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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

요즘 산골에서 무엇을 할까?

 

선배랍시고 밀어 붙인 청탁?


경북도청에 근무하는 후배에게 오랜만에 전화를 했습니다. 알아볼 게 있어 오랜 인연을 맺어온 후배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대학 졸업하고 오랜 백수 생활을 하다 5~6년 전에 2명 뽑는 지방행정고시에 합격해 몇 년 전부터 계장 보직을 받았다고 합니다. 단체장들이 자신에게 줄 잘 서는 사람들 중심으로 승진을 시키니 자리가 더 줄어들고, 순환 보직이라 처음에는 온 동네를 한 바퀴 돌린다고 하더군요. 처음에는 늙다리 직원들이 계장 말을 ‘홍어생식기’로 아니 더 머리 아프죠.



말이 부탁이지 선배랍시고 그냥 밀어 붙인 것이죠. 농촌 지역의 문화나 길을 찾는 게 쉽지 않으니 이렇게 옆으로 다가갈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기도 합니다. 다만 공무원인 후배가 ‘가능한 범위 내에서 알아 봐 달라’는 단서를 붙였지만 이것 자체가 힘들고 거절하기 어려운 일이지요. 예전에 막걸리 몇 번 사 준 게 있답시고 억지를 부린 것이죠. 제가 필요하다고 해서 남에게 폐를 끼쳐서는 안 되기에 ‘자네가 알 수 있는 범위’라는 단서를 명확히 붙였습니다.


선배의 전화를 받고 거절도 못한 후배의 심정이 어떨지 짐작이 갑니다. 선배의 심부름을 하느라 온 동네 전화를 한 후배에게 미안하지만 이럴 때 써 먹는 게 인맥이기도 하죠. 고생한 후배에게 밥이라도 사야겠습니다. 해당 부서의 실무자에게 상세히 알아봐 주어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아니면 직접 찾아 가서 일일이 뒤져야 할 일을 후배 덕분에 수월했습니다. 세상에 공짜란 없지요. 오랜 세월 인연 맺어 온 덕을 좀 봤습니다.


글을 통한 성찰과 새로운 준비를 하면서


공기 맑은 곳에서 글도 쓰면서 성찰도 하려고 왔는데 마을사람들과 부딪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난 아무 말도 안 했는데 ‘사람을 들었다 놓았다’를 얼마나 해대는지 모릅니다. 산골에서 글이나 쓰고 있으니 ‘뭐 하느냐’고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선거 시기에 언론에 얼굴도 좀 알려야 하지 않느냐’고 걱정해 주는 벗들의 마음은 고맙기 그지없습니다. 그렇지만 재주가 많지 않아 한 두 가지 밖에 몰입하지 못하는 게 저의 한계입니다.



여러 가지를 의식해야 하는 조직의 구성원이다 보니 일을 할 때 치밀하게 준비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만 그 일이 ‘보다 많은 사람들의 삶과 연관된 것’이란 전제조건을 붙입니다. 적당히 언론에 얼굴이나 내밀고 사라지는 얄팍한 짓은 오래가지 못할 뿐만 아니라 대중들의 신뢰를 얻지 못합니다. 일단 제안을 했는데 확실한 몸빵을 해야 하는 일이라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작년에 저지른 일을 전국적인 사안으로 연대해 만드는 것이라 부담스러워 하지 않을지 걱정입니다.


삽질로 온 강이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자연은 있는 그대로 두면 된다’는 건 누구나 압니다. 물은 생명입니다. 생명의 강은 흘러야 하는데 가두어 죽이려 하니 억장이 무너집니다. 나이는 들어가고 눈 앞에 보이는 구체적인 성과물은 보이지 않아 속이 타기도 하죠. 그렇지만 내가 선택한 길이 당장 결과물이 보이지 않지만 옳다는 믿음이 있기에 갈 뿐입니다. 그리고 함께하는 동지들과 믿어주는 벗들이 있어 고맙습니다. 사람을 살리고 생명을 지키는  멋진 그림 그려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