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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ㆍ경제

지금 왜 노무현 정권을 비판하는가?

 

사람은 누구나 다른 색깔을 가질 자유가 있다.


‘이젠 이명박 보다 부활한 노무현이 더 무섭다’는 글을 썼다가 배가 터지도록 욕을 얻어먹었습니다. 속 상하신 분들에게 감정적으로 보지 말고 ‘이젠 이명박 보다.....’라는 제목을 눈 여겨 보시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영남당으로 전락한 이명박 정권 보다는 신자유주의의 시동을 건 노무현 정권의 실책에 대한 비판이었습니다. 비록 재선을 했지만 오세훈 서울시장은 통합강남구청장이란 조소를 받고 있습니다. 사실상 식물 서울시장에 지나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사람은 ‘누구나 다른 색깔을 가질 권리’가 있습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라면 공산당을 선택할 자유도 보장해야 하는 것은 상식입니다. 같은 길을 가는 동지라 할지라도 서로의 차이는 인정하고 존중해 주어야 하는 것은 상대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입니다. 나와 다르다고 배척하는 것은 민주시민이 취할 올바른 자세가 아닙니다. 남을 존중하지 않고 바로 공격하는 것은 두렵다는 증거이죠. 자신의 생각이 당당하고 흔들리지 않는다면 함부로 남을 공격하지 않습니다.


작년 한 해 비정규직이 12만 명이 늘어났다고 합니다. 일자리가 준 게 아니라 같은 일을 함에도 불구하고 언제 잘릴지 모르는 불안한 나날을 보내야 하는 비정규직으로 그 자리를 채웠습니다. 이 모두가 노동계와 학계의 수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노무현 정권 시절 만든 비정규직 관련법 때문입니다. 노무현 개인이라면 굳이 비판을 할 이유가 없습니다. 정치적인 타살을 당한 사람을 향해 비판의 칼날을 세우는 것은 사람에 대한 예의가 아닐뿐더러 우리네 정서에도 맞지 않습니다.




비판에는 성역이 없어야 한다는 게 노무현 정신 아닌가?


그렇지만 대통령을 지낸 사람이요, 그 정권이 행한 정책에 대한 비판을 하는 건 당연한 권리 아닌가요? 비판에는 결코 성역이 있을 수 없기 때문이죠. 노무현 정권을 가리켜 좌측 깜빡이를 켜고 우회전을 했다고 비판합니다. 이명박 정권이 막가파식으로 막 나가니 그렇지 노무현 정권이 민중들의 삶을 옥죄는 정책이 많았습니다. 권위 의식을 깬 것은 정말 잘 했지만 정치인과 정당은 정책으로 평가하고 비판한다는 것은 상식이죠.


▲ 2007년 1월 17일 오전 신라호텔 앞에서 영화인대책위는 ‘문화침략 저지 및 스크린쿼터 사수’ 기자회견을 갖고 단식농성중인 민주노동당 의원단을 격려방문 하였다.

 

지방선거 결과를 ‘이명박은 죽고 노무현은 부활했다’고 한겨레신문에 실린 기사를 보았습니다. 그렇습니다. 살아있는 권력인 이명박 정권은 영남정권으로 전락하고 야당은 전국을 장악했습니다. 소신공양을 한 문수 스님 추모회에서 “민주당과 노무현 정권이 잘 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이명박 정권에 대한 심판”이라고 한 수경 스님의 말씀을 기억합니다. 민주당이 이번 선거 결과를 반성하지 않고 오만하게 군다면 또 심판을 받고야 말 것이며, 그로 인한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가고야 맙니다.


한나라당을 영남정권으로 만들고, 오세훈 시장을 통합강남구청장으로 만든 것은 민주당이 잘 해서가 아니라 견제를 하라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으로 겸허하게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제 이명박 정권은 죽어가고 있기에 별로 겁이 나지 않습니다. 지금처럼 계속 뻘짓을 해댄다면 권력누수가 급격히 진행되고 만다는 것은 상식입니다. 그러기에 죽어가는 이명박 보다 좌측 깜빡이를 켜고 우회전을 한 노무현 정권의 당사자들이 부활한 게 두렵다는 것이죠.



과거에 대한 반성과 평가는 역사 발전의 필수조건


국회의원 발의로 입법 예정인 건강보험 민영화는 노무현 정권 시절 유시민 씨가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있을 때 시동을 걸었습니다. 국민연금도 뒤죽박죽 된 것도 그 때니 책임을 묻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요? 모든 국립대학의 교수들이 국립대법인화를 반대하며 싸우는데 그 시동을 건 사람이 누군지 아시나요? 김대중 정권 때 이해찬 전 총리가 교육부장관을 할 때 ‘국립대법인화’를 들고 나왔다가 반발이 심해 물러났습니다.


정확히 말해 이해찬 전 교육부장관이 국립대법인화의 시동을 건 장본인이죠. 사람이 살아가는데 가장 기초인 의료와 교육문제를 상업화 하려고 안달을 부린 사람들이 ‘과거는 묻지 말자’며 무조건 ‘민주연합’을 하자는데 응한다면 정신 나간 짓이지요. 그런 이해찬 씨는 시민단체인가 뭔가를 만들어 ‘민주연합’을 하자더니 갑자기 한명숙 선거대책위원장으로 가 버렸습니다. 너무 속 보이는 짓 아닌가요? ‘가난한 노인들의 파스마저 빼앗아갔다’고 비난받는 유시민 씨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장준하 선생님과 문익환 목사님을 존경하지만 그 분들의 한계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예리하게 비판을 합니다. 그 분들이 너무 소중하고 귀하기 때문에 비판을 하는 것이지요. 앞에서도 말했다시피 비판에는 성역이 존재할 수 없습니다. 공인이나 지도자의 경우 비판의 칼날이 무뎌지면 안 됩니다. 이명박 정권을 향한 심판의 어뢰를 날린 우리 국민들을 보면서 ‘역사는 발전한다’는 것을 믿습니다. 그렇지만 진보정치의 싹을 틔우는 것을 인정하는 것은 민주시민의 기본 소양이지요.


덧 글: 저는 진보정당의 당원으로서 민주노동당이 이번 선거에 행한 민주연합은 진보정치의 가치를 갉아 먹은 정치적인 자살 행위라 봅니다. 권영길 의원을 3번이나 대통령 후보로 출마시킨 것을 스스로 부정한 것으로 소탐대실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