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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예술

손민한 ‘일부만 동참해도 반드시 선수노조 만든다’

 

프로야구선수협의회 ‘팬들과 대화’


“각 구단 대표자 한 명씩이라도 희생할 각오를 갖고 동참만 한다면, 그렇게 뜻있는 선수 몇 명만으로라도 노조를 설립해 놓는다면 서서히 참가하는 이들이 생길 것이다. 노조가 생기기만 해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지난 2일 총회 찬반투표를 거쳐 프로야구선수노동조합 설립을 추진키로 한 프로야구선수협회장 손민한(롯데 자이언츠)이 다시 한 번 노조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8일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1층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팬들과의 대화'에 참석한 손민한은 “나는 선동하는 입장이 아니라 선수를 대표하는 입장일 뿐이다. 혼자 노조를 만들 수도 없고 선수들이 얼마나 동의할지도 알 수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가능하다. 뜻있는 선수만으로라도 가겠다.”고 노동조합 결성의 의지를 밝혔다.


▲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가 2일 서울 서초구 교육문화회관에서 연 정기총회에 참석한 롯데 이정훈(맨 왼쪽) 등 선수들이 손민한 회장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사진:한겨레신문)


이날 손민한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포상금 지급, 군 보류 수당 문제 등을 거론하며 “지난 10년간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구단들은 늘 일방적이었다. 이를 바꾸고 싶다. 충분한 검토를 거쳤기에 분명 노조가 인정받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손민한은 삼성과 LG 선수단이 투표에 불참한 데 대해 “당연히 모든 선수가 함께 하는 것이 최선이므로 끝까지 설득하겠다. 하지만 두 팀만을 위해 프로야구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뜻있는 선수만으로도 가야 한다. 언젠가는 따라오리라 믿는다.”고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손민한은 또 비 활동기간 훈련 금지 논란과 관련해서도 “분명 그 기간 훈련이 도움이 되는 선수들도 있지만, 없는 규정을 새로 만들자는 것도 아니고 선수들을 나쁜 길로 이끄는 것도 아니다.”면서 “비 활동기간에 방송통신대학 등을 다니면서 은퇴 후를 대비하는 일본 선수들처럼 선수가 아닌 일반인으로서 적응하는 기간이 분명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70%의 선수가 반대하더라도 그 길이 옳다면 나머지 30%라도 목소리를 높여 옳은 길로 나아가도록 인도하는 것이 나중에 선수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직 노조 활동의 방향에 대해 결정된 것은 없다. 다만 노조는 분명 낮은 연봉을 받는 선수들을 위해 움직일 것”이라 밝힌 손민한은 “많이 힘들었지만 선수협이 있는 한 누군가는 아픔을 겪을 수밖에 없다. 회장직을 연임하면서 불구덩이에 들어간다는 심정으로 다시 짐을 짊어졌다”고 개인적인 소회를 전하기도 했다.


40여명의 팬들이 모여 2시간여 동안 진행된 이날 자리에서 손민한은 이밖에도 찬반 투표에서 진통을 겪었던 과정, 개인적인 고충 등을 털어놓는 한편 최저연봉 인상, 연봉조정위원회 구성, 군 보류 수당 지급, 외국인 선수 단계적 폐지 등 내용을 담은 제도개선안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걸핏하면 구단이 들먹이는 선진국 중 프로선수 노동조합이 없는 나라는 없다. 프로선수는 자신이 땀 흘린 만큼 수입을 올리는 운동노동자들이다. 자신을 지키기 위한 노동조합 결성은 당연한 권리다. (연합뉴스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