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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평등과 인권

초등학생에게 가혹한 처벌을 한 교사를 보면서


 

학창시절 송영선 교사로부터 두들겨 맞은 악몽


학창시절 ‘사랑의 매’라며 몽둥이를 교실 칠판 옆에 걸려 있었다. 그것도 친절하게 ‘사랑의 매’라고 담임교사가 직접 써서. 자기 조절하려고 애 쓰는 교사들은 학생들 보고 ‘가져오라’고 해 흥분해 있는 자신의 감정을 누르려고 일부러 자기 손으로 바로 매를 들지 않으려 했다. 성질난다고 바로 몽둥이를 들 경우 감정 조절이 어렵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내 기억으로는 대다수가  일초의 여유도 없이 즉각 몽둥이 들고 ‘너 나와’라며 사정없이 두들겨 했다. 현행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을 적용하면 단순 폭행이 아닌 ‘명백한 폭력’이다. 그래도 매로 맞으면 기분이 덜 나쁘지만 뺨을 때리는 게 아니라 귀싸대기를 쳐 발리고 나면 정말 기분 엿 같았다. “이라크 파병은 국가이익’이라고 입에 거품을 문 한나라당 송영선(현 친박연대) 의원은 경북대 사대 영어교육과를 졸업한 교사출신이다. 성질나면 바로 인정사정없이 ‘귀싸대기 때리기’로 유명한 폭력 교사였다. 경대사대부중 33회 졸업생(62년생)들에게 물어보면 잘 안다. 송영선이 4학년 때 교생 실습을 나와 수업 중 떠든다고 불러 내 뺨을 사정없이 때리는 걸 내 눈으로 생생하게 봤다. 후배들에게 물어보면 지금도 ‘형님 말도 하지 마라’고 할 정도로 머리 속에 생생하게 녹화되어 있다. 송영선 의원이 기억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피해자는 너무나도 큰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


 ▲ 나이 쉰이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송영선 교사로부터 얻어터진 폭력을 기억하는 동문들이 많다.


이처럼 어린 시절의 폭력 피해 경험은 오래간다. 아니 일생을 가는 경우도 많이 봤고, 나 역시 지금까지 생각만 해도 치가 떨리는 경우가 더러 있다. 특히 교사로부터 무지막지 하게 맞은 것은 나이 쉰이 되어도 기억할 정도로 머리에 강력하게 각인되어 있다. 자, 이래도 ‘때려서라도 가르쳐야 한다’고 할 텐가? 중학교 시절 황×구란 체육 교사는 걸리면 ‘왜 맞아야 하는가’ 말 한 마디 없이 바로 때렸다. PVC가 덮인 쇠파이프로 머리를 때려 굵은 몸매를 비꼬아 별명이 ‘통돼지’나 ‘통×구’였다. 친구나 후배들에게 물어보면 된 지금도 ‘말도 하지 마라 치가 떨린다’고 할 정도니 상상이 갈 것이다. 1학년 때 이진구란 수학교사는 아이들이 떠든다고 신고 있던 슬리퍼로 뺨을 때릴 정도로 치사한 인간 말종 짓을 서슴지 않았다. 사춘기에 접어든 어린 중학생들의 기분이 어떠했을 지 상상해 보라. 더 치사하고 야비한 것은 불러내 서로 뺨을 때리도록 시키는 더러운 인간들도 있었다. 국립사범대 부속학교라 근무평정이 좋아 다들 장학사도 하고 교장으로 퇴직한 것으로 안다.


쉰이 되어도 잊혀 지지 않는 학원폭력의 악몽


청년시절 대구시교육청이 가까운 목욕탕에서 통×구를 만났다. 성질 같았으면 바로 ‘당신이 교사야’라며 한 소리 하고 싶었지만 꾹 참고 외면했다. 헬스클럽이 같이 있고 사무실 근처라 운동도 할 겸 수시로 가곤했는데 그 후 서너 번 봤지만 끝까지 아는 척 하지 않았다. 나중에 알아보니 장학사로 근무하고 있었다. 중학교 시절 선도부장을 했으니 내가 직접 맞은 적은 없으나 마구 아이들을 때리는 그런 인간들을 ‘선생님’이라고 인사할 정도로 지금까지 폭력 교사들에게는 너그럽지 못하다. 교생 실습 와서 학생들 뺨 때린 인간은 송영선 말고는 내 기억에는 없었으니 폭력이 철저히 내재화 되어 있는 인간이라고 규정하지 않을 수 없다. ‘국가이익’이라며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서라고 파병”해야 한다는 말을 송영선이 하는 걸 보고 내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고등학교 시절의 경험이다. 박근태라는 교감은 교칙을 위반해 걸리면 정학은 물론이요 퇴학도 사정없이 시켰다. 신설 학교라 기강 잡는다고 엄청나게 잘랐다. 교감이란 게 학생들 뺨을 직접 때리는 건 기본이었으니 어떤 인간인지 상상하고도 남을 것이다. 1990년대 초반 청년시절 대구교대 앞에서 존경하는 선생님과 박×태를 비롯한 함량미달 인간 몇을 같이 만났으나 그 선생님에게만 인사를 드렸다. 선생님과 막걸리 한 잔하고 싶었지만 당신 혼자만 인사 받으니 어색하고 미안한지 “자네 약속 있을 텐데 어서 가보게”라며 일부러 피하셨다. 지금도 그 선생님을 뵈면 달려가서라도 인사를 드린다. 국어교사였는데 수업 시간이 매번 부흥회일 정도로 열성이 대단한 분이었다. 수업에 방해만 안 하면 잠을 자던 만화를 보던 간섭 안 하셨으나 너무 열정적으로 수업을 해 미안해서 잘 수 없을 정도였다.


‘사랑의 매’란 말은 폭력에 대한 미화일 뿐 ‘사랑의 매’는 결코 존재할 수 없다. 화가 난다고 자식들에게 바로 매를 들거나 손찌검을 하면 할수록 더 흥분이 되는 묘한 감정을 느껴본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이처럼 폭력은 되풀이란 유혹을 낳게 한다는 게 많은 사람들의 공통적인 경험이고 연구 결과도 그렇게 나와 있다. 자식을 키우거나 학생들을 가르칠 때 회초리를 들어야 할 때가 있다는 것을 부정하지 않으나 대 여섯 살이 넘으면 매는 순간적인 효과만 있을 뿐 해결책이 아니다. 오히려 마음의 상처만 주고 폭력에 대한 내성만 길러줄 뿐이다. 문제아 뒤에는 문제 부모가 있다고 교사니 심리학자들은 공통적으로 말한다.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들은 엄밀히 말해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다. 교사들이 온갖 잡무에 시달리는 현실에서 학생 수는 많고 일일이 신경 쓰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손쉬운 방법인 폭력을 휘두르는 것은 자라하는 생명들에게 또 다른 상처를 주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들의 미래세대를 교육하는 교사란 직업의 기본윤리에도 어긋난다.


이번 초등학교 2학년 아이에게 엉덩이에 피멍이 들도록 때린 것은 명백한 폭력이요 아동학대다. 그 어떤 이유로도 핑계 댈 수 없는 범죄행위라는 사실을 명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아무리 성질이 나도 그렇지 엉덩이에 피멍이 들 정도로 때린단 말인가? 그 교사는 폭력에 내성이 생겨 수시로 아이들에게 폭력을 휘두를 게 분명하다. 모든 폭력은 내재화 되어 있어 언제 어떤 형태로 자기보다 약자에게 다시 나타날지 모른다. 그게 약자를 향한 모든 폭력의 공통점이다. 가정폭력이나 성폭력, 조직 내와 학원 폭력 등 모든 폭력이 그렇다. 내가 그 아이의 부모라면 바로 교사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과 아동학대”로 고소부터 하고, 교육 당국에 징계를 요구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세우라고 할 것이다. 그 교사에게는 폭력 가해자 재발 방지 교육을 꼭 받도록 하고 인권 교육을 받도록 해 인권의 소중함을 조금이라도 알도록 해야 내재화된 폭력이 조금이나마 줄어든다. 이건 가해자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아동학대는 ‘심각한 폭력이요 인권침해’란 사실을 모든 교사들이 깨닫지 않으면 안 된다. ‘일도 많은데 그런 것 까지 해야 하느냐’고 한다면 교사 그만두고 떠나면 된다. 교사 하려고 대기하고 있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으니 그런 쓸데없는 염려는 바로 접어두는 게 좋다. 어린 생명에게 휘두른 폭력이기에 사법처리와 함께 폭력피해로 인한 정신과 진료와 상담을 비롯한 모든 치료와, 가족들이 겪고 있는 정신ㆍ물질적인 고통에 대해 충분한 손해배상을 하고 사법처리 결과에 따라 징계를 받아야 한다. 사법 처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교사를 하면 절대 안 된다. 만일 부모가 사실이 확대되거나 아이가 받을 불이익 때문에 조금이라도 은폐 한다면 그 아이는‘부모도 내 편이 아니다’는 절망감에 일생을 고통 속에서 살 것이며 머지않아 가해자로 둔갑할지 모른다. 병은 자랑하라고 했으니 하루빨리 아이가 받은 심신의 상처부터 치료해야 한다. ‘꽃으로도 때리지 마라’고 했다. 분명히 말하는데 때리려거든 가르칠 생각 하지 말고 교직을 떠나라. 그게 보편적인 상식이요 자식을 학교에 맡긴 교육소비자인 학부모로서 주장하는 정당한 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