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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생태

‘삽질 대신 일자리를ㆍ언론악법 철폐’ 자전거 일주 12일째


 

지리산 자락에 자리 잡은 남원 초록배움터에서 하룻밤을 묵었습니다. 초록배움터 지킴이인 이순규 님 부부의 환송을 받으며 다시 길을 떠납니다. 전북 지역에 언론소비자주권캠페인(언소주) 회원들이 별로 없어 당원들의 신세를 좀 지기로 했습니다. 배낭에 넣어야 할 짐만 챙기고 나머지는 다음 도착지인 전주로 택배를 보냈습니다. 더 줄여야 하는데 땀을 많이 흘리니 옷을 매일 갈아입지 않을 수 없어 줄이는데 한계가 있더군요. 더 머리를 짜내어 최대한 가볍게 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 같습니다.



남원시내에서 초록물고기 님을 만났습니다. 반가이 맞아 주셨습니다. 차 한잔 마시다 보니 점심시간이 되어 점심 먹고 전주로 향했습니다. 고생한다며 챙겨 주시는 따뜻한 마음이 고맙기 그지없습니다. 이런 정성이 있기에 저는 그저 달려갈 뿐입니다. 거기에다 임실에서 쉬면서 애 먹이는 치주염 치료를 하다 보니 예정 시간 보다 3시간 가까이 지체되고 말았습니다. 남원 시내 곳곳에도 삽질과 환경파괴로 몸살을 앓는 흔적이 보였습니다. 자연 경관이 아름답고 환경 보존이 잘 되어 있는 곳에 골프장을 지으려는 미친 짓을 하고 있으니 기절초풍할 지경이죠.



아무리 지자체의 세원 확보를 한다지만 골프장처럼 주위 환경을 깡그리 박살내 버리는 짓은 하지 말아야 하는데 정신 나간 단체장들이 너무 많습니다. 전주로 향하는 ‘17번 국도’는 문규현 신부님과 수경 스님을 비롯한 이 땅의 평화를 갈망하는 분들이 함께 오체투지를 하며 지나간 곳이라 감회가 새롭더군요.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는 노사제와 편히 지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난의 길을 자초한 머리 허연 승려의 수행하는 모습을 떠 올리며 페달을 밟습니다. 온 몸에 땀을 흘리며 오체투지를 한 분들의 정성이 결코 헛되지 않음을 우린 믿습니다.



완주군을 지나 전주시에 도착했습니다. 주말 늘어지게 쉬었음에도 불구하고 허벅지 근육의 긴장이 풀리지 않아 고민입니다. 거기에다 일정에 무리하게 맞추느라 먼 거리를 달렸더니 무릎이 또 애를 먹입니다. ‘아프다는 것은 쉬라는 우리 몸의 신호’라는 한의사의 말을 누구보다 잘 알지만 해야 할 일이 있고, 가야할 길이 있기에 몸이 허락하는 한 가려 합니다. 정 힘들면 쉬었다 가면 되기에 큰 걱정은 하지 않습니다. 이젠 조금 느긋하게 일정을 잡을 생각입니다. 전주에 있는 분들에게 숙소를 알아봐 달라고 했더니 깔끔하고 조용한 곳을 안내해 주었습니다.


내일은 새만금을 가로 막아 바다가 큰 몸살을 하고 있는 부안으로 갑니다. 새만금은 노무현 정권에서 한 사상 최대의 삽질이죠. 용도와 목적이 수시로 바뀐 이상한 공사였습니다. 네덜란드와 같은 나라는 간척지를 허물어 원래 갯벌로 되돌리는 공사를 하고 있는데 우리만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간척보다 갯벌이 가져다주는 이익이 더 많아 제 자리로 되돌리는 것이죠. 천연정화조를 막아 버렸으니 자연의 순리를 거역한 것이죠. 그 재앙의 현장을 가려고 합니다. 오늘의 일일보고서를 작성하고 내일을 위해 잠자리에 들어갑니다. (2009. 10. 26일 전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