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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생태

달비골에서 듣는 반가운 까치소리

 

오늘은 앞산 달비골에서 ‘앞산터널 반대 농성’을 시작한지 670일 째다. 같이 고생한 이들이 있었기에 오늘이 있었음은 물론이다. 잘 들리지 않던 까치 소리가 요란한 걸 보니 반가운 소식이 있을지 기대해 본다. 한 동안 선선하던 날씨도 기온이 올라 제법 뜨거워 농사짓는 사람들의 마음을 외면하지 않는다. 낮의 날씨가 더우니 매미 소리는 더욱 요란하게 들린다. 저 매미 소리를 달비골에서 계속 들을 수 있어야 하는데 계속되는 앞산파괴로 언제 사라질지 모르니 속만 상한다. 



굉음을 내며 사토를 실어내던 덤프트럭 소리 대신 레미콘차가 보여 무슨 일이 있는 가 싶어 올라가 봤더니 굴착기로 큰 바위를 깨는 소리가 요란하다. 그냥 두고 보면 좋기만 한 것을 저렇게 장비로 부수니 순간의 편리만을 생각하는 인간의 탐욕이 어디까지 갈지 모를 일이다. 본격적인 터널 굴착에 앞서 준비 작업을 하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달려가 불이라도 지르고 싶은 심정뿐이다. 탄식을 하는 등산객들도 있다. 갈수록 심해지는 도심의 열섬현상을 보고도 시민들의 휴식처이자 대구의 허파에 엄청난 구멍을 내려는 미친 자들이 밉기만 하다.


파괴된 곳에 오래도록 살던 뭇 생명들은 어디로 갔을지 모르겠다. 살기 위해 떠난 그들이 어느 곳에 자리 잡고 있을지 걱정이다. 상한 마음을 까치와 매미가 달래주니 고맙기 그지없다. 말 못하는 미물들이지만 저들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으면 좋으련만..... 자연은 인간없이 살 수 있지만 인간은 자연없이 살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뼈저리게 느낀다. 상한 마음을 까치와 매미가 달래줄 줄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