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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정치

이제는 말해야겠다.

좋아하는 건 당연한 권리

 

오창엽 동지의 글을 보고 용기를 낸다. 실명비판이 진짜 비판이듯 구체적인 문제 제기가 아닌 애매한 지적은 장난질에 불과하다는 걸 알면서도 비겁하게 자꾸만 스스로 검열을 했다. 이른바 사회당계와 아무런 관계가 없지만 당명 원안 반대를 나름대로 조직했다. 밥줄 때문에 가지 않았음에도 인터넷방송을 보면서 현장에 수시로 전화와 문자질(?)을 해 독려한 걸 당을 깨려고 했다면 할 말이 없다.

 

 

우연인지 모르나 2표 차이로 부결이 되어 좋아하고 바로 문자도 날렸다. 대회장에서 대 놓고 떠드는 건 상대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만 통합 안이 부결되었을 때 좋아서 박수를 쳤듯이 좋아할 수도 있는 게 인간의 본성임에도 미친 놈처럼 몰아붙이며 마녀사냥을 하는 건 우리가 21세기 진보정당이 맞는지 자문해 보지 않으면 안 된다.

 

부결되면 집행부가 사퇴하는 등 혼란에 빠진다는 으름장 노심이 많이 써 먹은 것으로 흘러간 옛 노래라 듣기 거북하다. 그러고도 불안한지 부정 투표까지 발생한 걸 보면 당권파와 녹사연 집에 불이 난 건 분명한가 보다. 조사해 봐야 알겠지만 부정투표가 충북에만 국한 되었을 것이라 보는 건 정말 순진하거나 멍청하다.

 

그들의 말처럼 불이 났다. 당 전체에 난 게 아니라 당권파와 녹사연이라는 유령 같은 정파의 숙소에 발생한 것이다. 단일 안건도 통과 못시키는 무능하고 안일하고 지리멸렬한 집단의 머리 위에.

 

하긴 그 정파는 노심조가 떠난 이후 진보신당을 자기들의 소유물로 생각하고 있었으니 누가 빼앗아갈까 노심초사 전전긍긍하고 있었을 것이다. 당명도 강령도 대충 만들고 유지해서 눈치를 보다가 다른 힘센 세력과 붙어먹든 합종연횡하든 아무튼 당을 자기들이 쥐락펴락하면서 애지중지 소유하고 싶었을 것이다.”(오창엽 동지 글)

 

 

막말 하는 자들이 누구인가?

 

그런데 부결되었다고 호들갑을 떠는 것도 모자라는지 막말을 토하는 상근자들이 있다. 당명 채택이 안 되어 당이 망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난리치는 그들 중 녹사연 회원이 아닌 사람이 있는가? 그렇게 말하지 않고 견딜 재간이 없으면 사표 쓰면 되지 그 자리에 있으면서 난리치는 건 몰상식한 짓이다. 당이 혼란에 빠진 것인지, 녹사연이 시끄러운지 냉정하게 생각해 보자.

 

무엇을 주장하고 누가 주도하고 중앙당과 시도당 주요 간부들 가운데 어떤 사람들이 심어져 있는가?”란 오해를 없애려면 정파 등록을 하고 실체를 공개해야 한다. 이러고도 암암리에 한다면 우린 진보신당의 전위 조직이란 걸 만천하에 드러낸 것이다. 다시 한 번 솔직하게 자문해 보자. 이번에 당명 바꾸고, 당헌·당규 자구 수정하는 것 말고 과연 재창당할 의사가 있었는가? 대의원대회 준비위원에 대표단 전원이 참여한 것부터가 의욕이 지나쳤다는 걸 인식하는 게 우선이다.

 

정말 수습할 의지가 있는가?

 

집행부가 당명제정 단일안건 처리를 위해 721일 임시 당 대회를 열겠다고 공지한 것은 문제를 수습하려는 게 아니라 배수진을 치고 당원·대의원과 싸우겠다는 뜻으로 비친다. 정말 필요한 것은 임시대의원대회가 아니라 일정을 조금 늦추더라도 문제의 원인이 무엇인지 분석하고 해결책을 찾는 것이다. 그런 후 당명을 확정해야지 7월에 열겠다는 건 상처를 수술도 하지 않고 꿰매는 것으로 돌팔이도 그렇게는 하지 않는다.

 

지금 당장 이용길 대표는 번안동의 요청에 대해 정중히 사과하고, 부정투표에 대해 책임을 물어 관련 상근자의 사표부터 받아야 한다. 그런 후 공정한 조사를 위해 반대진영이 수긍할 수 있는 인물로 대의원 대회 부정투표 진상 조사위원회를 구성해야 혼란을 줄일 수 있다. 사무총국의 그렇게 간단한 조사 내용은 꼬리만 잘린 것으로 매우 부실하다는 비난을 자초한 것에 다름 아니다.

 

부정 투표가 있었다고 대표단이 사퇴하는 건 반대한다. 정말 당을 걱정하고 내년 지방선거에 제대로 임하려면 당명 선정과 당헌·당규 개정을 원점에서 시작하고, 녹사연과 관계를 정리해야 한다. 그래도 미련이 남아 미워도 다시 한 번이라면 정말 당은 혼란에 빠진다. 바늘구멍에 실을 꿰지 않고 사용할 수는 없듯이 아무리 급해도 순서를 어기면 큰 대가를 치를 수 밖에 없지 않은가? 이용길 대표에게 하는 마지막 말이 아니길 빈다. (사진: 당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