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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세월호 ‘이제 그만하라’고? 서른 초반 때 다닌 교회에 동갑내기 전도사가 있었다. 전두환ㆍ노태우만 나오면 눈에 불을 켜는 내가 너무 이상했는지 ‘원수를 사랑하라는 예수님 말씀처럼 용서하면 안 되겠느냐’며 훈수를 두곤 했다. 건달 족보에도 못 끼는 동네 뒷골목 똘마니 주제에 어느 날 예수 믿는답시고 눈물 몇 방울 흘리고 ‘주의 종이 되겠다’고 설레발이 친 과거사 정도는 이미 알고 있었는데 제법 경건한 척 해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그 후 신학교 다니면서 정신 차려 공부도 열심히 한 것도 아니고 강의 빼 먹는 건 예사고, 허구한 날 고스톱에 당구에 미쳐 그것마저 하지 않은 완전 엉터리니 걸핏하면 ‘믿습니다’만 읊어댔다. 얼마나 공부를 안 했는지 목사 고시도 10년 넘게 떨어졌다. 당시 한겨레신문 지국을 할 때라 어느 날 교회 옆을 지.. 더보기
함께하는 것은 소중한 치유 천하태평이던 나에게도 정신병이 찾아왔다. 10년 전 3월 코가 불편해 주치의사인 후배를 자주 찾아갔더니 “형님, 의사인 제가 보니 별 문제가 없는데 불편한 걸 호소하는 걸 보니 정신과를 한 번 찾아가 보시는 게 어떻겠습니까?”라며 동기 의사를 소개해 주었다. 여러 가지 검사를 한 의사는 ‘우울증 때문에 불면증이 온 것 같다. 경과를 좀 지켜보자.’며 말을 조심했다. 서너 번 가자 그제야 “외상 후 장애, 공황장애, 우울증이 겹쳐 불면증이 온 것 같다.”며 “짧으면 6개월, 길면 1년 정도 갈 수 있다.”면서 ‘검사 결과는 스트레스 수치가 엄청나게 높은데 얼굴은 밝다’며 의아해 했다. 밤마다 악몽에 시달리니 잠을 자는 게 정말 고통스러웠다. ‘겹친 각종 사고와 개인사가 누적된 것 같다’는 게 주치의사의 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