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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

1998년 현대자동차와 2009년 쌍용자동차 한바탕 전쟁을 치른 쌍용자동차 평택 공장은 회사 측이 동원한 구사대와 용역깡패는 일단 철수 했지만 아수라장이 되어 있다. 기상청이 예보한 대로 그 곳에도 추적추적 비는 내리고 있을 것이다. 가동을 멈춘 공장의 지붕과 용역들이 남기고 간 쇠파이프, 그리고 지금도 공장 출입구를 지키고 있는 쌍용차 노동자들 모두 차별 없이 이 비에 젖고 있다. 11년 전 일이니 세월 참 빠르다. 1998년 8월초로 기억한다. 그때 울산 현대자동차는 대한민국 최초 정리해고 단행 여부로 뉴스의 중심에 서 있었다. 노동조합은 그 넓은 공장을 점거한 채 파업을 벌였고, 사측과 정부 역시 조금도 물러서지 않고 여러 가지 압박 전술을 구사했다. 강성 노조가 존재하는 현대차에서 정리해고가 받아들여지면, 다른 사업장에서 노동자를 해고하는 .. 더보기
앞산에서 부모님께 드리는 편지 언제 겨울이 갔는지 모르겠는데 벌써 여름이 되었습니다. 날이 갈수록 극심해져 가는 기상 이변으로 가뭄도 오래가고, 기온도 들쭉날쭉 해 하늘이 노하셨나 하는 걱정을 해 봅니다. 오랜 가뭄 끝에 단비가 내려 농사짓는 사람들에게는 다소나마 위안이 된 것 같습니다. 이제 아버지 조카들 중에 농사짓는 사람이 없으니 걱정꺼리가 하나 줄어든 것 같아 자식 된 처지로 다행이란 생각을 해 봅니다. 부모님께 효도 한 번 제대로 못한 아들이 이 곳 달빛고운 마을 달비골에서 이렇게 편지를 씁니다. 푹푹 찌는 도심에 있다가 달비골로 오면 시원하니 생태 보존이 아주 잘 된 자연 휴식처입니다. 이제야 드리는 말씀이지만 지난 겨울 저는 출장이 아닌 이 곳 달비골에서 앞산터널 저지 ‘나무 위 농성’을 했습니다. 북풍한설 몰아치는 엄동.. 더보기
앞산에서 보내는 특별하지 않은 인간의 평범한 이바구 흔히 개혁이나 변혁을 이야기 하면 사람들이 지레 겁을 먹고 몸을 움츠리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제가 몸 담고 있는 동네가 일반 시민들이 보기에 ‘한 칼 하는 인간’들만 모인 거창한 곳이란 편견이 아직도 있기에 결코 무리는 아니라고 믿습니다. 별 달린 사람들이 더러 있는 게 사실이기도 하고요. 세계적인 신학자 안병무 박사는 불후의 명저 ‘역사와 해석’ 서문에 “개혁이나 변혁은 세상을 뒤집거나 갈아엎는 것이 아니라 제 자리에 갖다 놓는 것”이라고 아주 쉽게 정리를 했습니다. 이 대목에서 저와는 조금 견해가 다르긴 하지만 세대차와 ‘상대의 견해를 존중하는 게 나의 생각도 인정받는 것’이기에 토를 달 생각은 없습니다. 변혁이란 말을 국립국어대사전에 찾아보니 ‘급격하게 바꾸어 아주 달라지게 함’이라고 되어 있고,.. 더보기
아직은 ‘노무현을 평가할 때가 아니라’는 유시민 씨에게 추모의 마음은 하고 싶은 사람이 하는 것이니 누가 말릴 일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지금 우리는 개인이 아닌 대통령을 역임한 노무현에 대해 더 이상 기억을 다독거릴 때는 이미 지났다는 말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이 옥쇄파업에 들어간 지 한 달이 되었습니다. 쌍용차의 원죄는 노무현 정권 때 ‘기술 유출의 우려가 있는 투기자본에 처분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매각을 추진한 것임을 민주당이 모르지 않을 것입니다.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온갖 정책의 대부분은 새로운 것이 아닌 노무현 정권의 연장에 지나지 않습니다. ‘노인들의 파스마저 빼앗았다.’는 비난을 받은 유시민 씨가 보건복지부 장관을 할 때 건강보험 체계를 뒤흔드는 본격적인 의료 상업화의 시동을 걸기 시작했습.. 더보기
경찰 용산 살인 현장 펼침막 강제 철거에 신부 폭행까지 철거 과정서 이강서 신부, 철거민 상처 입어 “구청 직원 아닌 경찰의 철거는 명백한 불법” 경찰이 ‘용산 참사’ 현장에 설치된 천주교정의구현 전국사제단의 단식기도장 천막에 붙어있던 펼침막을 불법으로 강제 철거하는 일이 21일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사제단의 이강서 신부의 옷이 찢어지고, 이를 말리던 철거민들도 상처를 입었다.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원회’(용산 범대위)는 이날 “경찰이 서울 용산구 남일당 건물 앞의 단식기도장에 들이닥쳐 불법적으로 펼침막을 떼어갔다”고 주장했다. 이날 오전 9시께 서울 관악경찰서 소속 방범순찰대는 천막에 붙어있던 ‘대통령은 유족 앞에 사죄하고 용산 참사 해결하라’는 내용의 펼침막과 ‘단식기도 6일째’라는 알림판을 강제로 압수했다. ▲ 용산에서 매일 미사를 집전하.. 더보기
노무현이 아닌 민중 생존권 투쟁에 눈물 흘리자. 직장 폐쇄에 맞서 옥쇄 투쟁 중인 쌍용자동차 노조원 가족들의 피눈물 흘리는 영상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눈물 흘렸습니다. “생존권이 걸린 문제고 밥그릇이 달린 문제이기에 그냥 물러설 수 없다. 이 정당한 싸움에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울먹임에 같이 울었습니다. 자신의 직접적인 문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동료들의 일에 끝까지 싸우다가 하나 뿐인 목숨을 스스로 끊은 운수노동자 박종태 님의 죽음 소식을 보면서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어 맘껏 울었습니다. 같이 울고 슬퍼하는 것 말고는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어 나이 쉰 줄의 늙다리가 남의 눈치 보지 않고 그냥 울었습니다. 이런 인간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란 소식을 듣고 단 한 방울의 눈물도 흘리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조문 갈 생각조차 하지 않았는데 “.. 더보기
오체투지의 길에서 한 수도자가 쓴 글 ‘탐욕’이 지배하는 세상, 여러분은 아니라고요? 함께 길을 가는 도반 여러분. 세상이 이렇게 모질고 독한데 무슨 감사냐는 억하심정이 들기도 할 것입니다. 사실이 그렇습니다. 자본주의가 득세한 이 세상은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을 자양분으로 굴러갑니다. 한국 사회의 현 상황은 더욱 그렇습니다. 정치권력은 대량소비를 전제한 거대기업과 불로소득에 기초한 기득권층의 이익에 봉사함으로써 그들과 함께 포식자의 위치에 서 있습니다. 그들은 그것을 경쟁이라고 말하며 탐욕을 부추깁니다. 사람다운 삶, 함께 하는 삶을 위한 ‘공분’은, 나도 악착같이 벌어서 저들처럼 떵떵거리며 살아야지 하는 생각으로 뒤집힙니다. 국민 모두를 부자 만들어 주겠다는, 품위라고는 찾아볼 데 없는 말에 넘어갈 수밖에 없는 어리석음을 우리 스스로.. 더보기
칠성시장에서 벌어진 세계 노동절 뒤풀이 노동절 행사를 칠성시장에서 마친 후 집회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이 인근 막걸리집이나 식당으로 발걸음 옮겼다. 가뜩이나 장사도 안 되는데 ‘집회 때문에 더 안 된다’는 상인들의 말에 장도 보고 오랜만에 만난 반가운 얼굴들과 한 잔 하면서 뒤풀이를 했다. 새로운 집회 문화가 자리 잡아가고 있다. 촛불 집회를 마친 후 인근 식당을 이용한 것 처럼 앞으로 이런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 더보기
국채보상공원에서 열린 대구의 세계 노동절 행사 세계 노동절, “1%의 특권층만을 품고 99%의 국민대중은 나 몰라라 하는 이명박 정권의 1% 부자공화국에서, 희망은커녕 숨 쉬고 산다는 것조차 너무 힘들어진 노동자 민중의 마음”을 모아 개최한 ‘제119주년 세계노동절 기념 범국민대회’에 지지와 연대를 보낸다. 또한 노동자계급의 단결과 전 세계 노동자 민중들의 연대로 신자유주의 세계질서를 무너뜨려 땀 흘려 일하는 사람이 세상의 주인이 되는 진정한 민중승리의 길로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수구골통의 본산이 대구 지역에서도 ‘노동자가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위해 몸부림치는 행사가 있었다. 민족해방 운동의 불씨를 올린 국채보상운동을 기념하는 국채보상공원에서 집회를 시작해 재래시장의 상징인 칠성시장에 가서 마무리 집회를 했다. 집회를 마친 후 시.. 더보기
한국사회 모든 지역 분쟁의 배후에 도사리고 있는 건설자본 대구지역에서 문화운동을 하다 역마살이 끼어 전 세계 분쟁 지역을 돌아다니며 취재하는 정문태 기자는 ‘국제정세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에 대한 질문에 “전 세계 전쟁의 배후에는 미국이 있다”는 것만 이해하면 “바로 답이 보인다”고 했습니다. 미국은 군산복합체 국가로 전쟁을 하지 않으면 굴러갈 수 없는 산업구조가 되어 있어 지구촌 곳곳에 전쟁을 파는 장사꾼들이 많죠. 그런 장똘뱅이들의 장난질에 놀아난 정치인들이 그럴듯한 이름으로 포장해 이익을 챙기고 있다는 것을 명쾌하게 정리한 말로 이해합니다. 물론 기독교근본주의자들의 맹신도 한 몫을 하긴 했지만 전쟁으로 인한 돈벌이가 핵심이죠. 한반도의 남녘땅에는 자본과 민중들의 치열한 싸움이 곳곳에서 벌어져 하루도 편할 날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아무리 인류 역..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