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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와 국제

천안함 관련 ‘응징해야 한다’는 김태영 국방장관에게

 

KBS 일요진단 출연 ‘서해 잠수함 대비책 보강’


김태영 국방장관은 1일 천안함 침몰사고와 관련해 “우리 장병들을 순국하게 한 세력에 대해선 어떤 형태든 간에 분명한 응징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2일 방송한 KBS1TV ‘일요진단’에서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는 김성찬 해군참모총장의 발언에 동의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진상규명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누구를 향해 어떻게 보복을 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국방정책의 책임자요 군부의 실질적인 지휘자인 국방장관이 이런 막말을 해도 되는지 의아하다.



김태영 장관은 “보복이 보복을 부르는 악순환을 고려해야 하지만, 확실한 진상 규명을 통해 장병들을 순국하게 한 세력에 대해선 뭔가를 안겨줘야 한다”고 강조해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보복하겠다는 시대착오적인 뒤떨어진 인간들이 이명박 정부에 얼마나 많은지를 보여주었다. 이런 냉정시대와 독재의 유전자를 타고난 인물들이 군 수뇌부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한반도 평화정착에 얼마나 위험한 독소가 곳곳에 깔려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다.


천안함을 폭발시킨 수중무기가 어뢰로 판명 나더라도 북한 소행으로 단정하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질문에서는 “정황 증거를 포함해서 어느 정도의 진실에 가까운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다. 그러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답변은 애매하게 했다. 나중에 말이 바뀔 경우 자신이 빠져 나갈 구멍은 미리 찾아 놓고 ‘언론플레이’라는 말장난을 해대고 있다. 장관이 방송에 출연해 이런 말을 할 정도라면 큰 집과 교감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는 것은 중학생도 안다.


한미합동 작전 중에 기습당한 책임부터 문책하라!


김 장관은 북한의 잠수함 경계능력 보강에 대해 “솔직히 말씀드려 허를 허용했다. 동해는 잠수함 작전이 쉬운 곳이라 판단했고 그동안 상륙시도도 있어서 그쪽을 강화했다”며 “서해는 수심이 60m 이하로 낮아 잠수함 기동이 제한되고 잠수함 공격률이 적다고 판단했다. 이번 기회에 대비 태세를 조정 보완, 서해 대비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강조는 했으나 북한을 상대로 전쟁 훈련을 하는 상태에서 경계망이 뚫린 것에 대한 책임이나 잘못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 윤덕용 천안함 침몰 사건 민군 합동조사단 민간 쪽 공동단장(가운데)이 16일 오전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천안함 침몰 원인에 대한 1차 현장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상의 합찹의장, 왼쪽은 민군 합동조사단 군 쪽 공동단장인 박정이 합동참모본부 전력발전본부장. (사진:한겨레신문)


이를 두고 ‘후안무치’하다는 말 밖에는 다른 말이 떠 오르지 않는다. 또 외부폭발로 천안함이 침몰했다는 민군 합동조사단의 잠정 결론과 달리 좌초설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서는 “조사결과 발표 전에 좌초설을 주장하는 일부 인사들을 대상으로 현장을 볼 기회를 제공해 의혹을 풀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는데 과연 국제적인 기준에 합당한 증거 자료는 확보하고 하는 말인지 의문이다. ‘007제임스본드 영화에나 나올 법한 사건이 남한에 벌어졌다’는 외신은 아는지 모르겠다.


김 장관은 합참에 해군 출신 장성과 장교가 적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현재 합참 구성비율이 육군, 해군, 공군이 2.4대1대1이지만 최근 바다에서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해군 요원의 보강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으나 명확하지 않다. 평시작전 지휘를 하는 합동참모본부에 실제 상황이 벌어지는 비율에 맞추어 참모진을 배치해야 하는 것은 상식이다. 상황이 벌어졌을 때 대응하지 못하는 작전 체계는 필요 없다. 기습을 감시 못한 첨단함정은 고철덩어리니 국방장관부터 책임져라.


하나 더 추가하자. 이라크 전쟁 개전을 앞두고 미 합참의장이었던 콜린 파월이 이랬다. ‘주로 군대도 다녀오지 않은 사람들이 쉽게 전쟁하자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한반도에 살면서 전쟁을 불사해야 한다고 말하는 일부 언론과 보수 논객들을 보면서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 미국과 중국도 군사적 대응을 반대할 것이다. 또 남한에는 전시작전권도 없다. 유엔 안보리에 이 문제를 회부하겠다고 하는데 물증 없이는 웃음거리밖에 안 된다. 섣불리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


덧 글: 상식을 가진 이 나라의 민주시민들은 망신당하며 살고 싶지 않다. 그러기에 대한민국 헌법 제1조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규정한 대로 주인으로서 머슴들이 해대는 꼴을 보고 있자니 정말 열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