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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주권운동

MBC 사측…총파업 시 노동조합 ‘처벌’ 압박

 

김종국 사장직대 ‘불법파업 책임’ 협박에도 총파업 투표


MBC 사측에서 노조가 총파업을 할 경우 법적 조치를 취할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 노조는 예정대로 내일부터 총파업 투표를 시작할 예정이라 전운이 감돌고 있다. 김종국 MBC 사장 직무대행은 10일 사원들에게 보낸 글에서 “사원들은 합법적 테두리 안에서 의견을 표시하겠다는 원칙을 지키기를 바란다”며 “누구라도 이 원칙을 어긴다면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노동조합의 총파업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것이다.


 ▲ 300여 명의 MBC 노조원들이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열린 비상총회에 참석했다. (사진: MBC 노조)


지난 8일 엄기영 사장의 사표로 직무대행을 맡은 김종국 기획조정실장이 총파업과 관련해 처음으로 입장을 밝힌 셈이다. 정권에 줄 서기를 한 김종국 대행은 “합법적 절차를 거쳐 선임된 이사, 본부장이 일 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야 한다”며 “MBC 구성원 모두가 바라는 것이 국민과 시청자를 위한 좋은 방송이라면 신임 경영진이 바르고 공정한 방송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명박 정권의 방송장악 음모에 헌신할 자세가 되어 있음을 분명히 드러냈다.




김종국 대행은 노조를 겨냥한 듯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된다면서 조직을 분열시키고 자신의 뜻과 맞지 않는다고 물리력으로 막으려고 한다면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되묻기도 했다. 그는 “MBC 사원들의 살아 있는 정신이 방송 민주화에 기여하고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한 점을 인정한다”면서도 “그러나 지나친 집단행동이 경영권의 위축을 가져오고 경영진이 수시로 교체되는 어두운 그늘을 가져온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제 마침표를 찍을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글에 대해 김종국 사장대행은 총파업을 겨냥한 것임을 명확히 밝히면서 ‘총파업 시 가담자 처벌’을 예고했다. 그는 전화통화에서 “파업을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며 “파업을 하면 주동자들이 처벌을 받게 된다. 미디어법 당시에도 내부에서 처벌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총파업을 단행할 경우 ‘처벌하겠다’는 것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노동조합과 격돌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벌써 이명박 정권에 줄서려는 자들의 해바라기 처신이 시작된 것이다.


그는 “합법적 범위 내에서 MBC를지킬 수 있는 장치가 있다”며 공정방송협의회, 노사협의회, 국장책임제 등을 사례로 제시하기도 했다. 김종국 대행은 “사장이 퇴임했지만 절차는 합법적”이라며 “대항이 불가능하다. 방문진이 선임한 이사를 거부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방문진이 일방적으로 이사 선임을 강행한 이후 MBC 내부에서 벌써부터 ‘방문진 줄서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사측의 엄포에도 불구하고 총 파업 결의 다지는 MBC노조


이명박 정권의 ‘방송 장악’에 반발한 노조의 총파업에 대한 ‘엄포용’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연보흠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 홍보국장은 “방문진의 입김이 그대로 전달된 것”이라며 “방문진이 장악한 MBC 꼭두각시 경영진의 엄포”라고 일축했다. 연보흠 홍보국장은 “노조 힘을 빼야 MBC 장악을 큰 무리 없이 해낼 수 있다는 것이 이명박 정권의 기본 전략”이라며 “정상적이지 않은 방법까지 무차별적으로 동원해서 노조의 힘을 빼는 수단을 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언론노조, 시민사회 단체들이 10일 서울 MBC 본사에서 ‘이명박 정권은 공영방송 MBC 장악을 중단하라’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미디어 오늘) 


한편 언론노조와 미디어행동 등 시민사회 단체들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 정권은 공영방송 MBC 장악을 중단하라”며 최근 방송문화진흥회의 MBC 이사 임명 강행과 엄기영 사장의 사표 수리를 규탄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날 성명에서 현 사태를 “정권의 직할통치 야심이 부른 참극이요, 방문진의 섭정 야욕이 부른 비극”이라며 “이명박 정권의 공영방송 장악 시나리오, 그 마지막 도발이 눈앞에서 벌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도 “MBC 사태는 이명박 정권이 붕괴하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며 “MBC, KBS, YTN 모든 언론 노동자들이 싸움에 임하겠다. 힘차게 뚜벅뚜벅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염경철 KBS 새 노조위원장도 “2008년 8월8일 정권이 정연주 사장을 축출했던 전후로 일어났던 일들이 MBC에서 똑같이 벌어지고 있다”며 “새로 구성된 KBS 노조가 MBC 구성원들과 함께 힘차게 연대해 함께 싸우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지방선거를 얼마 앞둔 시점에서 방송장악 음모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은 패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와 함께 세종시 문제로 궁지에 몰린 이명박 정권이 돌파구를 찾기 위한 속셈도 깔려있다. 직접 충청권을 찾아가 보따리를 풀어 놓아도 바뀌지 않는 지역 여론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그만큼 정권이 위기의식을 많이 느끼고 있으며 여유가 없다는 증거다. 경기불황과 엄청나게 늘어난 국가채무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권력의 개 돼지가 될 수 없다’며 총파업을 불사한 MBC노동조합과 언론노동자들에게 힘찬 연대의 박수를 보낸다. (미디어오늘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