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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생태

‘앞산달비골’에서 12월 마지막 월요일에 전하는 소식

 

어제는 일요일이라 어묵포장마차를 해야 하는 손태익 꼭지가 아침 일찍부터 바쁘게 움직였습니다. 일주일 동안 일하고 피곤한 몸 하루라도 쉬여야 하건만 피로가 누적되어 입술이 부르트는 등 옆에서 보고 있노라면 걱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예전처럼 잘 돌아가던 부녀회만 있어도 서로 짐을 나누면 수월하게 할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해 안타깝기만 합니다. 앞산꼭지들의 일촌계 모임이 있어 앞산을 지키자는 결의를 다졌습니다. 마침 같은 당원인 김수청, 이성우 동지가 보이기에 ‘나무 위의 성’ 보강 공사에 필요한 물품을 부탁했더니 두 말없이 바로 철물점에 가서 챙겨주어 덕분에 디딜 때 마다 흔들리는 곳에 못질도 하고, 탱탱하게 걸어 놓아 빠질 위험성이 있는 곳에 보강도 했습니다.




녹록치 않은 세상살이에 노동운동과 진보정당 운동까지 한 몸 사리지 않는 사람들이라 부탁 한 마디에 바로 움직이는 고마운 동지들입니다. ‘형님 좀 있다 하면 안 됩니까’기에 ‘지금 바로 필요하다’는 말에 10여분 만에 갖다 주는 신속함에 놀랍고 고마울 따름이지요. 2009년 1월 1일부터 대구MBC(문화방송) 구내식당을 운영하는데 경북지역 농민들이 재배한 유기농산물을 식자재로 사용한다고 들었습니다. ‘지역농산물소비운동’으로 양글로는 ‘로컬푸드시스템’이라 부르더군요. 우리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어색한 외국어 사용하는 진보진영 사람들을 보면 ‘먹물들이 우리말을 망쳤다’는 이오덕 선생님의 말씀이 떠오르기도 하고 저도 열 받습니다.


일촌계를 마치고 ‘상수리나무 위 집’에서 책을 보고 있는데 누군가 부르는 소리가 들려 나가봤더니 촛불 정국을 인터넷을 통해 확산시킨 인터넷의 주역인 아고라회원들이 고맙게도 찾아왔습니다. 챙겨주는 밤 잘 먹고 있는데 ‘추운데 고생한다’며 따뜻한 말을 전해주어 고맙기 그지없었습니다. 더 고마운 것은 사진전을 하러 현장답사를 왔다고 하더군요. ‘대구판 경부운하’를 막으려는 사람들의 마음이 하나 둘 쌓여만 갑니다. 이런 맛에 세끼 얻어먹는 저로서는 기운을 내지 않을 수 없지요. 이명박의 광우병쇠고기 수입으로 묵묵히 사는 데만 급급하던 소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온 것이지요. 이제 광우병을 넘어 한반도를 갈아엎으려는 경부운하와 ‘의료상업화’ 문제로 의제가 발전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훈련과 연단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이들을 만나면서 다시 한 번 깨닫습니다.


 ▲ 앞산지키기에 힘을 보태기 위해 경기도 부천에서 자전거로 온다는 분의 사진입니다.


이 추운 엄동설한에 ‘공영방송 사수’를 위해 총파업에 들어가 방송 대신 거리로 나온 언론노동자들의 소식을 들었습니다. 노동자들의 파업 대부분이 깨지거나 밀린 협상을 했음에도 언론노조의 파업은 늘 이겨왔습니다. 그만큼 파급효과나 사회적인 파장이 크다는 것이죠. 추운데 건강 상하지 않고 잘 싸워 언론악법 저지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언론 관련 7대 악업을 만든 ‘언론5적’은 한심한당의 ‘정병국ㆍ진성호ㆍ고홍길 문화관광위원장, 잘 생긴 외모와 깔끔한 모습과는 달리 성차별로 가득 찬 명예남성 중의 명예남성인 나경원, 그리고 영원한 홍 반장인 홍준표라고 들었습니다. 언론노조라서 신사적으로 싸우니 망정이지 건설노조라 파업이라면 경찰에 신변 보호 요청도 하고, 어깨들 대여섯 명은 데리고 다녀야 할 겁니다.


이래저래 하루가 가고 나무 위 농성 16일째 아침입니다. 제가 올라온 지 벌써 열흘이 넘어 11일째군요. 운동할 공간만 좀 더 넓으면 말뚝 박아도 될 것 같습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자동차 소음이 귀를 울려 새벽에 잠을 깹니다. 다섯 시간도 못 잤는데 게으를 틈을 주지 않는군요. 밀린 숙제에다 인터넷으로 곳곳에 퍼 날라야 하는 ‘상수리나무 위’에 있는 ‘앞산꼭지 상근자’의 하루가 시작되었는데 앞산지키는 일에 힘을 보태려도 경기도 부천에서 자전거를 타고 온다는 분의 반가운 소식을 들었습니다. 앞산지키는 싸움이 대구만의 일이 아니라 ‘경부운하’ 저지 운동의 몸풀기로 전국적인 의제로 퍼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 차의 횡포가 이만저만이 아닌데 차 조심해서 무사히 오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