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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주권운동

MBC 노조 ‘이명박의 나팔수’ 낙하산 김재철 첫 출근 저지

 

김재철 사장 ‘PD수첩 진상조사위 구성’ 재확인


김재철 MBC 신임 사장이 2일 첫 출근길에서 광우병 위험성을 경고한 ‘PD수첩’ 보도의 잘못을 지적하며 진상조사위원회 구성 가능성을 재확인했다. 노조는 MBC의 정치적 독립을 우려하며 사장 출근을 무산시켰다. 김재철 사장은 이날 오전 9시께 ‘PD수첩 진상조사위원회 구성’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그 문제에 대해선 예민하게 고민을 해봐야 한다”며 “예민한 문제인데 저는 후배들을 믿지만 PD수첩이 혹시 절차상이나 여러 가지 점에서 놓친 게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 김재철 <문화방송> 새 사장(뒷 모습)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문화방송 본관 들머리에서 이근행 문화방송 노조위원장(앞 줄 맨 가운데)과 입씨름을 벌이고 있다. (사진: MBC노동조합) 


김재철 사장은 또 “90%는 잘 됐는데 10%가 잘못될 수도 있고 우리 진심은 이런데 밖에서 이렇게 비춰질 수도 있다”며 <PD수첩> 왜곡 논란을 겨냥한 것임을 설명했다. 김 사장은 “제가 보고도 받고 관련된 자료도 많이 보고 책도 읽어봤는데 제가 인식한 게 잘못될 수도 있다”면서도 “보고 판단하겠다.”고 밝혀 조사 의지를 거듭 밝혔다. 이명박 정권의 낙하산 사장다운 첫 포문을 열었다. 김 사장은 ‘낙하산’ 논란이 있는 보도ㆍ제작 본부장의 즉각적인 교체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방문진을 통하는 것이 선임 절차 아닌가”라며 “그 절차를 무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인사권은 저쪽(방문진)에 있다고 하지만 일할 사람은 저”라며 “지금 임원들에 대해 회사를 위할 분인지 판단해서 필요하다면 신임을 다시 묻겠다. 재신임은 3개월 6개월 2년 뒤 일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김종국 기획조정실장 안광한 편성본부장 윤혁 TV 제작본부장 황희만 보도본부장 등 임원들이 본사 출입문 앞에 대기한 가운데, 김재철 사장은 이날 8시 45분께 출근했다.


정권의 하수인 낙하산 김재철은 물러가라!


70여 명의 조합원들이 사장을 막아서자, 그는 이근행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장과 공방을 벌였다. 김재철 사장은 조합원들이 “정권의 하수인 낙하산은 물러가라”고 외치자, 이 본부장에게 “내가 왜 낙하산인가. 30년 이상 회사에 있었다”라고 반박했다. 이 본부장이 “MBC가 이렇게 위기에 처한 적이 없다”고 말하자, 김 사장은 “경영 위기에 처한 회사를 구하겠다. 월드컵 관계자를 어제 만났다”면서 “공정방송 하겠다”고 응수했다.

▲ 이명박 정권의 나팔수인 MBC 김재철 신임사장(가운데)이 2일 오전 8시 45분경 서울 여의도 방송센터에 출근하려 했으나 노동조합원들의 저지에 가로막혀 있다. (사진: MBC노동조합) 


현 방송문화진흥회에 대해서도 김 사장은 노조와 이견을 보였다. 이근행 본부장이 뉴라이트 출신의 방문진 이사들의 사장 선임 절차가 부당했다고 지적하자, 김 사장은 “문화방송 사장 선임 절차가 그렇다”라며 응수했다. 이근행 본부장은 “지금 본질은 정권과 방문진의 개혁 없이는 안 된다는 것”이라며 “어떤 사장이 와도 MBC의 독립성을 지킬 수 없다”면서 김 사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그러나 김재철 사장은 “제가 독립 지키겠다. 두고 보시면 알 것”이라며 “일로써 보이겠다. 일을 좀 하게 해 달라. 공정방송 하는지 보고 대응해라”고 말했다.


노조가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자, 김 사장은 “미디어렙, 월드컵 등 산적한 사항은 어떻게 하나. 간부들과 차 한 잔 하며 미니 토론회를 하자”고 제안했지만, 노조원들은 “MBC 사수하며 언론자유 지켜내자. MBC 장악음모 단호히 거부하자”고 함성으로 답했다. 약 10여 분간 공방을 벌인 김 사장은 약 5분 간 회사 주변을 둘러보고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가진 뒤 회사 출근 20분 만에 회사를 빠져나갔다. 그는 “오늘은 이 정도만 하자”고 밝혀 계속 출근을 예고했다.


정권의 나팔수인 김재철도 20년 전엔 정치적 독립 강조


한편 지금은 정권의 나팔수인 김재철 신임 MBC 사장도 지난 1990년 9월13일 MBC 노보에 ‘다시 생각해도 부러운…영국 BBC’라는 글을 써 언론독립을 강조했다. 지난 1989년부터 1년 간 영국 연수를 한 김 사장은 이 글에서 BBC의 정치적 독립성과 방송 자율성을 부러워했다. “시청률을 올린다는 이유로 심층보도 프로그램까지 암흑 시간대로 옮긴 MBC의 현실을 생각할 때 그저 마음만 답답할 뿐이다.”며 언론의 독립과 자유를 부러워한 김재철 기자였다.


당시 김재철 기자는 “공영방송의 간판으로 60년이 넘도록 한결같은 명예와 품위를 지켜온 영국 방송공사 BBC는 과연 어떠한 방송인가?”라고 묻고 “설립당시 주무장관이 ‘방송내용과 운영을 BBC에 전적으로 일임하고 정부가 개입하지 않은 것이 옳다’고 하는 불간섭 원칙을 천명한 이래 60년이 넘도록 역대 정부와 의회가 이 전통을 지켜오고 있다”고 밝혔다. 2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은 완전히 뒤돌아 전과 14범 정권의 낙하산이 되어 방송 장악의 하수인을 자청 하고 나섰다. (미디어 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