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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정치

이런 대표 후보를 지지하고 싶다.

2013년이 되면 당직 선거가 시작됩니다. 당원들이 새로 선출할 대표단에게 당 운영의 민주화와 녹색 진보좌파 정당으로서 ‘더 이상 미루지 말아야 할 것’을 말씀드리려 합니다. 사퇴한 집행부가 통합 논의 과정에서 많은 상처를 받고 흔들리는 당을 세우는 등 어려운 가운데 고생을 많이 했지만 당원들이 보기에 미흡한 부분이 많았던 게 사실입니다. 새로운 대표단은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발전시켰으면 좋겠습니다.


먼저, 하루 빨리 당명을 우리 정체성에 맞도록 바꾸어야 합니다. 통합진보당, 진보정의당 등 우리와 유사한 당명이 너무 많아 시민들이 다 ‘그 나물의 그 밥’인 줄 압니다. 이런 혼란을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 이는 옛 사회당과 통합하면서 약속한 것이기도 합니다. 우리 스스로가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서 세상을 향해 ‘약속’을 들먹이는 건 자가당착입니다. 필요하다면 그에 맞는 강령 개정도 검토하는 게 좋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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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을 분명히 구분해야 합니다. 늘 협상 테이블에 앉아 있으면서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을 구분하지 못하는 모습을 당원들은 다시 보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모든 세력과의 연대를 통해 새로운 정당을 만들고 대통령 선거를 하겠다는 생각은 현실과 너무나 먼 이야기 입니다. 움직이지 않는 상대방을 위해 왜 그렇게 많은 시간을 투자했는지 도대체 알 수 없습니다.


그 와중에서 우리 당 스스로 힘들어지는 모습을 바로 눈앞에서 똑똑히 본 당원들이 정말 많을 것입니다. 내년 4~5월이면 정계 개편의 회오리바람이 또 불어올지 모릅니다. 탈당해 진보정의당에 가 있는 세력은 몸집을 불리기 위해 우릴 흔들어 댄다는 것은 너무 뻔한 일입니다. 그럴수록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이나 조직을 분명히 하고 한 발 한 발 조금이라도 앞으로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만약 더 이상 우리와 함께 할 사람이나 세력이 없다면 스스로를 갈고 닦아야 합니다.


셋째, 삼성과 싸움이란 거창한 말을 하기 전에 민주적인 당 운영을 위한 당헌ㆍ당규 개정을 해야 합니다. 우리 내부가 민주적인지 않으면서 아무리 ‘삼성과 마짱뜬다’고 한들 귀담아 들을 당원들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현 당헌당규는 제대로 다듬어지지 않은 엉성한 구석이 너무 많습니다. 대표가 마음만 먹으면 당을 좌지우지 하고도 남을 정도로 권한이 집중되어 있습니다. 조금만 관심을 갖고 보면 바로 눈에 보입니다.


대표였던 조승수 씨가 대의원대회 결과와 관계없이 막 나갈 수 있었던 것은 권한을 제어할 장치가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전국위원회에서 아무리 제동을 걸어도 ‘대표의 고유권한’이라며 밀어붙였던 악몽이 재발하지 않게 하려면 당규를 바꾸어야 합니다. 안효상 씨가 대의원대회에서 부결된 당명 개정안을 전국위원회에 상정한 것 민주주의의 기본인 일사부재의 원칙을 어긴 것이기도 하지만 제어가 불가능한 ‘대표의 권한’ 때문입니다.


넷째, 전국위원회 의장을 선출해야 합니다. 민주당은 물론이요 새누리당 조차 선출하는 걸 우리만 대표가 겸임하고 있는 것은 권한의 분산이라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에도 맞지 않습니다. 민주노동당 시절 유물을 우리가 지금까지 붙들고 있는 형국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당의 새로운 인물이 정치적인 훈련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측면에서도 전국위원회 의장을 따로 선출하도록 당헌ㆍ당규를 바꾸어야 합니다.


다섯째, 상근자 채용과 인사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독립적인 인사위원회를 구성해야 합니다. 노무현 정권 시절 인사위원회가 구성되었고, 장관 청문회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인사권의 횡포를 ‘검증’하자는 취지입니다. 아직도 당에 독립적인 인사위원회가 구성되어 있지 않으면서 민주적인 당 운영을 말할 수는 없습니다. 현 당규는 사무총장이 인사위원장을 겸하고 있는데 대표가 지명하는데 반대 의견을 낼 수 있다 건 불가능에 가깝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가장 좋은 것은 전국위원회 산하에 두어 지역과 부문 할당을 고려해 선출하고, 회의도 지역과 서울을 오가며 갖도록 해야 합니다. 전문성도 좋지만 특정 상근자가 한 자리에 오래 근무하지 않고 순환 보직을 시키려면 꼭 인사위원회가 반드시 있어야 가장 좋습니다. 대표가 한 인사권을 다시 검증해 위험 부담을 줄이는 장점도 있는 이런 제도적인 장치가 우리 당에 없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입니다.


끝으로, 성평등 교육 등 사라진 당원 의무교육을 부활해야 합니다. 대기업 노동조합의 경우 12시간으로 이틀은 꼬박해야 될 정도입니다. 한 직장에서 근무하는 노동조합과 다르다 할지라도 정체성을 확인하는 기본적인 교육이 없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린 의무교육을 없앴으나 민주노동당은 성평등교육에다 장애인지교육까지 실시했다는 사실을 명심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배우지 않는 사람과 조직이 건강한 생명을 이어갈 수 없음은 중학생도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