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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ㆍ연예

난 여전히 가수 백지영을 좋아한다.

 

연예인은 공인이 아닌 직업인 중의 하나



난 가수 백지영을 좋아한다. 백지영의 노래 중 제대로 부를 수 있는 게 한 곡도 없지만 좋다. 많은 사람들이 아는 백지영의 20대는 없어져 버렸다. 아니, 우리 사회의 집단 폭력이 한 여성의 청춘을 송두리째 없애 버렸다. 사랑하는 남자와 성관계를 했을 뿐인데 ‘몸을 마구 굴리는 천박한 여자’라는 낙인을 찍었다. 가수는 공인이 아닌 연예인이란 직업 중 하나에 불과하다. 직업의 특성상 인기연예인의 생활이 언론에 노출될 수 밖에 없지만 공인이 아니니 사생활은 보호해 줘야 한다.


백지영이 애인과 성관계 하는 게 인터넷을 통해 번지기 전 ‘O양 비디오 사건’이 벌어졌다. 졸지에 오현경이란 여성은 사랑하는 사람과 성관계 하는 장면이 노출되어 모든 남자들의 관심의 대상이었다. 당사자인 오현경은 엄청난 타격을 입었고 한국사회에서 생존이 불가능할 정도로 잔인하게 짓밟혔다. 정말 너무 가혹한 집단 폭력이었다. 그렇지만 백지영은 달랐다. 더욱 희망적이었던 것은 당당하게 대응하는 백지영 자신에게서 시작되었다.




 백지영은 이 사건을  두고 “나는 포르노를 찍은 것이 아니라 사랑을 했을 뿐”이라 항변했다. 사랑을 한 대가는 가혹하리만치 심했다. 가수가 무대에 설 수 없었다. 밤무대 말고는 불러주지 않아 방송에서 백지영을 볼 수 없었다. 졸지에 백지영의 남은 20대 청춘은 날아가 버렸다. 한국사회의 여전한 정서적 황폐를 드러내는 사건이었다. 백지영이 당당하게 대응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앞으로 여성 연예인의 인권 신장에 크게 도움이 될 사건으로 삼지 않으면 안 된다.


가장 멍청한 게 ‘소 잃고도 외양간을 고치지 않는 것’이다. 이미 일은 벌어졌으니 향후 이와 같은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고, 가해자에게는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미 오현경이란 한 여성을 사회가 잔인하게 죽인 전과에서 결코 심정적으로 자유롭지 못한 이유 때문인지 백지영의 사건은 그만큼 오래가지 않았다. 여성에게 이렇게 가혹한 천박한 사회가 정말 싫다. 그렇지만 백지영이 오래 노래 부르는 모습은 계속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