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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

‘이명박은 정권 타도 대상 아니다’는 성한용 한겨레 편집국장에게


 

삼성이란 기업의 가치와 삼성의 횡포ㆍ부패는 구분

“정권은 타도의 대상이 아니다. 재벌도 해체 대상이 아니다. 우리는 ‘1등 기업’ 삼성의 존재가치를 인정해야 한다.”



오는 11일 중간평가를 앞두고 있는 성한용 한겨레 편집국장이 지난 8일 편집국 기자들에게 이메일로 보낸 소견발표문에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성 국장은 이 글에서 창간 초기, 한겨레에서 정권은 타도 대상이었고 재벌은 해체 대상이었지만 경영난을 겪으며 삼성과 현대가 한겨레 최대의 광고주가 됐다며 “한겨레 22년은 변절의 역사인가”라고 물었다. “한겨레 주주와 독자들은 우리에게 정권 타도의 임무를 부여하지 않았고” “비타협 노선을 걷다가 장렬히 전사하라고 주문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경영문제와 관련해서도 “일정 부분 현실적인 타협을 하더라도 한겨레가 존립하며 창간정신을 구현하는 보도를 계속 해 달라는 것이 주주 독자들의 뜻이라고 나는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성 국장은 이어 “대한민국엔 한나라당 정권을 지지하는 다수의 사람들이 있고 그들의 정치적 의사를 우리는 존중해야 한다”며 “정권은 타도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재벌 문제와 관련해서도 그는 “우리는 삼성의 부당한 1인 지배구조, 불법적인 경영권 승계, 무노조 방침으로 인한 노동자들의 피해 등을 비판할 수 있을 뿐”이라며 “한겨레도 삼성의 존재 가치를 인정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명박 정권이 타도 대상이 아니란 말인가?


위의 기사는 한겨레신문 성한용 편집국장의 중간평가와 관련한 레디앙의 기사 중 일부다. ‘이명박 정권이 타도 대상이 아니다’는 말을 받아들일 수 없어 그냥 넘어가지 못하고 몇 자 적는다. 성한용 국장은 2008년 수백 만의 촛불이 반도의 남녘땅을 달구었던 광우병 정국을 누구보다 잘 아는 기자다. 기자요 유력 언론사의 편집책임자이기에 ‘정권타도’라는 말을 쉽게 할 수 없다는 걸 충분히 이해한다. 그렇지만 다시 한 번 강조거니와 ‘이명박 정권은 타도 대상’이요 삼성 재벌은 해체해야 한다.


조선시대라면 한양도성을 가득 메우고도 남았을 사람들이 수 없이 거리로 나왔다. 왕조가 수차례 바뀌었을 일이다. 그 많은 국민들이 평화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권리를 찾겠다고 하면 최소한 정책의 방향은 수정하는 게 상식을 가진 국가의 국정책임자가 할 일이다. 그런데 이명박 정권은 어떻게 했으며, 지금까지 민중들의 삶에 대한 요구에 어떻게 응답했는가?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정치 의사는 인정하지만 그들이 타고난 ‘독재의 유전자’마저 인정해야 하는가?


2009년 1월 20일 세계 경제 규모 13위 국가인 대한민국 수도 서울 용산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가? 서울 바닥에서 실 평수 100평이 넘는 식당을 했다면 어지간한 부자다. 용산 일대 직장인들이 퇴근 길에 들러 술 한 잔 하며 그 날의 스트레스를 풀던 맥주 가게를 갖고 있다면 남들에게 아쉬운 소리하지 않고 살아갈 사람들이 다. 지방도시라면 건물 사고도 남을 평범한 이웃들이 단지 자기 땅이 없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거리로 내몰리고 용역 깡패들에게 온갖 수모를 당했다.


견디다 못해 고함 좀 지르러 건물 옥상에 망루를 지었는데 유족들이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두개골이 함몰되고 턱이 날아 간 시신을 불에 태울 정도로 악랄하다. 이런 정권이 타도의 대상이 아니란 말인가? 전두환ㆍ노태우 군사 독재 정권도 시위 도중 인도로 올라가면 굳이 잡으러 가지 않았다. 그런데 이명박 정권의 사냥개인 지금의 경찰이 어떤가는 성한용 국장이 더 잘 알 것이다. 용산학살의 배후에는 누가 있는가? 재개발 사업으로 엄청난 수익을 남기는 삼성을 비롯한 건설재벌이 버티고 있다. 삼성의 지분이 절반을 넘는다.


지금과 같은 천박한 삼성재벌은 해체가 마땅하다.


용역깡패는 물론이요 경찰마저 그들의 하수인 노릇을 알아서 해주는데 삼성의 가치를 어떻게 인정해 주란 말인지 성한용 국장에게 묻고 싶다. 용역깡패도 합법의 탈을 쓰고 있음은 물론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재벌의 실체를 부정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렇지만 김용철 변호가 양심 선언한 내용처럼 ‘이건희의 말 한 마디에 모든 게 휘둘리는 그것을 인정하고 용납하자’는 사람은 별로 없다. 상식을 가진 사람들은 이런 최소한의 요구를 말할 뿐이다.



영원한 제국이 없다는 것은 역사가 증명한다. 지금처럼 노동조합조차 인정하지 않을 정도로 천박한 삼성자본이, 일하다 병에 걸린 노동자들의 치료조차 거부하는 현실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성한용 편집국장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필자는 삼성과 같은 천박한 재벌은 당장 해체시켜 버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1998년 부도 위기에 몰릴 정도로 경영을 엉망으로 한 이건희와 이학수를 비롯한 비자금 기술자들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상식이다.


삼성재벌이 해체된다고 대한민국이 망하는가? 대우재벌이 해체되었다고 대한민국의 제조업과 여타 산업이 망했는가? 돈 벌이가 되면 대신할 자본이 곳곳에 깔렸다. 그렇게 이건희 총수가 그물망처럼 통제하며 다스렸건만 삼성의 알짜기업인 삼성전자 주식의 절반이 외국계 자본에 넘어갔다. 현대기아 자동차 역시 마찬가지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재벌을 해체하라고 하기는 매우 어렵다. 그렇지만 기형적으로 굴러가며 최소한의 상식조차 지키지 않는 재벌은 개혁이 안 된다면 해체시켜야 한다.


한겨레신문을 아끼는 사람들은 한겨레가 지고지순한 선비 정신을 지키다가 장렬히 전사하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이건희 말 한 마디에 모든 게 움직이는 삼성재벌에게 강력한 비판을 하라는 주문은 한다. 비록 그것이 경영 현실과 충돌한다 할지라도 언론이 해야 할 의무이기 때문이다. 그것마저 싫다면 집으로 가야 한다. 언론사의 편집국장이 ‘이명박 정권 퇴진’을 바로 말하기 어렵다는 것도 안다. 그렇지만 이명박 정권은 지금 당장 퇴진시키는 게 국민들에게 좋다.


지금 이 자리에서 이명박 정권을 퇴진시키고, 삼성을 해체해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말하는 것은 나중을 위해 남겨두는 게 좋을 것 같다. 그것은 우리 모두가 대한민국의 부패한 정치구조와, 비효율적인 재벌 경제 체제를 개혁하기 위해 머리 맞대고 고민해야 할 과제라고 믿기 때문이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나중에 삼성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두고 토론하기 전에 삼성의 권력을 해체하고, 이명박 정권 퇴진을 즉각 시작하는 것이 지금 당장 우리가 할 일이다. 그러기 위해 짱돌을 들고 새총을 거머쥐어야 한다. (만평ㆍ사진: 한겨레신문, 프레시안,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