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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산을 지키는 싸움을 도와준 고마운 분들에게 어제까지 차갑던 바람이 조금 풀린 것 같습니다. 오늘이 겨우내 얼었던 대동강 물도 녹는다는 우수이군요. 내일이면 제가 나무 위에서 보낸 지 50일째 되는 날입니다. 이렇게 오래 농성을 하게 될 줄 몰랐는데 어쩌다 보니 생명을 지키고 대구의 심장부를 지키는 ‘선한 싸움’에 함께 하게 되어 개인적으로 영광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처음부터 이렇게 오래할 줄 알았더라면 아예 도망가고 말았을 겁니다. ‘사람 한 치 앞을 모른다’는 어른들의 말씀이 떠오르면서 살다보면 생각지도 않은 일이 닥칠 수도 있고, ‘의무감이던 즐거움이던 십자가를 지게 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는 귀한 성찰과 수행의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제 몸이 엄동설한의 칼바람에 견딜 수 있을지 걱정하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10여 년 가까이 치료.. 더보기
우수에 앞산달비골에서 전하는 소식 초봄처럼 따뜻하다가 기온이 조금 떨어지니 더 춥네요. 거기에다 강풍까지 몰아치니 달비골 초입에 상수리나무 위에 자리 잡은 앞산꼭지들의 작은 성인 농성장은 놀이기구 타는 기분을 느끼게 합니다. 아무리 대동강 물도 녹는다는 우수이지만 아직은 겨울 기운이 남아 있어야 하는데 기상이변으로 인해 기후는 ‘미친 × 널뛰기’ 하듯 뒤죽박죽입니다. 얼마 전 호주에서서는 산불에다 홍수까지 겹치는 큰 재난이 발생했습니다. 지구 온난화가 사람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남태평양에 있는 피지에 몇 년 가 있었던 분의 말에 의하면 남극의 빙하가 급격히 녹아 해수면 상승이 눈에 뜨일 정도로 심하다고 합니다. 앞산을 파헤치면 분지라 가뜩이나 더운 대구의 여름 날씨는 어떻게 될지 상상.. 더보기
세찬 비바람이 부는 앞산 달비골에서 전하는 봄소식 어제 오후부터 바람이 제법 불기 시작하더니 점점 세게 부네요. 비 온다는 소식을 듣기 했지만 비바람이 불면 상수리나무 위에서는 꼼짝없이 ‘방콕’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밤이 되니 바람이 더 세게 불더니 ‘나무 위 작은 성’이 송두리째 흔들려 앉아서 책을 볼 수가 없어 밖으로 나갔습니다. 겨울바람이 아닌 봄바람임을 확연히 느낄 수 있어 봄기운이 완연한 것 같습니다. 비가 그치면 조금 추워진다는 게 어느 정도의 꽃샘추위가 닥칠지 모르겠습니다. 달리할 수 있는 게 없어 일찍 잠자리에 들었는데 새벽 세찬 바람 소리에 뭔가 날아간 것 같아 놀라 열어 보았더니 다행히 천막을 덮고 있는 방수천은 견고히 자리 잡고 있더군요. 혹시 어떻게 될지 몰라 고정시켜 놓은 모서리를 점검하고 확인했습니다. 바람이 더 세게 불어 천.. 더보기
앞산 달비골의 봄소식을 투병 중인 친구에게 전하면서 오랜만에 산재 사고로 오래도록 투병 중인 친구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4년 전 직장에서 근무 중 갑자기 쓰러져 응급실로 실려가 뇌혈관 수술을 받았습니다. 흔히 말하는 중풍이 온 거죠. 평소 운동도 많이 하고 몸 관리를 잘 한 친구인데 집중된 스트레스로 인해 견디지 못한 몸의 가장 약한 부위인 뇌혈관이 터져버린 거죠. 수술 후 경대병원으로 병문안 갔을 때 말이 영 어눌해 ‘저러다 평생 장애를 안고 사는 것은 아닌가’하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다행히 수술이 잘 되어 “더 이상 할 게 없으니 작은 병원으로 옮겨서 재활 치료하라”는 주치의사의 말에 따라 양한방 협진 진료를 하는 병원으로 옮겼다는 소식을 들었으나, 전문적인 재활의학과 의사가 없어 ‘재활전문 병원’으로 옮기라고 권유했습니다. 그러면서 “아무리 재활프.. 더보기
한나라당으로부터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한 유명 블로거? 어제는 봄의 문턱인 입춘이었지요. 이 곳 달비골의 날씨가 너무 포근하고 따뜻해 초봄 같더군요. 이름 모를 새들이 봄이 성큼 다가왔다는 것을 알리려는지 전 보다 더 큰 소리로 지저귀는 것은, 앞산을 뒤덮고 있는 어둠과 겨울 세력에 대해 저 새들이 더 큰 공포감을 느끼기 때문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지진이나 해일이 일어나기 전 새나 쥐와 같은 동물들은 본능적으로 알고 피한다고 하지요. 미천한 생물이지만 생존의 본능이 인간보다 더 뛰어나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 할 수 있지요. 어제는 일요일에 농성장을 찾아 ‘현장심방’을 다녀간 오규섭 목사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몇 일 전 얼굴 본 양반이 무슨 일인가 싶었더니 제가 운영하는 설치형 누리방(블로그)인 티스토리에 올린 글을 한나라당이 ‘정보통신말 이용 촉진 및 .. 더보기
앞산 달비골에서 딸에게 보내는 편지 해린아, 오늘은 날씨가 따뜻하고 참 좋구나. 오늘은 봄의 문턱이라는 입춘인데 애비가 있는 달비골은 마치 초봄같이 포근하고 이름 모를 새 소리가 종일 들린단다. 몇 일 전만 해도 시끄러운 자동차 소음뿐이었는데 반갑게도 새가 와서 지저귀기 시작했어. 이제 북풍한설 몰아치던 엄동설한의 추위도 모퉁이를 돌아 달아날 궁리를 하지 않을 수 없겠지. 겨우내 얼었던 대동강 물도 녹고 어딘가에서 잠자던 개구리도 깨어난다는 우수ㆍ경칩도 머지않았으니 지금까지 몰아쳤던 앞산의 겨울은 달비골의 봄소식에 밀려가지 않을 재간이 없지. 아무리 꽃샘추위가 봄을 시샘한다 할지라도 겨울은 곧 사라지고 마는 게 자연의 이치요 섭리임을 믿는다. 요즘은 고종 동생 하은이와 안 다투고 잘 지내고 있니? 어릴 때 네가 언니임에도 불구하고 맞고 울.. 더보기
앞산 달비골에서 입춘에 전하는 소식 엊그제가 동지였던 것 같은데 벌써 봄의 문턱이라는 입춘이 되었군요. 2주 후면 겨우 내 꽁꽁 얼었던 대동강 물도 녹는다는 우수입니다. 앞산을 뒤덮고 있는 겨울 세력에게 달비골의 봄이 뚜벅뚜벅 다가오고 있다는 소식을 알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둠과 겨울 세력이 거창하게 포장하고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해 ‘개발’이라는 미명 하에 달비골의 뭇 생명들을 죽이려 합니다. 말도 안 되는 경제 논리도 들먹이고, 가진 자의 배만 잔뜩 채워 치료가 불가능한 고도비만증을 더욱 악화시켜 자살의 길로 접어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알려하지 않습니다. 사람이나 기업이나 적절한 몸을 유지하고 소통 가능한 신경전달망을 갖고 있어야 건강하게 잘 굴러갈 수 있다는 것은, 굳이 전문성을 들먹이지 않아도 아는 상식임에도 탐욕은 그 끝을 모른.. 더보기
앞산 달비골에서 열린 앞산꼭지들의 쉰 세 번째 일촌계 오늘이 ‘나무 위 농성’을 시작한지 50일 째 되는 날, 앞산꼭지들의 쉰 세 번째 일촌계가 열렸습니다. 그 동안 반가운 얼굴들이 다녀가기도 하고 많이 오셨습니다. 많은 관심을 갖고 수시로 달비골로 발걸음을 옮기는 인혁재단에 상근하는 박근식 꼭지와, ‘나무 위 농성’ 처음을 연 오규섭 목사님은 교인이 농성 중이라고 현장심방을 겸해 오셨습니다. 무선메가폰도 인혁재단에 빌려줘 우리 앞산꼭지들의 행사와 등산객들이 많은 주말 장사에(?)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진 찍힌 분들에게 출연료를 못 드려 죄송하고(?) 필요한 분은 가져가시라고 원본 그대로 올립니다. 앞산꼭지 중 가장 튼튼한 ‘아름다운 청년’ 조인재 꼭지가 찍고 사진기는 제가 제공했습니다. ^^ 제일 아래 사진이 가장 마음에 드는데 다른 분들의 생각은 어.. 더보기
앞산 달비골에서 2월의 첫날 보내는 편지 어제는 제가 상수리나무 위로 올라온 지 31일째로 한 달이 되었습니다. 어쩌다 보니 올라오게 되었는데 한 달이 되는 동안 ‘나무 위 농성’이 차차 적응해가는 것 같습니다. 인천 계양산을 지키기 위해 150일 동안 나무 위에서 살았다는 걸 ‘기적’으로만 알았는데 제가 적응하는 걸 보니 충분히 가능하리라는 생각도 해 봅니다. 자동차 소음만 없으면 도 닦기 딱 좋아 내려가기 싫어할지 않을까 되레 걱정이네요. 날씨가 제법 따뜻해 진 걸 보니 봄이 가까워 옴을 느낍니다. 날씨 탓인지 다소 긴장이 풀려 감기가 오지는 않을지 모르겠습니다. 차라리 추우면 긴장해 조심을 하지만 느슨해지니 세균은 그 틈을 노리는 것이지요. 생명 하나하나의 소중함과 존귀함을 느끼는 이 골 달빛고운 마을 달비골, 시립기도원을 제공해 준 김범.. 더보기
앞산 달비골의 새 봄을 기다리며 달비골에는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생명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대구 인근의 생태의 보고라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얼마나 많은 생물들이 살기에 전북 무주 ‘덕유산국립공원’만큼 많고 다양하다고 합니다. 비록 말도 못하지만 이런 생물도 살아갈 권리가 있으며, 우리들은 그들을 파괴해서는 안 되며 지키고 보존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2월 4일이면 봄의 문턱이라는 입춘입니다. 우수 경칩이 지나면 겨우내 잠든 개구리도 깨어난다고 하지요. 이 영상에는 그 중 극히 일부분인 봄에 피는 꽃 중 몇 가지만을 담았습니다. 이 꽃이 올봄에도 내년 봄에도 언제나 달비골에서 평화롭게 피고지기를 간절히 기도 합니다. (사진: 하외숙, 제작: 이경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