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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생태

소변도 못 보는 여성 농업노동자들의 현실

 

지금 들판에는 추수를 하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예전처럼 낫으로 벼를 베는 곳은 없습니다. 그렇게 일할 사람도 없는 게 농촌의 현실입니다. 제가 있는 경북 군위와 인근 의성 지역은 벼를 수확하고 양파와 마늘을 심느라 봄철 농번기 못지않게 바쁩니다. 서로 품앗이를 하는 집도 있고, 외부 인력을 구해 일을 처리하는 곳도 있습니다. 50대 후반에서 60대 여성들이 그런 일을 하는 농업노동자들입니다. 칠십대 할머니들도 더러 있습니다.



종일 일을 하면서 그냥 들판에서 소변을 보는 남자들과 달리 여성들은 점심 먹을 때가 아니면 화장실 가는 것도 눈치 보이는 게 현실입니다. 사람의 생리 현상조차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니 방광염 같은 병이 고스란히 오고 맙니다. 힘든 노동을 견디려면 막걸리라도 한 잔 해야 하건만 마을에서 하는 일은 눈치가 보여 그러지도 못합니다. 농민운동이 활발한 지역은 덜 할지 모르나 다른 곳은 눈치가 보여 남들의 눈치를 봐야 합니다.


서로 품앗이를 한다 할지라도 점심 먹을 때는  남자들은 가만히 앉아서 상을 받고 여성들이 나서서 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습니다. 점심을 먹으면서 ‘내가 이렇게 상을 받아도 되느냐’는 고민을 하지만 객이 처지니 달리 어떻게 할 수 없어 그냥 가슴앓이만 합니다. 일과도 같이 마쳐 집에 돌아오면 일한 사람들 저녁도 먹여야 하니 여성들을 죽이는 게 농촌의 현실입니다. 이렇게 일 하면 몸이 병드는 줄 알면서도 일 할 수 밖에 없는 농민들이 많습니다.


사람의 생리 현상조차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니 고스란히 병으로 돌아옵니다. 지친 노동을 달래려면 막걸리라도 한 잔 해야 견디건만 마을에서 하는 일은 눈치를 봐야 합니다. 농민운동이 활발한 지역은 덜 할지 모르나 다른 곳은 눈치가 보여 막걸리도 같이 마시지 못합니다. 서로 품앗이를 한다 할지라도 점심 먹을 때는  남자들은 가만히 앉아서 상을 받고 여성들이 나서서 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습니다.


이제 우리 농업이 살려면 농업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그 노동으로 생계를 꾸려갈 수 있도록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그런데 그 분들을 일회용품으로 취급해 왔습니다. 지금까지 농업을 포기한 정책 일변도라 이 문제에 대한 고민의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이렇게 사람을 천대하면 일을 할 사람이 없는 건 너무나 당연합니다. 이대로 가면 앞으로 10년이 지난 후 우리 농업이 어떻게 버틸 수 있을지 정말 걱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