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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최소한의 절차조차 무시하는 앞산터널 공사 달비골에 벌목작업을 하겠다는 통보를 태영건설 소장이 주민들에게 했다. 양식에 맞추어 공문으로 보낸 것도 아니고 주민들 앞에서 그냥 입으로 던진 일방적인 통보다. 얼마나 겁을 먹었는지 태영직원들 서른 명을 대동하고야 나타났다. 무슨 잘못이 그리 많기에 그러는지 정말 대가리 나쁘다는 말 말고는 달리 할 말이 없다. 서너 명이 왔다가 탈이 나면 경찰에 신변보호 요청 하면 될 텐데 그런 머리 조차 돌아가지 않는다. 최소한의 절차조차 모르고 기본 예의조차 무시하는 짓거리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벌목 작업을 막기 위해 설치한 ‘나무 위 농성장’에 대해 주무부서인 앞산공원 관리사무소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 태영건설 소장이란 자가 관련법령에 의거해 시공 승인 및 공원부지 점용 허가서를 첨부하지 않고.. 더보기
생명을 지키는 앞산터널 저지 투쟁을 접을 수 없다. 전교조 초등강북지회 사무국장인 안현수 선생이 주말을 맡아주셨습니다. 바람이 별로 불지 않아 달비골 상수리나무 위에서만 가능한 특별체험을 하지 못해 조금 아쉽네요. ^^ 주말에 농성장 아래 위를 같이 지켜 주신 덕분에 앞산꼭지들은 잠시 휴식도 취하고, 오랜만에 막걸리도 한 잔 했습니다. 이번 주 24일 벌목작업을 하겠다는 최소한의 절차와 상식조차 지키지 않는 태영건설의 횡포와 대구시의 직무유기에 대응해 싸우는 힘을 비축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종일 비가 와서 천막 안에서 지내느라 고생이 많았으리라 생각합니다. 아침부터 비가 내려 안전사고의 걱정을 했는데 마침 안전띠를 구해 놓아 다행이었습니다. 앞산을 지키는 일에 조직 차원에서 연대하는 전교조대구지부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누가 ‘언제 내려오느냐’고 .. 더보기
쉰여섯 번째 앞산꼭지들의 일촌계 모임 아침부터 종일 비가 내림에도 불구하고 앞산을 꼭 지키려는 ‘앞산꼭지’들의 일촌계는 열립니다. 비가 와서 사람이 적으면 어떻게 하나 걱정을 했으나 그것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토요일 오랜만에 같이 막걸리도 한 잔하고 기운을 비축한 탓에 오히려 힘이 넘치더군요. 제법 넓은 농성장본부 천막이 비좁아 사람들이 서 있어야 할 정도로 가득차고 열기도 뜨거웠습니다. 앞산 중에도 계절의 변화가 가장 선명하고 , 전북 무주덕유산 국립공원만큼이나 많은 생물들이 서식할 정도로 생태 보존이 잘 되어 있는 달비골을 파괴하려 달려오는 어둠의 세력을 묵과하지 않으려는 의지 또한 뜨거웠습니다. 더보기
앞산 달비골 또 불어 닥친 강풍을 보면서 눈발이 그치나 싶더니 종일 강풍이 불어 상수리나무 위는 놀이기구 마냥 신나게 흔들리더군요. 컴퓨터모니터 위에 얹어 놓은 게 떨어질 정도니 얼마나 흔들렸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겁니다. 매일 오전 오후 두 차례 빠트리지 않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며 몸을 관리 했는데 너무 흔들려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마치 달비골을 향해 닥쳐 태풍을 예고하듯 사정없이 불어 닥쳤습니다. 책을 좀 보려 해도 요동을 치니 그냥 가만히 있을 수 밖에 없어 미련을 버리기로 했습니다. 천막 모서리에 습기가 맺히는 걸 막기 위해 깔아 놓았던 수건이 축축해 말리려고 줄에 걸어 놓았는데 어찌나 바람이 센지 한쪽이 빠져 뭐처럼 휘날렸습니다. 평소 느끼던 바람과 골 초입에 상수리나무 위에서 느끼는 정도는 확연하게 차이가 나더군요. 몇일 전 불었던 바람.. 더보기
앞산을 지키는 싸움을 도와준 고마운 분들에게 어제까지 차갑던 바람이 조금 풀린 것 같습니다. 오늘이 겨우내 얼었던 대동강 물도 녹는다는 우수이군요. 내일이면 제가 나무 위에서 보낸 지 50일째 되는 날입니다. 이렇게 오래 농성을 하게 될 줄 몰랐는데 어쩌다 보니 생명을 지키고 대구의 심장부를 지키는 ‘선한 싸움’에 함께 하게 되어 개인적으로 영광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처음부터 이렇게 오래할 줄 알았더라면 아예 도망가고 말았을 겁니다. ‘사람 한 치 앞을 모른다’는 어른들의 말씀이 떠오르면서 살다보면 생각지도 않은 일이 닥칠 수도 있고, ‘의무감이던 즐거움이던 십자가를 지게 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는 귀한 성찰과 수행의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제 몸이 엄동설한의 칼바람에 견딜 수 있을지 걱정하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10여 년 가까이 치료.. 더보기
앞산 상수리나무 위에서 질녀들에게 보내는 편지 그 동안 잘 지냈니 보라ㆍ정민아? 명절에는 보곤 했던 너희들 얼굴 못 본지 제법 된 것 같구나. 내게는 너희들이 영원한 큰딸들인데 딸의 얼굴을 보지 못하고 있으니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구나. 오는 봄을 시샘이라도 하듯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네. 원래계절대로라면 아직 찬바람이 불 때니 그리 원망하거나 나무랄 일은 아니지만 말야. 초봄처럼 따뜻해 봄에 긴장이 풀렸는데 다시 추워지니 몸이 더욱 움츠러드는 것 같다. 비록 몸은 움츠러들더라도 우리들의 마음만은 그러지 않도록 노력해 보자꾸나. 이제 모레면 겨우내 얼어붙었던 대동강 물도 녹는다는 우수이고,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도 머지않은 것을 보니 봄이 성큼 다가오고 있음에 분명한 것 같구나. 우리들의 몸과 마음을 에워싸고 있던 어둠과 겨울 세력.. 더보기
앞산꼭지들의 쉰다섯 번째 일촌계 이번 일촌계는 극단 ‘함께 사는 세상’에서 아이들과 같이 함께 해 주셨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연극교실’을 하는데 용두골에 아이들과 직접 가서 연극의 소재도 찾는 등 늘 우리 앞산꼭지들과 같이 대구의 어머니 산인 앞산을 지키는 일에 같이 하고 있습니다. 지역의 살림살이가 빠듯한 극단에서 미래를 위해 투자한다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해 하는 것이라 믿습니다. 앞산꼭지들 한 사람 한 사람이 다 소중하고 귀하죠. 그런데 갑자기 아기를 엎는 보자기를 뒤집어 쓴 꼭지가 보이네요. 저는 ‘비혼’을 강력히 고수하는 줄 알았는데 ‘국수 먹도록 한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습니다. 그 옆에는 우리들의 든든한 일꾼인 웃는 모습이 아름다운 꼭지 한 분이 특유의 미소를 짓고 있습니다. 토.. 더보기
앞산꼭지들의 이어지는 일촌계 상수리나무 위에 작은 집을 지고 ‘나무 위 농성’을 한지 두 달이 넘었습니다. 그 똑똑하고 머리 잘 돌아가는 인간들은 계산기 두드리기 바빠 다 빠져 나가버렸지만 셈에 어둡고 우직한 사람들이 남아서 지키고 있습니다. 잘은 모르지만 역사는 머리 회전이 빠른 사람들 보다 미련할 정도로 성실하고 우직한 사람들에 의해 변화하고 발전한다는 것만은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남들이 말하는 ‘투쟁의 현장’에 발 담그고 있으면서 직접 보고 몸으로 깨달은 것이라 이것만은 자신 있게 말합니다. 어제는 극단 ‘함께 사는 세상’에서 연극교실을 하는 아이들과 용두골에 앞산꼭지들이 발견한 유적지를 구경하고 같이 일촌계에 참석했습니다. 그냥 당장의 흥행에만 몰입하지 않고 미래를 위해 ‘연극교실’을 하는 것은 살림살이 빠듯한 지역의 극단.. 더보기
세찬 비바람이 부는 앞산 달비골에서 전하는 봄소식 어제 오후부터 바람이 제법 불기 시작하더니 점점 세게 부네요. 비 온다는 소식을 듣기 했지만 비바람이 불면 상수리나무 위에서는 꼼짝없이 ‘방콕’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밤이 되니 바람이 더 세게 불더니 ‘나무 위 작은 성’이 송두리째 흔들려 앉아서 책을 볼 수가 없어 밖으로 나갔습니다. 겨울바람이 아닌 봄바람임을 확연히 느낄 수 있어 봄기운이 완연한 것 같습니다. 비가 그치면 조금 추워진다는 게 어느 정도의 꽃샘추위가 닥칠지 모르겠습니다. 달리할 수 있는 게 없어 일찍 잠자리에 들었는데 새벽 세찬 바람 소리에 뭔가 날아간 것 같아 놀라 열어 보았더니 다행히 천막을 덮고 있는 방수천은 견고히 자리 잡고 있더군요. 혹시 어떻게 될지 몰라 고정시켜 놓은 모서리를 점검하고 확인했습니다. 바람이 더 세게 불어 천.. 더보기
앞산에서 느끼는 봄 기운과 몸의 치유력 어제는 정월 대보름이었습니다. 액운을 내 쫓고 한 해의 건강과 풍년을 비는 날이죠. 일요일 있었던 지신밟기의 여운이 달비골 곳곳에 남아 있어 상수리나무 위 ‘작은 성’에 기운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보름이라 정성스레 차려준 찰밥을 먹었는데 오후부터 속이 더부룩하고 소화가 되지 않아 고생을 했습니다. 챙겨온 응급구조함을 뒤졌으나 소화제가 없어 어깨너머로 배운 사혈침으로 몇 군데 피를 뺐습니다. 명색이 응급처치 강사가 자기 몸에 대해 처리를 못하고 있으니 더 갑갑하죠. 평소 같으면 곧 바로 시원해 질 텐데 계속 불편해 ‘이러다 고생하는 건 아닌가’ 하는 쓸데없는 걱정이 앞섭니다. 속이 불편하거나 감기 몸살은 더 이상 음식을 먹지 말고 편히 쉬라는 몸의 자연스러운 반응임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녁을 먹었더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