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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생태

‘삽질 대신 일자리를ㆍ언론악법 철폐’ 자전거 일주 ‘서울 도착’


 

‘삽질 대신 일자리를ㆍ언론악법 철폐’ 전국 자전거 일주를 시작한지 한 달이 넘었습니다. 예정 보다 열흘 가량 늦어져 때 아닌 추위로 고생을 좀 했습니다. 미터기를 보니 자전거로 다닌 거리가 1300킬로미터가 넘었더군요. 처음 시작할 때는 그저 막막하더니 ‘시작이 반’이라고 하다 보니 서울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인천에서 출발할 때는 월요일 출근 시간대라 도로가 막히지는 않을지 걱정을 했는데 별로 막힘없이 잘 달렸습니다. 인천에서 부천에 들어서니 예전처럼 녹지대는 보이지 않고 삭막한 콘크리트 덩어리만 잔뜩 버티고 있더군요.



박정희 독재정권이 한 일 중 잘한 것이라면 ‘개발제한구역’을 설정해 도시와 도시 사이에 녹지대를 만들어 놓은 것입니다. 그러나 땅투기로 돈 번 무리들이 그냥두지 않고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개발이란 이름으로 사정없이 삽질을 해대었습니다. 개발 정보를 훤히 알고 있는지라 예정지에 땅을 사두어 졸부가 되었습니다. 정당하게 사업을 해서 번 돈이라며 봐줄 수 있지만 전 국토를 투기장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사람이 최소한의 여유를 갖고 살아갈 공간조차 돈 없으면 들어가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가난이 결코 죄가 아니건만 돈이 없어 작은 집에 살면 뭔가 모자라는 사람 취급을 받는 게 우리 현실입니다. 자연의 순리를 거역하고 인천 앞바다의 엄청난 갯벌을 틀어막아 고층 아파트를 지어 버리는 짓도 서슴지 않습니다. 모든 게 수도권에 밀집되어 있어 먹고 살려면 너도나도 서울로 가지 않으면 안 되도록 되어 있습니다. 수도권 과밀화는 심각한 수준을 넘어 동맥경화 상태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개발 독재 시대는 공장의 매연이 심각했으나 이젠 자동차 매연으로 인한 도심의 환경오염이 심각한 상태입니다.



이런 비효율적인 상태를 해결하기는 커녕 행정도시 계획마저 뒤엎어버리는 몰염치한 짓을 이명박 정권은 스스럼없이 저지르고 있습니다. 국가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상식조차 지키지 않는 최고의 파렴치범들이지요. 국회 의사당이 있는 여의도에 도착하니 곳곳에 닭장과 전경들이 깔렸습니다. ‘민의의 전당’이라는 국회 부근에 비상계엄도 아닌데 무슨 경찰 병력이 이리도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경찰 병력 없이는 단 하루도 버티지 못하는 정권임을 스스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국제적인 망신꺼리임에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 뻔뻔함에 치가 떨립니다.


멀리서 그것도 자전거로 전국을 돌아서 왔다고 반가운 분들이 반겨주었습니다. 이름도 모르는 많은 민주시민들로부터 격려의 문자가 수시로 날아와 이동하다 확인하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새로운 세상을 향한 꿈을 같이 꾸는 당원들이 자리를 마련해 주더군요. 오랜만에 허리를 풀고 술도 한 잔하며 ‘서울 입성’을 축하해 주었습니다. 비용 문제도 있고 해 ‘서울에서 마무리하자’는 이야기도 있지만 이왕 시작한 거 자전거로 대구까지 가려고 합니다. ‘끝이 좋아야 만사가 좋다’는 말처럼 마무리가 더 중요한 법이죠.


만나고 싶은 얼굴이 많은데 다 보지는 못하더라도 시간이 허락하는 한 보고 가려합니다. ‘자전거 전국 일주’를 한다고 격려해 주니 지금까지 한 고생에 지친 마음은 사라지고 기운이 불끈 솟습니다. 우리 사회가 최소한의 상식이 통하는 세상이 되기를 바라는 민주시민들을 많이 만나지 못해 조금 아쉽더군요. 자신의 삶의 공간에서 하는 작은 실천을 어떤 방향으로 모을 것인가는 진보정치를 꿈꾸는 사람들의 몫이니 시민들의 변화와 정서를 읽어야 합니다. ‘삽질 대신 일자리를ㆍ언론악법 철폐’ 자전거 일주가 작은 디딤돌이 되기를 빌어 봅니다. (2009. 11. 23일 자전거 일주 32일째)


추 신: 진보신당의 녹색당원 여러분들이 반갑게 맞아주고 저녁 자리도 마련해 주셨습니다. 사진 속의 장세명 동지는 숙소도 직접 안내해 주시는 등 수고를 아끼지 않아 사랑의 빚을 많이 졌습니다. 이번 자전거 전국일주에 당원들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서울까지 오는 건 상상도 못 했을지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