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진보정치

무원칙한 통합파는 얼른 떠나시라.

연합정당론의 실체는 무엇인가?


노동당이 살아남는 게 쉽지 않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비루하게라도 살아남자’는 동지들은 더 없을 것입니다. 레디앙의 편집장인 정종권 씨가 ‘정의당에 입당해 이중 당적을 갖겠다’고 페이스북에서 밝혔습니다. 신자유주의자들과 같이 살겠다는 공개선언에 놀라지 않은 것은 ‘그 사람은 원래 그렇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당권파인 녹색사회주의연대 모임에서도 김준수·김종철 두 사람이 ‘연합정당론’을 거론한 것은 본격적인 불 지피기가 외곽 뿐 아니라 당내에서 시작되었다는 말이지요. 김종철 씨는 8월 노정추 지리산 모임에 참여한 걸 보니 적극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재작년 독자파로 당을 지켜야 한다던 그들이 ‘6.26 당 대회’에서 특별결의문을 들고 나온 지 2년 만에 연합정당론에 매달리는 저의는 무엇일까요?


대표적인 통합파인 서울 관악의 나경채 당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보신당이 선출한 대표단은 진보정치(진보신당이 아닌)의 재건과 이를 위한 진보정치의 재편을 전면에 내걸고 임기를 시작했다. 나는 그 계획이 진보연합정당론과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거기에 동의하지 않는 동지들은 어떤 노선을 갖고 있는지를 밝혀야 한다.”면서 대표단 선거를 치르면서 연합 선본을 꾸린 이유가 연합정당론에 근거한 것이었음을 명확히 확인해 주었습니다.


다시 휘몰아치는 통합의 광풍


지금 통합론자들은 ‘경기동부를 제외한 모든 세력이 헤쳐 모여야 한다’는 식상한 노래만 틀어 댑니다. 인천연합이 주체사상과 결별하고 전향이라도 했다면 모르나 ‘북한 앞에만 서면 한 없이 작아져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란 걸 잊고 있는 것 같아 의아할 따름입니다. 연합정당론의 상당수가 ‘참여계는 충분히 제압할 수 있다’며 적극적인 통합을 들먹이는 건 3당 야합 때 ‘호랑이 잡으러 호랑이 굴로 들어간다.’는 김영삼의 변명과 전혀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어떤 조직이든 조직 보존과 생존의 논리는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 이유로 어떤 형태로든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훗날의 힘든 전망보다는 코앞의 이익에 판단이 흐려지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그럴수록 당원들에게 솔직하게 털어 놓는 것 말고 더 좋은 해결책은 없다고 믿습니다. 연합정당론이 정말 필요하다면서도 당원들에게 정직하게 털어 놓지 않으니 의혹이 쌓여가는 건 너무 당연하죠.


재작년과 같은 통합의 광풍이 또 휘몰아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습니다. 노심조가 정직하지 않았듯이 지금도 이름만 바꾼 연합정당론을 거론하는 개개인들 역시 솔직하지 않습니다. ‘살아남아야 한다’는 논리를 들먹이며 구차한 삶을 강요하는 게 어쩌면 노심조와 그렇게 닮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진보정치를 할 능력이 없거나 싫으면 떠나면 되지 물귀신 작전을 펴는 건 너무 유치하죠. 대표단 선거에서 연합정당론을 지지하지 않은 표가 57퍼센트란 건 분명한 사실 아닌가요? (사진: 노동당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