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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ㆍ경제

심상정ㆍ노회찬은 이런 민주노동당과 같이 하려는가?

 

갑자기 날아온 민주노동당의 황당한 누리편지


요즘 몇 개월간 황당한 일을 겪고 있다. 민주노동당원이 아닌 진보신당 당원인 내가 언젠가부터 민주노동당의 이메일을 받고 있다. ‘처음부터 받은 것 아니냐’고? 아니다. 지방선거가 임박한 2010년 5월 어느 날 갑자기 민주노동당의 이메일이 오기 시작했다. 실수려니 생각해 스팸메일로 처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차례 지나니 정상 메일로 날아왔다. 더 이상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될 것 같아 ‘난 민주노동당원이 아니다’는 답장을 보냈으나 확인한 흔적이 전혀 없었다.


▲ 민주노동당원이 아닌 진보신당 당원의 이메일로 날아온 최고위원 선거 결과 소식에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더구나 이정희 의원은 입당한지 1년도 되지 않아 비례 후보로 당선되고 당 대표가 되었다. 특정정파의 지침이 아니고는 불가능한 일이다. (사진: 민주노동당 이메일)


다시 정식 메일로 오기 시작해 개인적으로 아는 민주노동당 대구시당 관계자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부탁’을 했다. 민주노동당 대구시당으로 부터 이메일을 받은 적은 탈당 후 한 번도 없었다. 지난 금요일 또 민주노동당으로부터 ‘최고위원 선출 결과’라는 아주 친절한 이메일을 또 받았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7월 12일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민주노동당 대표 전화로 연락을 수 없이 했으나 아무도 받지 않았다.


인터넷 담당자와 통화를 해 ‘삭제해 달라’고 전화를 하고 싶어도 받을 생각도 하지 않으니 재간이 없다. 이 일을 단순한 실수라고 할 수도 있을지 모른다. 그런데 지방선거를 앞두고 갑자기 날아오기 시작한 이메일을 ‘단순한 실수’라고 여길 수 있는지 난 지극히 의문이다. 참으로 어이없고 기본 예의조차 되어 있지 않은 조직이다. 하도 전화를 받지 않아 대구시당 사무처장에게 다시 전화를 해 ‘이런 일이 없도록 다시 수고 좀 해 달라’고 했다.




전혀 흔들리지 않았던(?) 권영길 후보의 홈페이지


2007년 대선 후보를 선출한 후 권영길 후보의 홈페이지는 바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기가 막혀 ‘당선거대책본부’로 전화를 했더니 “미디어홍보위원회에서 담당한다”고 말했다. 그 쪽으로 연락을 해 같은 내용을 물었다. 미디어홍보위에서 전화를 받은 사람은 “우리 업무가 아니다”고 답했다. “그러면 권 후보 누리집(홈페이지) 관리자를 알려달라”고 부탁했다. 되돌아 온 답은 ‘모른다’였다. 정말 어이없고 황당한 답변에 난 할 말을 잊었다.


그래도 다시 물었다. “미디어홍보위원회에서 대선후보 누리집 관리자를 모르느냐.” 그랬더니 되돌아 온 대답에 경악했다. “그런 사소한 것까지 알아야 하느냐.”는 말에 정말 어이가 없어 말문이 막혔고, 가슴이 쿵쿵 거리기 시작했다. 잠시 숨을 고르며 흥분을 가라앉혔다. 그리고 목소리를 조금 높여서 얘기했다. “사소한 것이 아니라 매우 중요한 것이다. 기업에서 그런 식으로 전화 받으면 담당 직원 당장 시말서 쓰고, 공무원이라도 위로부터 한 소리 듣는다.”


그제야 그 사람은 주위에 물어보고는 겨우 담당자를 알려줬다. 담당자라는 사람에게 전화를 했는데 받은 사람은 ‘후보 블로그 관리자’였다. 당시 ‘구당 시절’ 중앙당에 상근하는 사람들의 황당하기 그지없는 불친절과 기본이 되어 있지 않은 전화 받는 태도에 엄청나게 화가 났다. 대선 후보 누리집 담당자를 찾는데 이렇게 복잡하고 번거로워서야 어느 누가 제안을 할지 의문이었다. 우여 곡절 끝에 겨우 겨우 담당자와 연결이 됐다.


다시 물었다. “추석 전 10월에 개편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들었는데 아직도 그대로냐.”는 질문에 담당자는 “조금만 더 있으면 개편할 것이고 지금 작업 중이다.”는 말에 더 이상 할 말도 잊고 그냥 멍하기만 했다. “권 후보의 자료실 사진 용량이 너무 적어 활용할 수 없으니 그것만이라도 수정이 안 되느냐”고 다시 물었다. 담당자는 ‘힘들다’는 황당 무지하기 그지없는 답변을 했다. “1주일만 하면 기술적으로 충분하다고 들었다.”고 하니 당시 담당자는 그제야 묵묵부답이었다.


“사소한 것까지 알아야 하느냐”는 시건방지기 짝이 없는 말을 한 그 정파의 사람들과 같이 하자고 한다면 난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분당의 과정을 겪으면서 민주노동당의 실세를 장악하고 있는 자주파가 바뀌었다는 게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민주노동당과 함께 하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는 심상정ㆍ노회찬 씨의 말은 엄청난 상처를 받은 동지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아닌 것 같다. 민주노동당의 다수를 장악하고 있는 사람들이 당시 과연 권영길 후보를 지지라도 했는가?



심상정ㆍ노회찬은 다시 그들의 소굴에 들어가려는가?


진보정당 운동을 오래한 노회찬이라는 떠오르는 샛별을 추락시키기 위해 정파의 골목대장들이 모여 ‘본사의 지침’을 내렸을 뿐이다. 그러면서 ‘동지의 가슴에 비수를 꽂지 말라’고 하는 성직자란 사람의 말을 수 없이 팔아먹었다. 10년이 넘도록 오로지 ‘대동단결’만 부르짖는 그 목사에게 기독교 신자인 나도 질린다. 저렇게 공부도 안 하는 사람이 남에게 무슨 말을 할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 문익환 목사님은 가는 곳 마다 강연 내용이 달랐는데 이건 전혀 아니다.


그런데 피해당사자들인 노회찬ㆍ심상정이 ‘민주노동당과 통합도 고민해야 한다’고 하니 정말 어이가 없다. 내가 겪은 일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수 많은 진보신당의 당원들이 겪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귀찮아서 그냥 묻어두고 잠시 방치했을 뿐이지. 흔히 말하는 ‘정치 엘리트들의 오만’이 드러나는 것 같아 정말 속이 상한다. 대통령 선거 보다 국회의원 자리를 지키기 위한 보수 정당 정치인들의 행태를 보는 것 같아 열 받고 심장 상한다.


진보연합에 동의하지 않는 진보신당 당원들은 별로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지만 진보연합의 기본이 되어 있지 않은데 함부로 강요하면 정말 곤란하다. 더구나 심상정 씨 처럼 선거 이틀 전에 후보 사퇴와 함께 ‘신자유주의자 유시민 지지’를 선언한 것은 당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아니다. 정치판 물 좀 먹고 고급 정보에 접했다고 ‘내가 더 많이 안다’는 오만에 빠져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 봐야 한다. 그 정도 경험하고 모른다면 진보정치란 말 부터 당장 집어넣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