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치ㆍ경제

윤희용이 친구 김부선 님에게

우리 영화를 지키는 아름다운 배우 김부선


아름다운 배우 김부선 님과 저는 페이스북의 친구입니다. 연배라 서로 살아온 시대가 비슷하니 더 호감이 갑니다. 페이스북에서 ‘경상도 사투리를 지도해 줄 사람을 찾는다’며 갑자기 출연하게 되어 기쁘다고 자랑하는 걸 보면서 ‘참 맑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더군요. 우린 그렇게 알게 되었고 서로 전화번호도 알려 주었습니다. 제가 정당에 몸담고 있는지라 정치인 전화번호는 몇 개 있으나 연예인은 김부선 님이 유일해 잘 간직하고 있습니다. ^^

 


김부선 님의 왕팬이 된 것은 노무현 정권이 헌법기관인 국회의원마저 출입을 봉쇄시킨 채 노숙시켜 가며 한미FTA를 밀어 붙일 때 ‘우리들의 이야기를 우리 영화에 담고 싶다’는 아주 소박한 말로 우리 문화를 지키는 모습을 보고나서 부터입니다. 아무리 간이 크다고 해도 연예인이 정권과 맞선다는 건 어지간한 소신이 없고는 불가능함에도 불구하고 김부선 님은 아주 당당하게 ‘우리 영화 죽이는 한미 FTA반대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그런 김부선 님이 요즘 정동영ㆍ최재천ㆍ송호창 후보 지지를 호소하며 연일 바쁘게 보내는 걸 봤습니다. 세 분은 ‘한미FTA를 반대하며 체결되었을 경우 국내법과 어떻게 충돌되며 무엇이 문제인지 아주 상세하게 지적하며 반대의 근거를 명확히 밝힌 분들임에 분명해 보수정치인이지만 저도 좋아합니다. 그렇지만 그 분들이 속한 통합민주당의 당론은 한미FTA 폐기가 아니란 걸 김부선 님은 잘 아시죠? 노무현 정권의 한미FTA와 이명박 정권의 한미FTA가 무슨 차별성이 있는지 의아할 뿐입니다.


한미FTA폐기가 아닌 개정이 당론인 통합민주당


상식을 가진 많은 분들이 ‘한미FTA는 제 2 경술국치’라며 ‘절대 안 된다’고 함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이명박 정권의 한미FTA만 반대할 뿐 폐기는 꺼내지 조차 않습니다. 노무현의 남자로 대통령 후보로 조차 거론되는 문재인 후보가 노무현 정권의 한미FTA를 폐기해야 한다고 말하는 걸 들어 보지 못했고, 똑똑하고 당찬 박영선 최고위원 역시 마찬가지인 게 통합민주당의 한계임을 모르지 않을 것입니다. 정치는 정당 정치일 수 밖에 없음을 김부선 님이나 저나 잘 압니다.


그러기에 개인 정동영ㆍ최재천ㆍ송호창은 한미FTA반대를 외치며 소리 높일 수 있을지 모르나 그 분들이 당선되어 국회에 가도 폐기는 절대 불가능할 수 밖에 없는 게 민주당의 구조입니다. 아무리 몸부림 쳐도 민주당에서는 ‘제2 경숙국치’를 없앨 수 없다는 것이죠. ‘한미FTA가 체결되면 우리 영화가 어렵게 되니 재고해 주시라.’는 배우 이준기 씨의 말에 “그렇게 자신이 없습니까? 우리도 영화 잘 만들면 되지 않습니까?”라며 타박한 노무현 대통령과 “우리도 영화 잘 만들면 된다”고 해 토론장을 웃긴 김종훈 씨의 말은 결코 다르지 않습니다.


김부선 님의 수고가 한미FTA를 반대하며 싸운 세 분의 당선에 도움이 되겠지만 ‘우리들의 이야기를 우리 영화에 담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을 이루기 어려워져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혈기 왕성한 청년시절 ‘천박하다’며 대중문화를 멀리 했으나 ‘청소년들이 왕조현을 좋아하는 것 보다 최진실을 좋아하는 게 더 좋지 않으냐?’는 어느 배우의 말을 듣고 확 바꿨고, 성악공연도 가지만 연극과 영화는 일부러 시간을 내어 보러 갈 정도로 변했고 특히 영화인들을 보는 시각이 확 달라졌습니다.

 

▲ 2008년 진보신당 홍보대사로 선거운동에 뛰어든 배우 김부선. 가장 열심히 뛴 선거운동원이라는 게 당내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친구 김부선, 정당기호 16번을 지지해 주시라.


4년 전 2008년 진보신당이 창당할 때 ‘홍보대사’로 나서 주신 것을 우리 동지들은 고맙기 그지없습니다. 그 때 대표를 한 똑똑하고 말 잘하는 사람들이 도망 간 자리를 부족한 저와 같은 사람들이 지키고 있습니다. ‘진보정치의 깃발이 내려져서는 절대 안 된다’는 일념으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면서 말이죠. 페이스북을 통해 봐서 잘 아시겠지만 저희는 삼성과 같은 재벌과 맞서고, 언제 터질지 모르는 핵폭탄인 핵발전소를 2030년까지 폐기하고 당장 반값 등록금을 실현하자고 외칩니다.


국립대 통합을 시작으로 학벌사회의 상징인 서울대학교를 지역으로 분산해 모든 대학의 서울대화 하고, 대학등록금 무상을 실시해 돈 없어도 걱정없이 공부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자고 선거에 임하고 있습니다. 한미FTA 폐기는 두말 하면 잔소리죠. 이런 저희들에게 일할 기회를 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다양한 정치 세력이 국회에 들어가 서로 조화를 이루어야 우리 사회가 발전한다는 건 상식이죠. 그러기에 친구인 김부선 님에게 간곡히 부탁합니다.


김부선 님과 동업자인 봉준호 감독과, 화차로 뜨고 있는 변영주 감독은 진보신당의 당원이란 걸 아시는지 모르겠군요. 이번 선거에서 비례후보 16번을 찍어 최소한 16년까지 행복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비례후보 16번을 찍으면 정몽준과 마짱 뜬 청소노동자 김순자, 우리 교육을 지키려다 노무현 정권에 의해 두 번 째 해직되어 초롱초롱한 눈망울의 아이들이 기다리는 교단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장혜옥 후보가 국회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파리의 택시기사인 홍세화도 마찬가지고요. (위 사진: 김부선 페이스북)


                                     부활절에 대구에서 친구 윤 희 용


덧 글: 전화번호는 서로 알지만 통화는 한 번도 하지 못했습니다. 이 노릇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