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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생태

앞산 벌목을 모성애로 막은 달비골의 여전사들.

 


만약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조용하고 공기 좋은 곳에 살기 위해 다른 모든 것을 뒤로 하고 산 바로 옆에 터를 잡고 살고 있는데 그 지역 지자체가 그곳에 터널을 뚫어서 도로를 내려니 지역 주민들은 오직 지역경제 발전을 생각해서 양해해 달라고 한다면 말이죠. 이런 최소한의 양해조차 없이 일방적으로 ‘공사를 강행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바로 대구시가 말도 많고 탈도 많아 곳곳에 검은 돈 거래로 사고가 터지는 ‘민간자본투자유치사업(민투사업)’이란 미명 하에 예로부터 ‘달빛고운 마을’이라 부르는 달비골에 지금 이런 미치광이 행정을 펼치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광란의 질주’를 해대고 있는 꼴이죠.


대구의 상징이다 명산인 앞산을 무려 4.5킬로나 넘게 파헤치고 파동 대자연 아파트 지붕을 넘어, 범물동 법니산을 통과해 무려 10.5킬로미터로 25리가 넘는 콘크리트 덩어리를 만들면서 ‘경기 부양과 지역경제 발전’이란 포장을 해서 밀이붙이고 있습니다. 21세기에 개발 독재 시대 방식을 택하고 있는 이명박 정권의 한계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죠. 도심에 이런 대형구조물을 만든 곳은 세계 어느 나라를 찾아봐도 없습니다. 경제를 엉망으로 만든 이명박 대통령도 서울시장 재직 시절 고가도로를 걷어내고 청계천을 복권했고, 부산시도 흉물로 전락한 고가도로를 걷어내고 있음에도 대구만 거꾸로 가려 합니다. 지금 전국적으로 말이 끊이질 않는 문제투성이 민투사업으로 대구의 심장과도 같은 산을 뚫는다는 것이죠. 게다가 과연 대구시가 진정으로 시민들을 위해서 존재하는 시가 맞는지 지역 주민들을 혼동에 빠트리면서 말이죠.


이 앞산터널이 완공이 되면 편도 최소 1,700원의 통행료를 내야 합니다. 물가 상승과 환율 급등으로 인해 원가 상승 요인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어 올라가면 올라갔지 내려갈 일이 없는 게 사실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 돈을 내고 다닐 차가 없다는 심각한 문제가 도사라고 있습니다. 이 계획은 대구시 인구 350만 명이 될 것이란 예상 하에 세운 것인데 지금 대구의 인구는 250만 이하로 줄어들고 있으니 주변 여건과 상황 변화에 따라 수정하는 게 너무나도 당연함에도 불구하고 ‘밀어 붙여’라며 개발 독재 시대나 하던 짓거리를 해대고 있으니 웃기죠. ‘터널 찬성’을 말하는 사람들도 이 돈을 내고 다닌다고 하면 ‘열에 아홉은 반대’ 합니다. 그러면 예측 통행량을 못 미쳐 발생하는 적자는 대구시가 시민들 세금으로 메워줘야 엉터리 계약이라는데 문제가 발생합니다. 대구경제의 발목을 잡는 대표적으로 잘못된 민투사업의 사례인 ‘제2 범안로’가 되어 또다시 대구 경제를 수렁으로 빠트린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통행 예측을 과다하게 해 ‘검은 돈 거래’를 한다는 게 맞죠.



사실이 이럴 진데 재난에 대비한 대책은 전혀 없고 설상가상으로 중간에 환기구 하나 없는 이 터널이 완공이 되면 그 매연과 소음ㆍ먼지 등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터널 입구 쪽 주민들이 입게 될 것이 불을 보듯 뻔 한데 어떻게 이 지역 주민들이 가만히 있을 수 있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구시는 이 지역 주민들에게 제대로 된 주민설명회 한 번도 열지 않고 공사를 강행하고 있습니다. 이에 주민들은 이 공사를 맨 몸으로 저지하려고 나섰습니다. 지난 2월 24일부터 시작된 ‘앞산강제 철거’의 시작을 알리는 벌목 작업을 지역 주민들이 ‘앞산꼭지’(앞산을 꼭 지키려는 사람들의 모임)들과 함께 막았습니다. 아무런 싸움 한 번 해 보지 않은 아주머니들이 ‘달비골 강제철거를 저지’하러 나섰습니다.


그런데 정말 놀라운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너무나도 잘 싸우시는데 수십 그루의 나무가 베어졌지만 이 여전사들이 벌목을 막아버렸습니다. 오죽하면 시공사인 태영건설이 자신들의 힘으로 도저히 안 되자 용역경비라는 용병들을 동원했겠습니까? 태영건설이 벌목용 체인톱을 경호ㆍ경비하러 용역경비를 동원하는 기상천외한 사건이 벌어진 것이죠. 물론 태영건설 직원들의 손에는 작업과 관련한 그 어떤 서류는 없고 오직 불법 채증 카메라만 있었으니 애당초 그들이 하고자 하는 게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우리네 삶 자체가 ‘기적의 연속이요 신화’라는 어느 신학자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여성 특유의 모성 본능인지 모르겠으나 처음에는 피해보상으로 시작된 싸움이 몇 차례 반복된 벌목저지 싸움으로 아주머니들이 보여준 투쟁의 강도는 점점 높아져 앞산 달비골의 숲을 자식들을 지키듯 보듬어 안았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모두다 이 지역에서 20여년 가까이 사신 분들로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오신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그 연로한 몸으로 그야말로 막내 자식뻘인 새파랗게 젊은 용병 녀석들과 맞서서 당당하게 싸우셨습니다. 그런 와중에 아무리 당당한 아주머니들이지만 거대한 덩치의 깡패들이 한꺼번에 무리지어 덤비면 당할 재간이 없어 많은 아주머니들이 다쳤습니다. 그 중 한 아주머니는 얼굴과 코가 체인톱날에 찢어져 쉰 바늘이나 꿰매는 사고를 당했고, 다른 한 아주머니는 그놈들이 마구잡이로 밀어버리는 통에 그대로 넘어져 실신을 해 몇 시간을 의식불명의 상태로 응급실에서 눕고야 말았습니다. 앞산꼭지 정수근 상황실장이 용병들에게 떠밀려 돌무더기에 쳐 박힌 채 그대로 실신해서 몇 시간 동안 깨어나질 못했습니다. 30대의 젊은 사람이 실신할 정도면 어떤 상황이었는지 짐작이 가고도 남을 것입니다.


그래도 태영건설은 ‘작업 중지’를 하지 않았고 병원에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 최소한의 인륜조차 지키지 않는 파렴치한 천박한 건설자본임을 보여주었습니다. 그 덕분(?)에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자 여론악화를 두려워한 대구시는 급기야 건설관리본부장이 달비골 현장에 귀하신 몸을 이끌고 나타나 벌목 작업 중단시켰고, 지금은 주민들과 협상을 하겠다고 합니다. 앞산터널 사업 계획 속에 달비골 지역 주민들에 대한 직간접적인 피해 보상 예산이 전혀 없음은 물론입니다. 아무리 항의 전화를 하고 ‘사람이 다치는데 현장에 안 나오느냐’고 고함질러도 묵묵부답인 그들을 일단 결과적으로 대구시를 협상 자리로 끌고 온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이 모든 싸움의 공은 여러 주민들에게 있지만 특히 주목하고 싶은 사람들은 바로 아주머니부대들입니다. 그분들이 아니었다면 ‘벌목 중단’은 커녕 앞산 강제철거를 자행하고 말았을 겁니다.



아직 끝이 난 싸움이 아니지만 이 짧은 승리의 일등 공신은 바로 자식들을 낳아 키운 어머니들인 아주머니들입니다. 현장에서 바라본 이들의 모습은 바로 여전사들의 모습이었습니다. 모성 본능으로 똘똘 뭉쳐 우리들의 자식(나무)들은 반드시 지키고야 만다는 다짐이 눈에 보이는 그들의 모습에서 이 앞산싸움의 희망을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부디 이 앞산 달비골의 여전사들 덕분에 앞산의 나무를 지키고 그로 인해 앞산이 살고 또 이로 인해 이 땅에서 이런 비경제적이고 부도덕하고 반환경적인 이런 야만스런 개발계획은 즉시로 철회되기를 간절히 빕니다. 이 앞산의 전사들을 만나고 싶은 분들은 앞산 달비골로 들머리로 오시면 언제든지 만날 수 있습니다. 앞산을 아끼고 지키려는 사람들의 아담한 천막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앞산터널 공사와 관련해서는 대구시 도로과 민자계(담당: 이찬호)와 대구시 종합건설관리본부 토목1과(담당: 김재영)에서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용역경비라는 용병을 투입해 대구의 주민들을 짓밟은 태영건설(소장:박종진)에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직무유기를 한 대구시와 용역깡패 동원한 태영건설에 폭력사건과 관련해 대구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아래로 항의전화를 합시다! 단 욕설이나 업무 방해는 안 되는 거 아시죠? 정중하고도 강력한 우리들의 항의 의사만 전달하면 됩니다. ^^ (앞산꼭지http://apsan.tistory.com/)


대구시청 도로과 민자도로계     (053) 803-4821

대구시 건설관리 본부장실       (053) 603-5300

태영건설 홈페이지  http://www.taeyoung.com

태영건설 대구현장 사무소       (053) 743-86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