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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ㆍ경제

심상정 동지, ‘연립정부 구성’의 무거운 짐 내려놓으시죠.

 

‘연립정부 구성’ 반대는 조직의 명령


심상정 동지, 대구 달서구에 당적을 두고 있는 윤희용 입니다. 만날 때 마다 ‘딸에게 갔다 줘야 한다’며 사인을 받은 저를 기억 하시죠? 오랜 세월 건설노동자로 살아오다 겹친 사고 끝에 외상 후 장애와 공황장애 등 마음의 병으로 고생한 후 건설현장을 떠나 지금은 천연염색 노동자로 살아갑니다. 생태 문제를 고민하는 제게 가장 맡는 일이기도 하고, 지금까지 한 모든 노동이 밥벌이 때문에 마지못해 한 것이지만 이 일은 하면 할수록 재미있어 하루하루가 신납니다.



우린 ‘이 땅에 진보정당이 필요하다’는 일념으로 만난 뜻을 함께 하는 동지입니다. 그런 제가 작년 지방선거 때 후보 사퇴를 한 후부터 심상정을 비판하는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이 땅의 많은 청년 여성들에게 엄청난 실망을 안겨주었고, 무엇보다 제 딸과 이 삼십 대의 질녀들이 받은 상처가 너무 커 아비 된 자로서 도저히 그냥 있을 수 없었습니다. 이젠 그만 하려 했는데 아직도 연립정부 구성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심상정 동지를 보노라면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현장에서 직접 보셨듯이 ‘연립정부 구성에 대한 안건’은 진보신당 대의원 대회에서 부결된 사안입니다. 그러면 더 이상 거론하지 않는 게 조직 구성원의 기본 예의입니다. 당의 고위직을 역임한 분이 이러는 건 더 보기 좋지 않습니다. 연립 정부 구성은 최고 의결기구에서 ‘진보의 가치를 버리는 것’이라는 게 표결 결과로 나타났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해가 있다’며 해명을 하니 정말 난감합니다. 자신의 견해를 밝힐 자유는 분명 있지만 계속 우기는 건 모양새도 좋지 않습니다.


부결된 연립정부로 더 이상 당을 흔들지 마시라!


노회찬 고문과 서로 공방하는 게 내용의 진위 여부를 떠나 대의원대회 결정을 무시하는 오만한 자세라고 본다면 지나친 우려인가요? 조직의 합의와 결정 사항이 내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불만을 토로할 수는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존중한다’는 건 모든 조직 운동의 처음이자 마지막입니다. 이게 싫다면 떠나는 것 말고는 다른 길이 없습니다. 지금 심상정 동지가 주장하는 것은 조직의 결정을 무시하고 버티겠다는 것으로 보여 매우 불편한 당원들이 많을 겁니다.


진보신당의 모든 당직자는 ‘조직의 결정과 합의를 충실히 수행한다’고 약속한 사람들입니다. ‘결정에 무조건 따르라’는 기계적인 명령은 반대하지만 조직이 결정한 범위를 벗어나는 행위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건 상식이죠. 이갑용 전 울산동구청장은 ‘공무원 노동조합 관련 자를 징계하라’는 노무현 정부의 지시에 ‘이는 양심에 어긋난 일이고, 내가 속한 당의 방침과 달라 거부한다’며 신념을 지키다 해임되었습니다. 원칙을 지킨 이갑용 동지에게 지금도 박수를 아끼지 않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노무현 정권의 해악을 누구보다 잘 아시는 분이 ‘노무현 정치경호실장’을 자처하는 유시민의 손을 들어준 것도 모자라 “위험하지만 민주당과 연립정부 구성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진보정치의 근간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것이나 마찬가지 아닌가요? 연인들이 같이 거닐기 가장 좋은 국립해상공원 변산반도 바로 옆을 틀어막은 새만금에 “18홀짜리 골프장 100개를 지어 관광객 유치하자”고 강변하던 사람이 유시민이란 걸 모르진 않으실 겁니다.



사랑은 교만하지 않고 오만한 자리에 앉지 않는 것


18홀이면 하루 지하수 6천톤을 소비하고 엄청난 농약과 화학 비료로 인근을 오염시켜 버립니다. 유시민 씨의 말대로 새만금에 골프장 100개를 짓는다면 서해안의 생태계를 송두리째 파괴한다는 건 지극히 자명한 사실 아닌가요? 4대강 삽질 때문에 잠시 조용하지만 이명박 정권 못지않은 민주당의 토건족들과 연립정부를 구성해 할 수 있는 게 무엇이 있는지 도무지 납득할 수 없습니다. 이제 더 이상 당을 흔들지 말 것을 심상정 동지에게 간곡히 부탁합니다.


대의원대회 표결 결과를 보면 선수들이 서로 조율한 후 안건을 상정해 처리 가능한 전국위원회 보다 수위가 한결 더 강화되었습니다. 이를 ‘독자파의 완승’이라며 패권주의라고 말하는 것은 억지에 불과합니다. 레디앙에 기고한 김형탁 민생특위 위원장의 표현처럼 ‘선수들의 말이 먹히지 않는다’는 게 증명되었습니다. 이런 결과를 보고도 부결된 ‘연립정부 구성’에 대한 고집을 버리지 않는 것은 오만의 극치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대의원대회장에서 노회찬ㆍ심상정을 보고도 면전에서 그냥 지나친 많은 대의원들의 뜻을 알아야 합니다. 이제 그 무거운 ‘연립정부의 짐을 그만 내려놓으시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심상정 동지를 외면하는 당원들이 더 늘어나지 않을지 정말 걱정입니다. ‘사랑은 교만하지 않고 오만한 자리에 앉지 않는다’는 신약성서를 가장 먼저 기록한 바울 사도의 서신 한 구절을 사족으로 답니다. 반가운 얼굴로 다시 만났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