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핵발전소 반대 싸움 현장에 가기로 했습니다. 6월 29일 천안에서 열린 녹색위원회 운영위원회에서 제가 ‘영덕 핵발전소 반대 싸움에 연대하도록 보내달라’는 요청을 했고 만장일치로 ‘대책위원’으로 파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14~15일 탈핵희망버스가 삼척과 영덕으로 연대를 했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무릎이 좋지 않아 영덕으로 가지 못해 얼마나 미안한지 모르겠습니다. 오래도록 ‘앞산터널 반대 싸움’을 한 후 개인적인 사정으로 환경파괴 현장에 가 보지도 못했습니다. 자주 가지는 못하더라도 한 달에 서너 번은 갈 수 있을 것 같아 자청을 했습니다.
울진의 핵발전소 확장 반대와 부안의 핵폐기장 저지 싸움에서 확인 했듯이 자신의 생존이 걸린 문제에 지역민들은 ‘광주항쟁을 방불케 할 정도’라고 할 정도로 치열합니다. 오래도록 지켜온 자신들의 삶의 터전에 핵발전소가 늘어나고, 핵쓰레기 처리장이 된다는 걸 용납할 수 없는 건 당연한 권리니까 말이죠. 그런 투쟁에 부족한 제가 얼마나 함께 할 수 있을지는 모르나 그런 걱정은 일단 미루고 ‘사정이 허락하는 대로 같이 하겠다’고 했습니다.
달비골에서 ‘앞산터널 반대 나무 위 농성’을 한 걸 보고 ‘그 정도면 싸울 수 있을 것’이라 믿고 보낸 것이니 고마울 따름이죠. 영덕 바로 옆인 울진에 핵발전소가 들어선 후 청정바다 울진은 옛말입니다. 그래서 울진 일대의 수산물은 소비자들이 찾지 않은지 오래되었습니다. 오래도록 봐온 영덕 주민들이기에 그냥 있을 수 없는 건 당연합니다. 핵발전소와 관련해 전에도 싸운 적이 있어 찬반으로 갈라져 공동체가 파괴되는 등 갈등의 골이 깊어져 있습니다.
철거 반대 싸움과 핵발전소 싸움은 당사자인 지역민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좌우됩니다. 연대하는 사람들은 거드는 수준을 뛰어 넘지 못하는 게 사실이지만 지역의 활동가들이 하지 못하는 걸 할 수 있는 정도이지만 싸움이 고립되지 않고 여론을 확산시키는 데는 연대만큼 중요한 게 없습니다. 핵마피아들은 아주 교활하게 이간질 하면서 돈으로 방송 광고를 하는 등 밀어 붙이는데 잘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시간이 되면 삼척도 가 볼 생각입니다. (사진: 진보신당 탈핵 도보행진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