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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

조계종 봉은사 외압 ‘안상수 발언 100퍼센트 사실’

 

‘좌파 주지’ 발언 파문 확산, 발언 전한 김영국 씨 밝혀


서울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이 지난 21일 법회에서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현 정권에 저렇게 비판적인 강남 부자 절의 주지를 그냥 놔둬서 쓰겠느냐’고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에게 얘기했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이 이야기를 명진 스님에게 전한 김영국 거사는 22일 “명진 스님의 말은 100% 사실”이라고 밝혔다고 ‘불교 포커스’가 보도했다. 이제 외압 당사자인 안상수 대표의 확인만 남은 상태다.


▲ (왼쪽)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이 지난 2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봉은사에서 조계종의 봉은사 직영화에 대한 정권의 외압설을 제기하는 법문을 마친 뒤 법왕루를 나서고 있다. (오른쪽)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사법제도개선특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다. (사진: 한겨레신문)


불교계 인터넷 매체인 불교포커스는 이날 김 거사와 전화통화를 했으며, 김 거사가 통화에서 “명진 스님이 발언에 앞서 나와 상의하거나 귀띔하지 않았으며, 소식을 듣고 당혹스러웠다”며 이렇게 밝혔다고 전했다. 김 거사는 “명진 스님이 법회에서 언급했듯이 당시는 명진 스님과 자승 스님이 사이가 좋았었기 때문에 두 스님과 종단을 위해 이야기했던 것”이라며 “이제 와서 나를 걸고넘어지면 안 된다”고 밝혔다.


또 김영국 씨는 안상수 원내대표가 명진 스님의 발언을 놓고 “봉은사 주지 스님이 누군지도 모른다. 사실무근이다”라고 부인한 것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총무원과 안상수 대표는 부인하지 말고 사실을 제대로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김 거사는 조계종 현안과 관련해 총무원과 정치권을 연결하는 고리 구실을 해왔으며, 지난해 11월 조계종 집행부가 교체된 뒤에는 한국불교문화사업단 대외협력위원으로 활동해왔다.


명진 스님도 22일 ‘한겨레신문’ 기자와 전화인터뷰에서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나를 모를 리 없다”며 “그가 모른다고 말한 것은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명진 스님은 “김영국 거사는 내게 얘기한 뒤 까마득하게 잊어먹고 있었을 텐데, 황당했을 것”이라며 “부처님 제자로서 그것은 정도가 아니기 때문에 부처님을 믿듯이 사람을 믿기에 그가 진실을 밝혀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조계종 관계자는 “자승 총무원장의 부탁으로 안상수 원내대표와 고흥길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장이 만나는 자리가 마련됐으며, 김 거사는 한나라당 부대변인과 지관 총무원장 정책특보 등을 역임한 적이 있어 참석했다”며 “명진 스님이 한 이야기를 빠짐없이 김 거사가 그 자리에서 들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봉은사는 이날 “명진 스님의 폭로 내용과 관련해 김영국 씨가 23일 오후 2시 봉은사 선불당에서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겨레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