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치ㆍ경제

딸 특채로 유명해진 유명환 장관 사의 표명

 

‘사의 표명’…대통령은 ‘알았다’고 만

“딸 문제로 물의 야기해 국민들에게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딸의 사무관 특채로 너무 유명해진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사의를 표명했다. 현대판 음서제도란 비난이 일자 견디지 못한 모양이다. 집권당의 사무총장마저 비판할 정도니 사태가 어떤 지경인지 미루어 짐작 가능하다. 유명환 장관의 막말은 너무 유명하다. 지방선거 때 ‘야당을 찍은 젊은 놈들은 김정일이 좋으면 북한에 가서 살아라’는 등 선거결과에 대해 상식 이하의 막말을 퍼부었다. 한미FTA협상 인준과 관련해 여야가 실강이 하는 걸 국회의원에게 ‘저 새끼’라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



이명박 정권에게 얼마나 충성을 하려고 작정했기에 그러는지 모르나 자질이 문제가 있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4일 오전 임태희 대통령 비서실장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고 김영선 외교부 대변인이 밝혔다. 유 장관의 사의 표명에 이명박 대통령은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이고 별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G20회담을 코 앞에 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바로 사표를 수리한 것은 김태호 국무총리 내정자의 사퇴 후유증이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다.


이로서 유 장관은 현 정부 출범 이후 외교장관에 임명된 지 2년7개월 만에 물러나게 됐다. 여야는 유 장관의 사의 표명은 사필귀정이라고 평가했다. 안형환 한나라당 대변인은 “안타깝지만 고위 공직자로서 거취를 분명히 밝힌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 이명박 정부는 집권 후반기 국정지표인 ‘공정한 사회’라는 원칙을 모든 면에서 분명히 할 것이며, 공직자들은 이를 솔선수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는 사실상 유 장관의 거취를 정리하는 수순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장관 자식 특채는 재벌 자식 상속과 마찬가지


“유 장관이 물러나면 오는 11월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문제는 그 문제대로 다른 해법을 찾으면 된다”고 말했다. 다른 핵심 관계자도 기자들과 만나 “우리 스스로에게 먼저 공정한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는 게 이명박 대통령의 뜻”이라는 게 청와대 핵심 관계자의 말이다. 이 대통령은 유 장관의 딸 특채 논란에 대한 보고를 받은 뒤 “장관의 생각이 냉정할 정도로 엄격해야 한다”며 “우선 정확한 경위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전현희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어 “마치 재벌 2세가 아버지 회사에 임원으로 취업한 격”이라며 “유 장관은 대한민국 청년실업자들에게 사과하고 자리에서 물러나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김동철ㆍ송민순 의원 등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도 성명을 통해 “자질과 능력은 고사하고 도덕성마저 상실한 사람이 외교 수장이라는 데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며 “차제에 천안함 외교 등 총체적 외교실패의 책임을 물어 외교안보라인을 전면 개편하라”고 요구했다.


유명환 장관 딸의 특채 사건은 고위 공직자나 권력층의 도덕적 해이가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주는 단적인 증거다. 고시제도를 철폐하고 각 분야의 전문가를 받아들이는 게 맞긴 하지만 그 저의가 무엇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고시낭인을 줄인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긴 하지만 가난한 집 자식들에게는 하늘의 별 따기나 마찬가지다. 재벌 회장들이 능력은 검증하지 않고 자기 자식에게 물려주는 것과 유명환 장관의 딸 특채는 같은 맥락임을 보여준다. (한겨레 인용, 사진: 오마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