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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정치

과한 추모 분위기 몇 일 전 발을 다친 후배에게 경험한 걸 몇 마디 조언해 주고 나니 99년에 일어난 첫 산재사고가 생각난다. 고2때 사관학교를 가겠다고 운동을 시작해 몸이 건장했다. 그냥 근력만 키운 게 아니라 줄넘기를 3~4천 개는 뛰고 근력운동을 했으니 단순한 근육질 몸만은 아니었다. 최루탄 마시고 돌아다닐 때도 ‘몸이 튼튼해야 싸움도 잘 한다’는 생각에 일주일에 4~5일은 헬스클럽에 꼭 갔다. 사고 나기 전까지는 산에 가도 뒤에 처지는 사람 챙기는 게 귀찮아 늘 혼자 갔다. 그래야 맘껏 뛰어 다닐 수 있으니. 병원도 거의 안 갔다. 결혼 후 가을에 접어들 무렴 알레르기성비염을 심하게 앓으면서 병원에 갔던 게 처음이었을 정도니. 체력만 믿고 까분 시절이었다는 걸 40대가 되면서 깨닫기 시작했다. 그러던 나에게도 사고.. 더보기
고인은 미화해야 하는가? 죽은 사람에 대해 왈가왈부 하는 게 예의가 아닌 것 같아 가만히 있었다. 오재영에 대한 공치사가 심한 것 같아 불편했으나 그냥 넘어갔다. 2003년 말에 민주노동당에 입당해 그 전에 있었던 일은 정확히 모른다. 그 후에도 관심을 가진 분야 말고는 잘 모르지만..... 이제 대선도 지났으니 영원한 조직실장이라는 그의 공적인 것과 관련해 한 마디 해야겠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당헌당규 골격을 오재영이 잡았다는 말에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대표에게 제왕적 권한을 부여한 게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당헌당규였다. 그걸 오재영이 골격을 세웠다면 실력이 없거나 당내 민주주의에 대한 인식이 거의 없었다는 말이다. 6년 전 독자통합 논쟁이 벌어졌을 때 ‘대표가 저렇게 마음대로 설칠 수 있는가’ 싶어 당헌당규를 20.. 더보기
경기동부보다 못한 선거결과 2006년 민주노동당의 지방선거 결과는 2년 전 총선과 달리 참패였다. 당시 대표인 김혜경 고문은 ‘정치의 기본은 결과에 대해 책임지는 것’이라며 즉각 사퇴하셨다. 잔머리 굴리던 주사파들은 더 이상 머뭇거릴 핑계가 없어져 버려 당시 사무총장이던 김창현도 물러나지 않을 수 없었다. 2010년 지방선거 때도 우리가 그렇게 욕하던 노회찬도 선거 다음 날 당원들에게 문자를 보내고 사퇴를 했다. 4년 전 19대 국회의원 총선거 때는 결과가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대표단은 묵묵부답이었다. 총선기획단장이던 김준수는 ‘평가를 하자’는 요구에 ‘건강이 좋지 않다’며 미루다 유야무야 넘겨 버렸다. 침묵으로 일관한 대표단과 달리 상대적으로 책임이 적다 할 수 있는 정책위의장과 사무총장이 사퇴를 하는 기이한 일이 벌어졌다... 더보기
초대에 밀린 자의 넋두리 건강한 정파에 초대? 2011년 통합의 광풍이 휩쓸고 간 가을 어느 날이다. 여성 동지로 부터 ‘선배, 좌파 세력을 아우르는 정파를 만들려 하는데 같이 하자’는 제안을 받았다. ‘철학이나 견해가 있는 게 아니라 당권에만 관심이 있으니 괜히 이름 올리지 마라’며 말리는 동지에게 ‘한 번 지켜본 후 판단하자’며 난생처음 신녹색좌파네트웤이란 곳에 가입을 했다. 대표의 전권으로 통합 논의를 밀어붙이는 걸 보면서 당내 무한 권력을 제어할 필요성이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제대로 된 논의는 이루어지지 않고 이른바 집행위원회란 윗선에서 지침을 내리고, 그에 대한 찬반만 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게 첫 느낌이라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순간의 선택이 운명을 좌우하던 군사독재 정권 시절 전위조.. 더보기
위기의 순간 돋보이는 실력 왜 길을 복잡하게 하려는가? 위기의 순간이 너무 비교된다. 아시아나 여객기 사고 당시 승무원들은 승객들을 대피시키고 마지막에 탈출했다. 절대 절명의 순간 그들은 평소 훈련 받은 대로 최선을 다해 뛰었고, 덕분에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그런데 명색이 진보좌파 정당의 계보를 이어왔다고 자부하는 우린 부정투표란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철저한 진상조사가 아닌 당기위원회 제소로 끝내 버리려 한다. 지도자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지만 엉터리는 기회조차 위기로 만들어 버린다는 걸 다시 한 번 확인했다. 길은 복잡하지 않다. 이해관계가 얽힌 게 아니면 간단한 걸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해 포장하다 보니 복잡해 보일 뿐이지. 있는 그대로 드러내면 되는데 자꾸 감추려다 보니 복잡해질 수 밖에 없다. 자신의 이해관계를 덮어둔.. 더보기
물 먹은 재창당 이용길 대표는 재창당 수준의 당헌당규 개정을 약속했다. ‘전면적인 개정을 하겠다’는 말이다. 그런데 대폭 개정은 커녕 전국위원회 의장 신설마저 압도적인 차이로 부결되었다. 대표의 인사권을 검증할 독립적인 인사위원회 안이 상정되지 않은 게 다행인지 모르겠다. 이른바 당권파들이 ‘당내 민주주의를 할 생각이 없다’는 말로 해석하면 지나친 억측인지 모르겠다. 이래 놓고 ‘우리와 함께 하자’고 하면 누가 하겠는가? 상시적인 의결기구인 전국(중앙)위원회 의장을 대표가 겸임하는 현 제도는 대통령이 국회의장을 동시에 맡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새누리당이나 민주당도 따로 선출하건만 우리만 겸임하는 건 당내 민주주의 수준의 수준이 세상의 기준에 못 미친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다. 민주노동당 시절 당권을 장악한 자주파가 중.. 더보기
노회찬의 사민주의와 유시민 은퇴는? 설 전에 노회찬 씨가 사민주의를 들고 나왔다. 김정진은 ‘민주노동당 시절의 어지간한 정책이 사민주의’라며 한 방에 정리해 버렸다. 유럽의 사민주의는 러시아에서 불어 닥친 혁명의 열기를 잠재우기 위해 기득권 세력이 내 놓은 타협의 산물이다. 민주노동당 시절부터 말한 건 온통 사민주의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솔직히 말해 ‘사민주의라도 제대로 해 보면 원이 없겠다’는 활동가들이 많은 게 사실 아닌가? 노회찬이 사민주의를 들고 나오는 건 참여계에 대한 압박임과 동시에 이를 볼모로 진보신당을 흔들어보겠다는 저의가 있는 것 같다. 지금 진보정의당은 참여계가 압도적으로 많다. 팔다리가 전혀 없는 노심의 처지에서 전혀 손해 볼 게 없을 뿐만 아니라 숨통이 트이는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수도권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 더보기
이용길 대표의 자신감인가 한계인가? 인사 발표를 보면서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대표의 의욕이 넘친다’고 보는 사람도 있고, 이른바 ‘연합선거본부를 구성한 한계가 드러낸 것’이라고 보는 이들도 있다. 대통령 당선자의 권력은 국정운영에 탄력이 붙은 1년 6개월~2년 무렵이 아니라 당선자 시절이라고 한다. 아직 칼집에서 꺼내지 않은 칼은 날이 얼마나 예리하고, 어떻게 사용할지 모르기에 하는 말이다. 노련한 정치인일수록 당선자 시절에 하고 싶은 말을 넌지시 던진다는 말을 들었다. 사무총장을 비롯한 이른바 당3역 발령을 보면서 많은 당원들이 놀랐다. 부대표가 대변인을 겸임하는 것을 당혹스러워 하는 사람이 한 둘이 아니다. 탁월한 재능을 가진 인물이라도 두 가지를 동시에 한다는 건 그리 쉬운 게 아니다.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일로 당사자에게도 좋.. 더보기
이용길 대표님에게 제안합니다. 이용길 대표님, 첫 일정이 투쟁의 현장이었습니다. 대표님은 부산 한진중공업으로, 정진우 부대표는 콜텍에 가는 걸로 시작되어 많은 당원들이 ‘투쟁의 현장에 있는 진보신당’임을 확인했습니다. 3주 감 전국을 도는 긴 유세였음에도 주말에 쉬지도 못해 걱정도 됩니다. 사무총장을 비롯한 인사 문제로 머리가 복잡하실 줄 압니다. 여기저기서 훌륭한 분들을 추천할 텐데 누굴 앉혀야 할지 고민이 많으시겠죠. ‘이용길의 사람’으로 소문난 제가 이런 글을 쓰려니 부담도 되지만 가까운 사람이 먼저 입을 여는 게 좋을 것 같아 몇 일 고민하다 적습니다. 가장 먼저 할 일은 대표단이 2~4월까지 전국을 순회하면서 당원들을 직접 만나 당원들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야 합니다. 그러면서 내년 지방선거 관련 이야기도 나누면 일석이조 .. 더보기
‘죄송합니다’고 하면 안 되는가? 환절기면 앓는 코목 감기에다 자고 나면 눈꼽이 끼고 엉덩이에 두드러기가 생겨 주치의사인 후배를 찾아갔습니다. 복합 증상일 때는 의사들이 귀찮아 하니 여러 병원을 찾아가야 하는 게 주치의사가 있으면 불편을 들 수 있어 좋죠. 그렇지 않으면 이비인후과ㆍ안과ㆍ피부과를 다 찾아가야 하는 번거로움을 겪고, 비용도 많이 드는데 후배 덕분에 저는 어지간한 건 한 곳에서 다 처리하는 특권을 누립니다. ‘감기만 걸리면 코와 목이 불편한 형님의 증상 때문에 눈도 같이 아픈 것’이라며 ‘별 거 아니니 안과 안 가도 된다’며 ‘두드러기는 정확히 원인을 알 수 없지만 환경이나 음식과 연관이 있는데 잠복되어 있다 나타날 수 있으니 조금 덜하면 뒀다가 나중에 먹으면 된다’는 말을 들으니 조금 마음이 편해지더군요. 그러고 보니 지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