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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

이명박 정권의 종교편향에 분노한 불자들에게

 

이명박 정권의 종교편향은 불교신자에 대한 차별


이명박 정권이 해대는 종교 편향 정책에 화가 많이 나신 불자 여러분들에게 성탄의 기쁨이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아기 예수가 이 땅에 온 것은 비정규직 같이 소외된 자가 없는 ‘진정한 평화’를 우리에게 주려는 하느님의 뜻이지 화려하거나 요란한 것이 아님을 불자 여러분들도 잘 아실 줄 압니다. 이명박 정권의 몰지각한 정책에 편승해 교세 확장에 혈안이 된 일부 목사들의 잘못된 행태에 대해 기독교인의 한 사람으로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 새해 예산안 날치기 통과로 조계종의 정부, 여당에 대한 반발이 불교계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12월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민족문화 보호정책을 외면하고 종교편향을 자행하는 이명박 정부 규탄 법회’에서 불자들이 4대강 사업 중단과 새해 예산안 철회 등 이명박 대통령의 사죄를 요구하며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 오마이뉴스)

 

종교가 정치권과 결탁이 되면 어떤 추태가 벌어지는가를 그리 멀지 않은 이승만 정권에서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꾼 목사들이 마치 자신들만의 천년왕국이 도래한 것 처럼 착각을 하고 있으니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심정뿐입니다. 불교와 기독교가 서로 싸울 일이 전혀 없다고 저는 봅니다. 서로 싸움을 붙여 자신의 이익을 챙기려는 이명박 정권의 모리배들이 문제일 뿐이죠. 자신의 종교를 인정받으려면 남의 것을 인정해야 하는 것은 상식입니다.


저는 고등학교 때부터 예수를 알게 되었지만 우리 풍습인 제사를 쉰 줄에 들어선 지금까지 잘 지내왔고, 부모님들은 고령에도 불구하고 팔공산 갓바위를 오르내리며 자식들을 위해 지극정성으로 기도를 하고 계십니다. 이런 부모님들에게 ‘자식 따라 예수 믿어라’는 말씀을 드리지 않는 것은 어른들을 편하게 해 드리는 게 참된 선교라는 저의 신학적 견해이기도 합니다. 부모님들이 가진 종교를 존중하지 않는다면 저 역시 인정받지 못한다는 것은 당연하지요.




예산을 미끼로 정권과 거래한 자승 총무원장


현 정권과 조계종의 실세들은 거래를 하면서 국민의 혈세인 예산으로 장난질을 쳐 왔습니다. 그 와중에서 ‘돈 좀 더 주겠다’는 말에 눈이 멀어 명진 스님과 같이 바른 말 하는 지도자를 몰아내려고 ‘총무원 직영사찰 전환’이라는 꼼수를 두다 뒤통수를 얻어맞은 자승 총무원장 역시 비난 받아 마땅하다고 봅니다. 예산 좀 끌어 오려고 온갖 막말 제조에 혈안이 된 안상수를 만나 ‘봉은사 직영전환’을 시도한 것은 자승 총무원장이 저지른 자승자박이 되고 말았습니다.


정치권이 그리 호락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 뒤에는 불교계를 아주 우습게 보는 왜곡된 시각이 자리 잡고 있음을 상식을 가진 사람들은 잘 압니다. 자승 총무원장이 집권당과 거래한 절집체험(템플스테이)은 한국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우리 문화를 알리려고 정부가 먼저 제안을 한 것이고, 그 와중에 돈을 미끼로 ‘부자 동네의 미운 중을 쫓아내라’고 한 것임은 상식을 가진 사람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봉은사 직영 사찰 전환의 말이 나온 와중에 신도들이 보여준 차분한 모습은 정말 아름답기 그지없었습니다. 허구한 날 싸움질이 멈추지 않고 피비린내가 나던 봉은사 주지로 온 명진 스님은 신도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1천일 기도에 들어갔고, 100일이 넘고 500일이 넘어서자 신도들은 “종단 정화를 하지 않으면 중노릇 그만하겠다.”며 가사장삼을 조계사 대웅전 앞에 내 놓은 그 내공이 결코 헛말이 아니었음을 신뢰한 것이죠.

▲ 라이트코리아회원들이 12월 22일 오후 서울 견지동 조계사 앞 인도에서 ‘스님노여움을 푸세요, 정치활동을 중단하세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조계사 경내로 난입해 ‘총으로 쏴 죽인다’는 등 쌍욕을 퍼 붓고 탁자를 엎는 등 행패를 부렸다. (사진: 뉴시스)


관변 단체 동원해 조계사까지 짓밟은 사악한 정권


서울 강남 봉은사 직영 전환은 아무런 이행계획 조차 없는 바른 말 하는 지도자를 몰아내려는 꼼수에 지나지 않았음에도 자승 총무원장은 정권과 거래를 하다 등에 비수를 꽂히고 맞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난 22일 벌어진 보수단체의 조계사 경내 난입 사건까지 벌어졌습니다. 조계사에 따르면 22일 오후 1시37분께 군복을 입은 우익단체 회원 7~8명이 경내로 난입해 법회에 참석한 신도들에게 “야, 이 씨XX아, 이 빨갱이 X들아!”라고 욕설을 퍼붓고 탁자를 걷어차며 난동까지 부렸습니다.


당시 경내에는 ‘동지 기도회향법회’와 ‘민족문화 수호를 위한 동시법회’를 마치고 동지팥죽 공양을 하던 신도 수백여 명이 모여 있었음에도 이런 짓이 벌어졌는데 과연 경찰이 몰랐을까요? 조계사 부지주 도문 스님은 26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법회에서 “종단에서는 민족 문화 수호를 위해 100일간 매일 108배를 하고 있다”며 “그런 가운데 관변 단체들이 사찰에 들어와 난동을 부리는 것은 불자로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 병력을 동원해 하기 힘든 짓을 극우 단체에 돈 몇 푼 던져주고 대리전을 시키는 사악하기 그지없는 짓거리로 비난받아 마땅합니다. 불교를 우습게 알지 않고는 있을 수 없는 일이죠. 조폭들을 수시로 불러 들여 치고 박던 조계종은 이제 어깨들이 설치지 못하도록 많이 정화되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교회에 문제만 벌어지면 대화를 통해 푸는 게 아니라 옛날의 조계종처럼 용역깡패를 부르는 게 다반사가 되고 말았습니다.


대한민국 헌법은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지만 ‘국교는 인정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말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권이 저지르는 종교 편향은 서로 싸움을 부추겨 자신의 이익을 챙기려는 모리배들의 파렴치한 짓입니다. 예수는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고 강조하고 있으니 함께 살아가는 불교신자와 기독교인들은 서로 사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일부 몰지각한 근본주의자들의 잘못에 대해서는 기독교인으로서 다시 한 번 용서를 빕니다. 여러분들의 평안을 진심으로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