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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두골

앞산 달비골의 골바람 센 토요일에 보내는 편지. 인터넷이 어제 오늘 이틀 동안 안 되니 마치 어딘가에 고립되어 있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누구와 소통할 길이 완전히 막혀 버렸습니다. 거기에다 아침은 10시가 되어서야 올라오니 오전 시간은 다 날아가 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어쩔 방법이 없는 처지라 그냥 속만 끓이고 말았지만 내가 봐도 말투에 짜증이 묻어나옵니다. 컴퓨터를 설치한 후배에게 어제 아침부터 연락을 했건만 감감무소식이니 거래 고객에 대한 기본을 지키지 않는 것 같아 더 화도 나네요. 정 늦을 것 같으면 다른 사람에게 연락해서라 처리 해 주어야 하는데 그러지 않고 이틀 꼬박 마음고생을 시키는지 모르겠습니다. 고객은 값이 싼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양질의 서비스를 받고 싶어 한다는 걸 잊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언제쯤 온다는 것만 명확히 알려.. 더보기
앞산 달비골 상수리나무의 겨울나기 달비골은 상수리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습니다. 대도심 인근에 이런 숲이 있는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그만큼 생태 보존이 잘 되어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그야 말로 ‘생태의 보고’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전북 무주의 ‘덕유산국립공원’ 만큼 많은 생물이 서식하고 있다는 연구 보고서도 있습니다. 시민들과 인근 주민들에게 자연생태 공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제 나무에는 앙상하게 마른 잎만 몇 개 달랑 달려 있을 뿐 자기 몸을 최대한 가볍게 해 겨울을 나겠지요. 잎이 많이 달려 있으면 강한 겨울바람에 견디기 어려우니 살아남기 위한 생존 본능에 따라 진화한 것이라고 합니다. 골골이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감탄을 자아내고 있는 곳이 달비골입니다. 불과 몇 분의 편리를 위해 이런 .. 더보기
앞산 달비골에 바람 부는 금요일의 편지. 어제는 조용한 하루였습니다. 날씨도 따뜻하고 바람도 불지 않아 천막 밖으로 나가 운동하기도 좋고요. 농성장 지킴이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아 걱정인데 어제는 민주노동당에서 하루를 책임져 주니 고마운 일이지요. 연초인데다 새해 살림살이 걱정 때문에 각 단체마다 바쁘겠지만 조금씩 신경만 쓰면 충분히 돌아갈 수 있는 일을 마치 ‘고뇌에 찬 결단’을 해야만 되는 것으로 아는지 모르겠습니다. 방학이니 아이들과 바람도 쏘일 겸 겨울 숲 나들이 삼아 오면 되는 일인데 그게 그리 쉬운 게 아닌 모양인가 봅니다. 앞산터널 공사 문제는 ‘대구판 경부운하’로 잘 알면서도 막상 몸은 못 움직이니 이러다 경부운하를 막을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몇 일 고민을 하다 새해 초에 써 놓은 글을 당 자유게시판에 올렸습니다. ‘엄동설한에 나.. 더보기
앞산 달비골의 새 소리로 하루를 시작하면서 몇 일 날씨가 따뜻하고 바람이 불지 않아 운동하러 천막 밖으로 나가는 횟수가 잦습니다. 좁은 공간에 앉은뱅이 의자에 앉아 있으면 이리저리 불편한 데가 많지요. 어제는 녹색소비자연대에서 낮 당번이라 같은 당원인 정미나 씨가 왔습니다. 낯 익은 얼굴을 보면 편해 이런저런 부탁을 하기 좋은 게 사람의 마음인 것 같습니다. 나무 위로 올라왔을 때 안면 있는 사람들이 많이 왔으면 귀찮은 일 마음 놓고 시켰을 텐 데라는 엉뚱한 생각도 해 봅니다. 격려차 방문 왔다가 ‘필요한 것 없느냐’는 말 한 마디 잘못 꺼내는 바람에 여러 가지 청탁을 해도 아무 말 하지 않고, 미루는 법 없이 바로 챙겨다 준 고마운 동지들이 많이 있습니다. 대신 잘 싸우라는 격려의 뜻이기도 하겠지요. 오래도록 같이 지내왔기에 서로에 대한 이해와.. 더보기
앞산 달비골 상수리나무 위로 올라온 아이들 이야기 어제는 날씨가 좀 풀려 전열기를 돌리지 않고도 지낼 만 했습니다. 전기 소모량이 많은 제품이라 전자파 또한 무시할 수 없겠지요. 바닥에는 전기장판에다 종일 켜 놓은 컴퓨터 등으로 인해 온 몸이 강력한 전자파에 노출되어 있는 셈이지요. 울산현대중공업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현대중공업 직원으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으로 복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도무지 말이 통하지 않아 바닷바람이 센 100미터 높이의 소각장 굴뚝 위에 올라가 ‘복직시키라’며 목숨을 건 절규를 하고 있습니다. 현대중공업의 사주인 귀한 집 왕자님 정몽준 의원이 사실을 모를리 없건만 묵묵부답입니다. 재벌 집에서 돈 걱정 없이 자랐으니 없는 사람들의 심정을 알리 만무하죠. 그러니 버스비 ‘70원’이란 말에 교통.. 더보기
앞산 달비골 상수리나무 위에서 1월 6일 전하는 소식 어제는 낮 당번이 오지 않아 걱정하고 있었는데 이상옥 꼭지가 와서 아침을 챙겨 주었습니다. 잠은 늘 일찍 깨지만 추워서 밖에 나가지 않으니 하루의 시작이 늦어만 갑니다. 청소년 수련관 뒷산이 상수리나무 위를 가리고 있어 8시가 넘어야 햇볕도 들어 조금 따뜻해집니다. 이래저래 몸을 움직이지 않을 핑계 거리가 하나 둘 생기기 시작하네요. 이런 걸 경계하지 않으면 한 없이 나태해 지고 말지요. 오후 4시 무렵 한겨레신문 기자가 취재를 왔습니다. 간단히 취재하고 사진 몇 장 찍고 갈 줄 알았는데 상수리나무 위까지 올라와 여러 장면을 찍었습니다. ▲ 달빛이 유난히 고와 ‘달빛고운 고을’이라 부른 달비골 안에 있는 월곡지. 이름 모를 민물고기가 많이 살고 있을 정도로 물이 맑다. 사진부 기자라서 그런지 세심하게 찍.. 더보기
앞산 달비골의 아름다운 겨울 사진 앞산의 골짜기 중에도 계절의 변화가 가장 뚜렷하고 경치가 아름다운 곳이 달비골입니다. 유난히 ‘달빛이 고운 고을’이라고 해 ‘달비골’로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전북무주 ‘덕유산국립공원’ 만큼 많은 이름 모를 생물이 서식하고 있다는 게 생물학자들의 한결같은 견해입니다. 도심에 이런 곳은 전국적으로 드물지 않을 겁니다. 특히 달비골은 입구부터 상수리나무 군락지를 이루고 있어 아이들의 자연학습장으로 이만큼 좋은 게 없지요. 어지간히 생각 있는 광역단체장이라면 더 잘 보존해 많은 시민들의 휴식처로 개발하려고 하지 무려 4.5킬로미터나 파헤치려는 정신 나간 짓은 하지 못할 것입니다. 달비골을 통과해 파동 용두골을 지나 아파트 위로 통과해 범물동 법니산까지 무려 10.5킬로미터로 25리가 넘는 대형콘.. 더보기
앞산 달비골에서 매주 일요일 벌어지는 대형 사고는? 매주 일요일 오후 2시 대구 앞산 달비골 입구에선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궁금하시죠? 대구의 유명한 산 앞산 달비골 입구는 엄청난 상수리나무군락을 이루고 있습니다. 빽빽이 들어찬 상수리나무는 수령이 수백 년 부터 수십 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크기러 올망졸망 사이좋게 들어차 있습니다. 이들은 한 식구라도 되는 것 처럼 그 모습이 참 특이하답니다. 마치 한 부족이라도 되는 양 다른 수종들은 감히 근접하지 못한 채 그들만이 이 공간을 차지하고 있지요. 이렇게 많은 상수리나무들이 군락을 이루어 이렇게 넓게 분포하는 곳이 또 있을까 싶습니다. 물론 상수리나무는 그 안에서 또 종류가 여러 가지로 나누어집니다. 굴참나무, 졸참나무, 신갈나무, 떡갈나무 등으로 그 종류가 다양하기 그지없습니다. 그래서 가을에 열리는 이들.. 더보기
앞산 상수리나무 위에서 겪은 정전사고 달비골 입산 18일째 간 밤의 정전 사고 어제는 새해 첫 일요일이라 등산객들이 많았습니다. 산을 좀 타는 사람들은 멀리가고 가볍게 친구나 가족들과 같이 오는 사람들이 주로 앞산을 찾습니다. 밖에 나가 사람들이 좀 보이면 몇 마디 약을 좀 파는데(?) 대부분 남의 일처럼 여기기 마련이죠. “터널 속에서 나오는 매연은 달비골을 죽음의 골짜기로 만든다.”고 해도 별 반응 없으니 ‘찜 맛없다’는 생각이 들 때가 더러 있지요. 서울 북한산 관통 터널 저지 싸움처럼 등산객들의 10퍼센트만 붙어도 이길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지라 포기할 수는 없지만 갑갑할 때가 많습니다. 다행인지 약발이 먹혀 등산로 입구에 자리 잡은 앞산꼭지들이 사업 차(?) 하는 어묵포장마차 옆에 걸린 ‘공사중지 명령문’을 만들어 놓은 현수막을 쳐.. 더보기
앞산시립기도원의 새해 첫 일요일 소식 어제도 반가운 얼굴들이 달비골 천막을 찾아왔습니다. 지역에서 시민운동을 하다 ‘장기적인 전망을 가지라’는 주위의 권고로 늦게 신학을 공부한 반짝이는 기획력이 뛰어난 박종하 씨가 격려차 방문을 왔습니다. 신부전증으로 고생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대접받는 세상’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살아가는 의지의 사람이지요. 신학을 공부했으니 그래도 ‘한국교회를 그냥 둘 수 없다’며 교회 내 젊은이들이 기복적인 신앙과 이기적인 것을 버리고 이웃에 눈을 뜨도록 노력하다 ‘기성교회가 자정 능력이 없다’는 고민 끝에 미련을 버리고 나온 참 신앙인입니다. 일주일에 세 번이나 혈액투석을 하러 병원에 가야 하니 3일은 움직이지 못하는 그런 몸으로 ‘불가능을 꿈꾼다’는 것은 보통 의지가 아니고는 어려운 일이라 믿습..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