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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

안철수는 실상인가 신기루인가?

민주당의 대선 후보 대다수가 모셔 와야 한다며 안철수에게 매달린다. 정치초년생에게 능구렁이들이 하는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사람은 없지만 정권 탈환이 그만큼 시급하다는 말이다. 문국현이 뜨자 문국현과 단일화 하자고 했고, 노무현은 울산에서 노동자들에게 식칼테러까지 자행한 정몽준과 단일화 하자고 할 정도였으니 안철수 현상이 그리 나무랄 일이 아니지만 이 정도로 자신 없는 당이 정권을 잡겠다고 하니 기가 막힐 따름이다.

 

 

SBS 힐링캠프에 출연한 안철수를 보면서 곱게 자랐다는 생각은 누구나 할 것이다. 아들에게 조차 존댓말을 하는 어머니, 팔순임에도 불구하고 의사로서 진료를 하는 부친을 보면 안철수와 비슷한 연배로서 부러운 게 사실이다. 짧은 시간에 고민을 많이 했다는 흔적도 많이 보인다. 나와 같은 노동자는 새벽에 출근해 종일 땀 흘리느라 짧은 시간에 그렇게 머리를 짜낼 수 없는데 공약까지 내 놓을 수 있는 안철수는 부지런하기도 하다.

 

 

특히 많은 중년 여성들이 안철수에게 관심을 갖는 것은 기존의 정치인들을 보고 식상했는데 다른 면이 보이기 때문이다. 그와 함께 내 자식을 안철수처럼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기도 하다. 모두 그렇게 할 수 없긴 하지만 부모의 너무 당연한 심정이기에 나무랄 수는 없는 일이다. 그렇지만 안철수는 곳곳에 늘려진 불평등과 차별에 분노하는 게 전혀 보이지 않는다. 지금도 용역이라는 합법의 탈을 쓴 폭력 앞에 노동자들이 피를 흘리며 쓰러지는 현실에 대한 고민이 보이지 않는다.

 

이런 온실 속의 화초같은 사람이 대통령이 된다면 대한민국 최고의 뺀질이들인 국회의원들이 주무르기 딱 좋다. 김영삼의 3당 야합을 거부하며 온갖 불이익을 감수하며 승부수를 던져 마침내 승승장구한 노무현조차 삼성이 주물렀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안철수가 정말 정치를 하고 싶다면 지금처럼 낙하산 탈 생각은 접고 국회의원부터 시작할 것을 권한다. 새누리당 김태호의 말처럼 안철수는 거친 파도를 한 번도 타 보지 않은 양식장의 고기와 같다면 지나친 혹평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