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 이야기

앞산터널 불법공사 묵인한 대구시와 (주)태영을 규탄한다!


 

대구시는 앞산터널공사 중단하고 문화재지표조사 실시하라


대구시가 민간 투자 사업으로 시행하고 있는 대구4차 순환도로 상인~범물 간 공사(이하 앞산터널공사)의 용두골 구간에서 중요한 선사시대유적지와 그 인근에서 다수의 문화유적 추정지가 발견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구시와 (주)태영은 이에 대한 아무런 대책도 없이, 이 구간에 대한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뒤늦게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문화재청에서 대구광역시장과 수성구청장에게 공사를 중지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그러나 이를 무시하고 문화재에 대한 아무런 보존대책도 없이 앞산터널 공사를 강행하여, 마침내 이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던 시민들과 물리적인 충돌을 일으켰고, 선량한 시민들이 부당하게 피해를 입었다. 하지만 대구시장의 이러한 ‘무대책’과 ‘무능’보다 더 분노를 자아내는 것은 앞산터널공사의 문화재 지표조사를 둘러싸고 벌어진 ‘의혹’에 있다.


2005년 (주)태영은 앞산터널공사의 문화재 지표조사를 영남문화재연구원(이하 영문연)에 의뢰를 하였고, 영문연은 이 구간의 문화재 가운데 14곳의 주요문화재를 조사하면서 유독 대구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문화유적의 하나인 선사시대 ‘바위그늘유적’과 ‘상동지석묘 상석채석장’ 추정지 등을 누락시켰다. 영문연은 이를 문헌조사에서부터 제외했으며, 현장조사 결과에도 빠져있었다. 그러나 이는 일반인들이 오가며 육안으로도 확인이 가능할 만큼 시야가 확보된 곳에 있는 유적지들이고, 특히 바위그늘 유적은 국립대구박물관이 2000년 12월에 이미 발굴하여 당시 지역의 언론에도 크게 보도가 된바 있다. 당시 국립대구박물관은 ‘앞으로 전면적인 조사를 통해 유적의 성격을 보다 명확하게 밝혀야’한다고 주장한바 있다. 그런데도 문화재 전문연구기관인 영문연이 이들 유적지와 유적 추정지를 문헌조사, 현장조사에서 누락시켰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바위그늘 유적지뿐만 아니라 유적 추정지까지 모두 공사현장에서 500m 이내에 있다. 만약에 공사현장에서 불과 500m 반경 안에 있는 바위그늘 유적지를 문헌조사와 현장조사에서 고의로 누락을 시켰다면, 이는 명백하게 문화재 관련법을 위반한 것이다. 그리고 더욱 명백한 부정은 영문연이 문화재 지표조사를 할 당시에는 2005년 설계도에 따라 문화재지표조사가 이루어졌다. 그런데 이후 설계 변경이 있었고 변경된 현재의 설계에 따르면 바위그늘 유적은 완전히 훼손되도록 되어 있다. 설계를 변경할 경우, 문화재 재조사를 반드시 실시해야 한다. 그런데도 문화재 지표조사를 다시 실시하지 않고 공사를 강행한 것이다. 이는 앞산터널공사를 강행하기 위해 고의로 문화재를 누락시켰다는 의혹을 받기에 충분하다.


더욱 한심한 것은 시민들의 문제제기로 뒤늦게 실시하는 문화재 재조사를 다시 저 영남문화재연구원에 의뢰하였다는 것이다. 당시 앞산터널공사의 문화재 지표조사단 단장은 영문연의 원장이었다. 그 교수는 앞산터널 문화재 지표조사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하였다고 하면서, 그저 관행상 이름만 얹어 놓은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이런 부정과 부실의 의혹이 있는 영문연에 다시 재조사를 맡겨야 하는 이유가 ‘영문연 외엔 마땅히 할 기관이 없어서’라는 것이다. 이는 대구시의 행정편의주의의 산물이며, 이 모든 사태를 감시, 감독해야 하는 대구시가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도록 방관만 하고 있는 것은 대구시장의 명백한 직무유기이다.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을 비롯한 지역문화의 뿌리를 이토록 가볍게 여기고 파괴하면서 앞산터널 공사를 강행하는 것은 우리 대구를 뿌리도 없는 도시, 문화 자존심도 없는 지역으로 전락시키고 말 것이다. 이에 우리는 앞산터널 공사를 즉각 전면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2008. 11.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