습니다. 갓난 아이 때 남들이 안으면 울던 애가 제 품에만 오면 거짓말 같이 조용해 작은 고모님은 ‘그 놈 지 아재비는 알아 보네’라는 말씀을 하시곤 했습니다. 집안 잔치가 있을 때면 저 멀리서 ‘삼촌’ 하면서 달려오던 녀석이 이젠 30대 여성이 되어 저를 할배 대열에 올려 주고 말았습니다. 먹고 살기 힘들어 과외로 책값과 용돈을 벌어 대학을 다녔는데 큰 힘들이지 않고 돈벌이 하던 재미를 붙인 탓인지 다른 걸 할 기회를 놓쳤는지 모르나 지금도 사교육 시장에서 뛰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잊지 않고 헌금하는 심정으로 곳곳에 후원을 하고 있어 ‘안 변해 다행’이라며 농을 던지면 그냥 씩 웃곤 합니다. 그런 질녀가 자신의 앞날과 관련해 ‘고민이 있다’며 연락이 왔더군요. ‘지.. 더보기
임성열 동지가 구속되었습니다. 사진 속의 남자 임성열이 토요일 구속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토요일(6일)에 영장을 집행한 검찰과 경찰이 정말 치사합니다. 늘 웃음을 잃지 않는 그 적당히 하는 법이 없습니다. 지역 본부장을 하면 대충 하면서 생색을 내기도 하는데 그는 그렇지 않아 많은 사람이 걱정했는데..... 시립노인병원 문제 싸움에 적극적으로 나선 임성열이 대구시로서는 보기 싫을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니 기선을 제압하려 찌른 것이죠. 임성열 동지 구속의 배후는 김범일 대구시장임에 분명합니다. 임성열 동지는 민주노동당 시절 달서구위원회에서 만나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수입도 그리 많지 않은 평범한 직장인이 먼저 술값 내려고 해 말린 경우가 한 두 번이 아닙니다. 술 마시다 보면 사람이 안 보이면 먼저 가서 미안하다며 계.. 더보기
21살 아들의 초등학교 시절 기억 올해 21살인 아들이 초등학교 1학년 무렵의 일입니다. ‘아버지, 누구는 너무 지저분해서 친구들이 모두 놀려요’라기에 ‘그럼 너도 그 친구를 같이 놀리느냐?’고 물었더니 녀석이 미안한 표정을 하더군요. “다른 사람들이 다 놀려도 넌 그렇게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엄마가 일 하러 다니느라 늦게 와 제대로 못 씻겨 줘서 그런 거 아니니? 앞으로는 집에 데려 와서 씻으라고 하고 같이 목욕도 가라”며 용돈을 줬더니 얼굴이 확 밝아지더군요. 1주 일 후 ‘아버지, 그 친구 집에 데려와서 씻기고요. 아버지가 준 돈으로 목욕도 같이 갔어요’라기에 ‘역시 우리 아들은 멋진 의리의 사나이’라며 크게 칭찬을 해 줬습니다. 어린 아이지만 명색이 사내랍시고 ‘의리의 싸나이’라 불러주니 기분이 우쭐했던 거죠. 깔끔을 뜨는 어미.. 더보기
꾸지람보다 칭찬으로 이끈 아버지 처남의 결혼문제를 해결한 자형 둘째 외숙부와 작은 아버지는 힘든 결정을 할 때 마다 아버지를 찾아오셨습니다. 백부님이 일찍 돌아가셔 아버지를 시어른처럼 모신 사촌 형수들도 그랬습니다. 모두 아버지가 ‘그건 안 된다’고 하면 고민하다가도 따르곤 했습니다. 외숙부는 동성동본인 결혼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시절에 그렇게 만나 연애를 했으니 머리를 싸매다 자형인 아버지를 찾아온 거죠. 외가의 족보를 훑어 본 아버지는 ‘촌수가 너무 멀어 남’이라며 장인(외조부)을 찾아가 ‘결혼 시켜도 됩니다’며 설득을 하셨다고 합니다. 결혼 문제를 해결 해 준 자형이 얼마나 고맙겠습니까? 광산이 활성화 된 시절 실제로 석탄을 캐는 업체의 소장으로 오래 근무했으니 보통이 넘는 성격입니다. 당시 ‘광산에는 강아지도 돈 물고 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