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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ㆍ경제

거짓말로 시작한 정운찬의 순탄치 않은 나날

 

정운찬 당시 총리 후보자의 앞길은 첫 걸음부터 순탄치 못했다. 그가 9월22일 국회 청문회장에 들어갈 때 겪은 ‘수모’는 그의 앞날을 예고하는 듯했다. 그는 이날 그의 ‘세종시 원안 수정’ 발언에 항의하는 충청권 야당 의원들의 저지를 어렵게 뚫고 들어가야 하는 ‘험난한 현실’과 맞닥뜨렸다.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그를 기다린 건 더욱 엄혹한 현실이었다. 그는 이틀 동안 야당 의원들의 날선 질문 앞에 철저히 벗겨졌다. 줄줄이 사탕 마냥 ‘도덕성’ 의혹이 이어졌고, ‘균형감을 갖춘 소신파 경제학자’라는 그의 이미지는 산산조각 나 허공중에 뿌려졌다.


  ▲ 청문회장 길부터 꽉 막힌 의혹투성이의 ‘양파 총리후보’ 정운찬 (사진:한겨레신문)


본인의 병역면제와 논문 이중게재 의혹과 기업체 고문 겸직과 각종 소득세 신고 누락, 자녀의 미국국적 취득과 영안모자 회장으로부터 받은 1,000만원 ‘뇌물수수’ 등 온갖 의혹과 폭로가 거듭 제기됐다. 까고 또 까도 끝이 안 보이는 의혹에 누리꾼들은 ‘양파 후보’라는 별명을 그에게 달아줬다. 노무현 정권 시절 청와대 인사수석을 지낸 정찬용 씨는 “정운찬 씨를 경제부총리로 채용하려고 검토하다 문제가 너무 많아 검증을 중단했다”고 할 정도로 의혹투성이 인물이다. 이런 인물이 민주당의 대선 후보를 기웃거렸으니 더욱 기가 찰 노릇이다.


청문회를 달군 또 하나의 논란거리는 ‘세종시 수정’ 문제였다. 그는 지명 첫날 “(세종시 원안 추진은) 효율적인 방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세종시 수정론을 스스로 꺼내들었다. 그는 청문회에서도 “세종시는 국가 전체로 봐 행정적 비효율이 있다”고 거듭 수정론을 주장했다. 결국 그는 도덕적 흠결에도 불구하고 여당의 찬성 속에 총리 자리에 올랐다. 취임 이후 정 총리는 예상대로 ‘세종시 수정’에 정치적 생명을 걸다시피 하고 있다. 지금껏 네 차례 충청권을 찾아 지역 여론 설득에 나섰고, 민관합동위를 구성해 정부의 수정안 마련도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충청 지역민심과 정치권의 반응은 싸늘하다. 바쁜 세종시 행보 속에 ‘서민과 약자를 배려하겠다’던 취임 때 약속은 온데간데없다. 총리 첫 일정으로 용산 참사 현장을 찾았지만 그 이후 뚜렷한 자취는 드러나지 않는다. 그는 여전히 민심의 문을 활짝 열어젖히는 데 ‘반짝쇼’만 하는 배우이지 진정성은 전혀 없음이 드러났다.  필자와 정치적 견해가 다르지만 노무현 대통령 당선 때 ‘고졸 출신도 대통령 되는 시대’라며 자식들에게 ‘희망을 갖자’고 했으나 ‘국립대총장 출신 총리가 거짓말쟁이’니 어안이 벙벙하다. (한겨레신문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