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학년 때 담임을 하신 김형기 선생님, ‘자기 의견을 글로 쓰는 게 중요하다’며 글쓰기의 중요함을 강조하셨다. 전문 글쟁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 글을 쓰며 가끔 독자 기고를 하는 것은 그 때 배운 것에다 조금씩 살을 붙인 것에 불과하다. 중3때 회의 진행법을 배운 덕분에 갑자기 회의 진행자가 없을 때 대타로 나가곤 한다. 학창 시절을 생각하면 얻어터진 것 말고는 기억이 없는 사람들이 많은데 다행히 나에게는 그런 악몽보다 ‘좋은 것을 가르쳐 주신 은사님’들이 더 많이 떠오른다. 사람 복만은 타고나서인지 살아가면서 안부 전화라도 드리는 어른들이 있다니 행복하다. 우리들의 영원한 큰형님이자 오라버니인 박삼선 선생님, 제자가 가는 길을 생각만 해도 걱정이 쌓이건만 격려를 아끼지 않는 고마운 분이다.
‘우리 사회가 발전하려면 좌우가 골고루 있어야 한다’는 정치경제를 가르친 전경일 선생님, 6남매 중의 막내로 모두가 대학을 졸업하셨으니 대단한 집안이다. 백씨 되는 분의 친구가 연루되어 있어 ‘10월 항쟁’의 아픔도 아시는 그 연배에 보기 드문 어른이다.
지금도 멋진 외모에 시원시원한 입담으로 분위기를 휘어잡는 영원한 큰형님인 박삼선 선생님, 한 동안 연락을 못 드렸는데 ‘당장 서변동으로 와서 전화하라’는 불호령이 떨어졌다. 지침을(?) 받았으니 조만간 달려가 소주 한 잔 하면서 세상 살아온 이야기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것 같다.
‘그래 네가 하는 게 맞다’며 걱정해 주는 고마운 벗들이다. ‘그렇지만 너무 고생하는 것 같다’며 따뜻한 마음 한 자락을 전해주니 더 고맙기만 하다. ‘하느님이 내게 주신 길이라 생각한다’며 즐거운 마음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전하는 것으로 그 마음에 보답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