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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

하나님은 이명박을 버렸다…목회자 시국선언


 

불교와 천주교에 이어 개신교 목회자들도 시국선언의 대열에 동참했다. 한국교회 목회자 1,000인 시국선언이 18일 오전 서울 연지동 기독교연합회관 2층 강당에서 있었다. 실제로 시국선언에 동참한 목회자는 1022명, 현장에서 배포된 보도 자료에는 1022명의 성명이 ‘가나다’ 순으로 정리되어 있었다. 작은 십자가를 하나씩 들고 단상 위에 마련된 의자에 앉은 목회자 30여 명은 이명박 정부를 규탄하고 정부의 변화를 촉구했다. 이들은 시국선언문을 통해 “국민의 피땀으로 새워진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있다”며 “이명박 정권 2년이 채 되지 않은 이 짧은 기간에 우리 사회와 역사는 너무 심하게 망가지고 말았다.”고 밝혔다.


  ▲ 한국교회 목회자 1000인 시국선언이 18일 오전 서울 연지동 기독교연합회관에서 열렸다.


“우리는 떨리는 심정으로 현 시국을 진정으로 위기라고 규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국민의 선택한 정부가 입만 열면 거짓말하고, 폭력적 공권력을 당연시하고, 민주주의 최소한의 기본조차 지키지 못하는 후안무치한 정체세력이라는 것이 자명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잘못 사죄하고 스스로 권좌에서 물러나야”


특히 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의장인 서일웅 목사는 “우리 사회는 이명박 정권에 들어서면서 공의가 사라졌다”며 “국가 공권력이 공정하지 않고 이명박 정권과 그를 지지하는 자들에 의해서 독점ㆍ사유화 되었다”고 지적했다. 서 목사는 “촛불을 든 사람들, 생존권을 외치던 용산 철거민들을 어떻게 무자비하게 통제하고 짓밟았는지를 잘 봤다, 특히 최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를 통해서 이런 일은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반성의 기미는 커녕 이를 국론 분열로 몰아가려는 이명박 대통령의 시도는 참으로 분노를 금하지 못하게 한다.”고 강조했다.


서 목사는 이 대통령을 지지하는 보수적인 한국 교회도 비판했다. 그는 “이명박 장로가 대선 과정에서나 대통령으로서 국정을 펴나감에 있어서 정의와 공의 그리고 국민을 향한 진실성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며 “그의 기만적인 행위들은 도저히 신앙으로서의 모습이라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보수적인 한국교회는 침묵하며 동조 지지하는 모습은 하나님 앞에 두렵지 않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성서에 나오는 이스라엘의 왕위 계승 이야기를 언급하며 교회 비판을 이어나갔다.


“사무엘 선지자는 하나님이 버린 사울왕을 대신해서 어린 다윗을 왕으로 세웠습니다. 우리 역시 하나님의 명을 따라 새로운 인물을 찾아야 하는 괴로움을 안고 결단할 때가 되었습니다. 한국교회는 이미 하나님이 이명박 대통령을 버렸음을 깨달아야 합니다. 어떤 경우에도 하나님은 잔인무도한 권력형 살인마를 들어 당신의 일을 하게 하지 않습니다. 만일 교회가 이런 어리석음을 회개하지 않는다면 그동안 한국교회를 축복했던 촛대를 옮길 것입니다.”


서 목사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지금이 마지막 기회일 지도 모른다”며 “지금까지의 잘못을 사죄하고 스스로 권좌에서 물러나기를 바란다, 그래서 자신의 한 영혼만이라도 구원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여 강한 비판의 칼날을 세웠다. 눈과 귀를 가리고 전 국토를 삽질하는데 혈안이 된 이명박 정권이 목회자들의 경고에 과연 귀를 기울일지 의문이다.


민생ㆍ민주 위한 전국 순회 기도회 연다


서 목사를 이어 수유 감리교회 목사는 “이명박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보다 더 강경한 대북 제재를 요청했는데 이 대통령은 도대체 어느 나라 사람이냐?”며 “이명박 정권은 경제 제일주의를 내세우면서 민족정기를 말살하고 반민주, 반통일 외세 의존적 사대주의를 우리 사회에 세뇌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목사는 “사람은 경제로만 살면서 사육되는 존재가 아니라”며 “돈만으로만 사는 것처럼 국민을 세뇌하고 외세 의존적 정책을 지향하고 자유민주통일 방향으로 발상을 전환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시국선언에 동참한 목회자들은 정부가 목회자의 의견을 반영할 때까지 전국을 돌며 민생ㆍ민주를 위한 기도회를 열 예정이다.


이른바 종로5가 인맥으로 불리는 기독교운동이 노무현 정권에 입성해 영광을 누린 것에 대한 고백부터 먼저 한다면 많은 사람들은 그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것이다. 계엄도 아닌 상황에서 군대를 동원해 전쟁기지 반대를 외치는 사람들을 향해 ‘여명의 황새울’ 작전을 하면서까지 짓밟을 때 침묵한 것은 분명 하느님의 공의를 배반한 것이다. 한미FTA회담을 비롯한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와 반민중적인 정책에 대해 제대로 된 비판을 하지 않고 입 다문 것 역시 마찬가지다. 목사들만의 시국선언이 아니라 일반 신자들의 동참을 끌어내지 않으면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나지는 않을지 걱정한다면 지나친 기우일지 모르겠다. (박정호 블로그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