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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과 민중

쌍용차 ‘진압부대 사령관’은 김경한 법무장관?

 

김경한 법무부 장관(오른쪽)이 5일 오후 3시35분께 경찰의 진압 작전이 벌어지고 있는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을 방문해 경찰 간부들과 악수하고 있다. 김 장관은 법무부 공공형사과장과 대변인, 수원지검 간부들과 함께 10여분 동안 머물며 현장을 둘러보고 경찰 진압 책임자들로부터 작전 상황 보고를 받았다. 김 장관은 “법질서 확립을 책임지는 장관으로서 현장을 확인하고 고생하는 전ㆍ의경들을 위로하러 왔다”고 현장 방문 이유를 밝혔다. 이어 “노조원들이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처벌 수위가 결정될 것이다. 한시바삐 불법 농성을 풀고 나왔으면 한다”고 말해 자신의 업무와 무관한 파업 노동자들에게 협박을 서슴지 않았다.


 ▲ 경찰의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진압 이틀째인 5일 오후 평택 공장을 방문한 김경한 법무부장관이 차량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한겨레 김태형 기자)


행정안전부 소속인 경찰의 경비작전 현장에 행안부 장관이 아닌 법무부 장관이 방문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진압작전 사령관’ 노릇을 자처했다. 이에 대해 한 검찰 관계자는 “법무부 장관이 경찰의 파업 진압 현장에 간 전례는 없는 것으로 안다”며 “법무부 장관은 노동자와 경찰 양쪽에 공정해야 하는데 경찰의 진압을 독려하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 굳이 현장에 가서 오해를 살 만한 행동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해 휴가 중인 이명박 대통령에게 파업 중인 쌍용차노동자 진압과 강경 처리하는 선물을 안겨다 줄 의사가 있음을 내비쳤다.




경찰의 강경진압을 독려하고 ‘자진 해산하면 선처하겠다’며 노동자들을 압박하는 게 법무부 장관의 업무인지 의문이다. 공안정국의 더욱 심해질 것임을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파업 노동자들에 대한 강경 진압의 뒤에는 공안검찰과 독재의 유전자를 타고나 독재 정권 시절을 그리워하는 무리들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법무부 장관의 한 마디에 수사 방향이 달라지던 시절이 얼마나 그립기에 법무부 장관이 진압 현장에 나타나 진압 작전 상황보고까지 받는지 모를 일이다. 한 여름에 점퍼 차림으로 온 것을 보니 방탄복을 입지는 않았는지 모르겠다. 신공안 정국의 주범이 법무 장관 자신임을 스스로 드러낸 참으로 멍청한 연출이다. (한겨레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