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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풀

겨우 내 죽지 않고 살아남은 풀의 생명력 이 곳 산골로 온지 달포가 넘었습니다. 춥다는 핑계로 집 주위 청소를 하지 않았습니다. 유난히 깔끔을 떠는 남자가 그냥 방치해 놓았으니 아는 사람들이 보면 의아해 할 것 같습니다. 설도 지나고 오늘 날씨도 풀리고 해 풀도 뽑고 쓰레기도 치우는 대청소를 했습니다. 도시와는 달리 간단한 것은 태우는 경우가 많아 큰 깡통을 구하러 주유소를 찾아갔습니다. ‘엔진오일 빈깡통 얻으러 왔다’고 하니 기다렸다는 듯이 바로 주더군요. 도시와는 다른 농촌의 인심이겠지요. 연장으로 뚜껑을 떼 내고 간이쓰레기소각장을 만들었습니다. 챙겨 온 망치와 연장이 긴요하게 쓰이는 걸 보며 ‘버릴 게 없다’는 생각을 합니다. 낫질을 하는데 마른 풀 사이로 살아있는 푸른 풀이 보여 너무 신기했습니다. 유난히 춥고 눈도 많이 왔는데 죽지 않.. 더보기
앞산꼭지가 본 생명의 끈질김과 강인함 하루 자살자 37명이나 되는 나라에 우린 살고 있지만 생명은 참으로 끈질기고 강인합니다. 저도 자살을 고민하고 방 안에 상복을 걸어 놓고 지냈던 시절이 있습니다. 아스팔트 바닥을 뚫고 이름 모를 풀은 솟아납니다. 그 풀을 보고 ‘저 두꺼운 것을 뚫고 풀도 사는데 나도 살아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을 고쳐먹었습니다. 제가 출석하는 교회 마당에는 각종 분재와 철 따라 피는 갖가지 화초가 있습니다. 식물의 이름이라곤 거의 모르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으니 생명이 가져다주는 기쁨이요 즐거움이라 생각합니다. 도심의 삭막한 보도블록과 콘크리트 바닥 사이로도 피어하는 풀을 보면서 ‘그래도 우린 살아야 한다’는 마음을 다져 먹곤 합니다. 화물운수 노동자인 박종태 님이 자신과 직접 관련된 문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