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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으로 살아가는 질녀의 고민 유난히 우리 형제를 잘 따른 질녀가 있습니다. 갓난 아이 때 남들이 안으면 울던 애가 제 품에만 오면 거짓말 같이 조용해 작은 고모님은 ‘그 놈 지 아재비는 알아 보네’라는 말씀을 하시곤 했습니다. 집안 잔치가 있을 때면 저 멀리서 ‘삼촌’ 하면서 달려오던 녀석이 이젠 30대 여성이 되어 저를 할배 대열에 올려 주고 말았습니다. 먹고 살기 힘들어 과외로 책값과 용돈을 벌어 대학을 다녔는데 큰 힘들이지 않고 돈벌이 하던 재미를 붙인 탓인지 다른 걸 할 기회를 놓쳤는지 모르나 지금도 사교육 시장에서 뛰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잊지 않고 헌금하는 심정으로 곳곳에 후원을 하고 있어 ‘안 변해 다행’이라며 농을 던지면 그냥 씩 웃곤 합니다. 그런 질녀가 자신의 앞날과 관련해 ‘고민이 있다’며 연락이 왔더군요. ‘지.. 더보기
과정을 무시한 필연적인 결과 이른바 재창당이 완전 죽을 쑤었다. 장기성장 발전계획안이 전국위원회에서 부결되고, 강령 채택도 무려 5시간 가까이 난상 토론을 했음에도 겨우 자구 수정만 하는 정도에서 봉합이 되었다. 당명은 ‘녹색사회노동당’이란 원안이 2표 차이로 부결되어 대표가 번안동의를 요청하기도 했다. 일사부재의 원칙도 모른다는 핀잔을 받고도 남을 말을 했으니 욕먹을 작정을 하지 않고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진보정당답게 정중히 사과를 하고 다시 준비를 하거나, 어떤 형태로든 정치적인 책임을 지는 건 당연하다. ‘인책사퇴란 말은 무책임하다, 당명을 바꾸지 않은 건 당을 하지 말자는 것 아니냐’는 탄식이 일리는 있으나 지금까지 진행된 과정을 곰곰이 되돌아보는 게 성찰하는 사람과 조직의 자세 아닌가? ‘강령, 당헌·당규, 장기성장발전.. 더보기
당헌·당규 개정 소위 참석 결과 보고 세 번 째 회의부터 참석 회의 참석 결과를 보고 하려니 어색한 게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조직의 부름을 받고, 교통비까지 지급받았으니 보고하는 게 당연하다고 믿습니다. 저를 믿는 동지들이 대의원대회 준비 위원으로 추천해 주셨으나 1명이 많아 ‘당헌·당규 소위 위원으로 하면 어떻겠느냐’는 대표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 들였습니다. 문제는 제가 참석한 게 첫 회의가 아니라 3번 째란 것이었습니다. 이미 회의 진행 방식과 개정 방향에 대해 정해 놓은 상태라 제가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참석해야 하느냐, 아니면 그냥 해야 되느냐’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모든 걸 결정해 놓은 상태라 ‘회의 과정 전체를 녹음해 공개하고, 당원들의 참관권을 보장하기 위해 주말에 회의를 하.. 더보기
물 먹은 재창당 이용길 대표는 재창당 수준의 당헌당규 개정을 약속했다. ‘전면적인 개정을 하겠다’는 말이다. 그런데 대폭 개정은 커녕 전국위원회 의장 신설마저 압도적인 차이로 부결되었다. 대표의 인사권을 검증할 독립적인 인사위원회 안이 상정되지 않은 게 다행인지 모르겠다. 이른바 당권파들이 ‘당내 민주주의를 할 생각이 없다’는 말로 해석하면 지나친 억측인지 모르겠다. 이래 놓고 ‘우리와 함께 하자’고 하면 누가 하겠는가? 상시적인 의결기구인 전국(중앙)위원회 의장을 대표가 겸임하는 현 제도는 대통령이 국회의장을 동시에 맡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새누리당이나 민주당도 따로 선출하건만 우리만 겸임하는 건 당내 민주주의 수준의 수준이 세상의 기준에 못 미친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다. 민주노동당 시절 당권을 장악한 자주파가 중.. 더보기
사기꾼이 되기로 작정한 친구 캐나다에서 교민 목회하는 친구가 ‘강남으로 온다’는 말에 간이 떨어질 뻔 했습니다. 그 말은 ‘이제 본격적으로 사기꾼이 되겠다’는 선언이기 때문이죠. ‘청담동에서 승부 걸기로 작정을 했다’는 말이 무슨 뜻임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알아서 하라’며 놔 둘 수도 없고, 말린다고 말을 듣지도 않을 테니 갑갑하기 그지없는 노릇이죠. 그러면서 ‘기도해 달라’니 이건 병 주고 약주는 것 보다 더 하더군요. ‘간판 좋은 유학파 목사들도 고전하고 떠나는데 박사 학위도 없고, 특별하게 잘 하는 것도 없는 친구가 난데없이 강남으로 온다’는 말에 ‘그 동네 아무나 가는 거 아니라’며 말리는 시늉은 했으나 어디에 어떻게 꽂혔는지 안식년을 맞아 6개월 정도 한국에 머물면서 시장조사를 단단히 한 모양이더군요. 하느님 팔아먹으며 .. 더보기
독립적인 인사위원회가 왜 문제 되는가? 대표의 인사권을 검증하면 안 되는가? 당이 시끄러울 때 이용길 대표와 독립적인 인사위원회와 관련한 이야기를 자주 나누었습니다. 민주적인 당 운영을 위해서는 대표에게 쏠린 인사권한을 나누고, 조직이 함께 책임지려면 한 번 더 검증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는 게 공통적인 생각이었습니다. 평소 그런 기본적인 일치가 있었기에 이용길 대표가 저를 당헌·당규 개정 소위에 추천한 것이고, 저는 흔쾌히 받아 들였습니다. 당의 사정을 전혀 모르는 아무개 씨를 비서실장과 대변인에 겸임 발령을 내고, 뒤풀이 자리에서 벌어진 고위 당직자의 폭력 사건을 접한 당원들의 심정은 처참하기 그지없었을 겁니다. 이번에는 부대표가 대변인을 겸임하고 있음에도 아무 말도 못하고 있습니다. 할 말은 해야 된다는 소리를 듣는 저 조차 침묵만 지키고 .. 더보기
왜 당헌 당규 개정이 중요한가? 재창당 수준의 당헌․당규 개정은 이용길 대표의 선거 공약입니다. 그만큼 문제 있는 내용이 많다는 거지요. 무원칙한 통합의 광풍이 몰아칠 때 민주적인 당 운용을 위해 당헌․당규에 관심을 가지면서 검토해본 결과 문제가 정말 많다는 걸 느꼈습니다. 작년 진보좌파정당 추진위원회에서 주최한 강령 당헌․당규 관련 토론회에 토론자와 참석자 숫자가 비슷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다른 건 관심 갖는 당원들이 많지만 당헌․당규란 말이 나오면 우선 머리부터 복잡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로 조문 하나하나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 강령은 보기 좋은 조감도와 같습니다. 당헌은 좀 더 구체적인 정면도ㆍ측면도ㆍ평면도와 비슷하고, 당규는 아주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부분상세도라 할 수 있고요. 진보좌파정당이란.. 더보기
밑천 드러난 안철수와 정계 개편은? “국민들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정치를 원할 것이다.” 82일 만에 귀국한 12일 오전 노원병 보궐선거 출마선언 후 첫 행보로 국립현충원을 참배한 후 그간 자신이 정리한 걸 뱉은 말이다. 안철수가 노회찬 전 의원의 지역구인 노원 병에 출마를 선언하고 이사도 마쳤다.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이 이렇게 하는 건 ‘동네 가게를 빼앗으려고 재벌이 뛰어든 것’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개의치 않는 걸 보면 암묵적인 합의가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 같다. 노회찬은 부인인 김지선 씨를 출마시키면서 탈환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으나 안철수와 경선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안철수를 중심으로 한 정계개편에 진보정당의당이 함께 한다는 시나리오가 나돌았는데 전혀 근거없는 예측이 아니라 본다. 의원직이 날아간 더 이상 잃을 .. 더보기
노회찬의 사민주의와 유시민 은퇴는? 설 전에 노회찬 씨가 사민주의를 들고 나왔다. 김정진은 ‘민주노동당 시절의 어지간한 정책이 사민주의’라며 한 방에 정리해 버렸다. 유럽의 사민주의는 러시아에서 불어 닥친 혁명의 열기를 잠재우기 위해 기득권 세력이 내 놓은 타협의 산물이다. 민주노동당 시절부터 말한 건 온통 사민주의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솔직히 말해 ‘사민주의라도 제대로 해 보면 원이 없겠다’는 활동가들이 많은 게 사실 아닌가? 노회찬이 사민주의를 들고 나오는 건 참여계에 대한 압박임과 동시에 이를 볼모로 진보신당을 흔들어보겠다는 저의가 있는 것 같다. 지금 진보정의당은 참여계가 압도적으로 많다. 팔다리가 전혀 없는 노심의 처지에서 전혀 손해 볼 게 없을 뿐만 아니라 숨통이 트이는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수도권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 더보기
이용길 대표의 자신감인가 한계인가? 인사 발표를 보면서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대표의 의욕이 넘친다’고 보는 사람도 있고, 이른바 ‘연합선거본부를 구성한 한계가 드러낸 것’이라고 보는 이들도 있다. 대통령 당선자의 권력은 국정운영에 탄력이 붙은 1년 6개월~2년 무렵이 아니라 당선자 시절이라고 한다. 아직 칼집에서 꺼내지 않은 칼은 날이 얼마나 예리하고, 어떻게 사용할지 모르기에 하는 말이다. 노련한 정치인일수록 당선자 시절에 하고 싶은 말을 넌지시 던진다는 말을 들었다. 사무총장을 비롯한 이른바 당3역 발령을 보면서 많은 당원들이 놀랐다. 부대표가 대변인을 겸임하는 것을 당혹스러워 하는 사람이 한 둘이 아니다. 탁월한 재능을 가진 인물이라도 두 가지를 동시에 한다는 건 그리 쉬운 게 아니다.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일로 당사자에게도 좋..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