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언론주권운동

총파업 중인 MBC노조 ‘물리적 충돌도 불사’

 

이근행 본부장 강경 투쟁 예고…사측 ‘사장실 농성 유감’



MBC 노조가 사측과의 협상이 없을 것이라며 사장 출근저지를 포함한 물리적 충돌을 예고했다. 사측도 노조의 농성에 유감을 밝히고 나서 투쟁 수위를 높인 노조와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이근행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장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열린 결의대회에서 “우리에게는 협상은 없다. 8기 집행부는 싸우고 나간다”며 “저희가 회사 측과 교섭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이 싸움을 패배주의적으로 끝내는 것 아닌가라는 의심을 거둬달라”고 300여 명의 조합원들에게 밝혔다.


이근행 본부장은 “다음 주부터 긴장이 높아지는 싸움이 진행된다”며 “황희만 김재철에 대한 출근저지 등 물리적 충돌 상황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김재철 사장이 시간 끌기를 하며 투쟁의 힘을 빼고 노조를 장기적으로 궤멸시키려고 한다”며 “저희들이 그런 뻔히 보이는 계산에 말려들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근행 본부장은 “정치가 생물이듯 투쟁도 생물”이라고 밝히며 향후 돌발적인 상황도 발생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긴장 높아지는 ‘김재철 황희만 저지’ 싸움


전날 노조는 김재철 사장이 오후 6시반 께 갑작스레 출근하자, 사장실 앞에서 전격 농성을 벌인 바 있다. 연보흠 노조 홍보국장도 “여기서 깨지면 진짜 깨진다. 조합 중심으로 뭉치지 않으면 조합이 통째로 깨진다”며 “다음 주부터는 결연하고 단호하게 싸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조합원들도 “김 빼기 소용없다. 끝까지 투쟁한다”며 함성으로 화답했다. 반면, 사측은 노조가 사장실 앞에서 농성한 것을 두고 공식적인 유감 표시를 할 예정이다.



최기화 홍보국장은 통화에서 “노조가 물리력으로 사장실을 점거한 것이 재발하지 않도록 회사는 항의 공문을 보내고 유감 표시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사측은 노조와 갈등은 빚은 황희만 부사장ㆍ김우룡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관련 논란에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측은 지난 7일 방문진에 황희만 부사장 임명건을 보고했다. 최기화 국장은 김우룡 전 이사장 고소와 관련해선 “오늘 내일 시급한 일이 아니라”며 “때가 되면 알아서 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사측은 또 파업 장기화에 대한 준비에 나서기도 했다. 최 국장은 “이번 주 평일 간부 회의에서 사장이 ‘방송의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자. 필요하다면 외부 대체 인력을 검토하라’는 지시를 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결의대회에선 시사평론가 김용민 전 CBS ‘시사자키’ 진행자가 강연자로 참석해, 방송 독립을 쟁취하기 위한 MBC 파업을 지지하고 나섰다. 그는 지난 해 미디어법 파업 당시에도 MBC 노조 초청으로 강연을 한 바 있다.



시사평론가 김용민 “미필자 정권에 맞서 싸워달라”


김용민 씨는 “KBS에서 4개 프로그램 맡았는데 현 정권에서 어느 순간 다 잘렸다. 김제동씨는 방송 며칠 전에 잘렸다는 통보 받았는데, 저는 방송 55분 전에 잘렸다는 통보 받았다”면서 “그럼에도 우울하지 않았다. 나한테 스펙이 쌓였구나. 방송 독립을 위해 싸웠다는 것은 대단한 스펙이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김용민 씨는 과거 ‘4.19혁명’을 생중계하고 ‘3.15 마산의거’의 김주열 열사를 첫 보도한 MBC라며 “조직을 장악할 수는 있어도 정신을 장악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장군이 권력을 쥔 정권에서도 MBC가 이겼다”며 “미필자들이 우글거리는 정권에 맞서 싸워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씨는 “좌절하면 변절한다. 좌절하지 마십시오, 혼자 싸우는 게 아니다. 이렇게 많은 동지가 있다, 승리하는 축하의 날 불러 달라” 강조했고, 조합원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천안함 침몰 사고로 어수선한 틈을 타 본격적인 방송 장악에 들어간 이명박 정권이 경찰병력을 투입할 시기를 조절하고 있다. 언론노동자들의 총파업을 가볍게 보다가는 큰 코 다친다. (미디어오늘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