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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생태

매일신문 특종기사 앞산에서 ‘조선후기 마애불’ 발견

 

대구의 유명한 앞산에서 조선후기 작으로 추정되는 마애불을 발견했습니다. 그것도 전문가가 아닌 시민에 의해서 말이죠. 이쯤 되면 전문가라 자칭하는 사람들은 밥숟가락 놓아야 하는 것 아닌가요? 이 마애불은 조형미가 뛰어나고, 표정이 생생하여 관련 단체와 학계의 비상한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마애불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웃는 표정을 짓고 있으며 바위의 암질이 좋지 않은데도 비례가 좋고, 조형미가 뛰어나 일반인의 솜씨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한 국립대구박물관 강삼혜 학예연구사의 말처럼 그 당시의 뛰어난 장인의 솜씨로 제작된 것이 아닌가 싶군요.



현장답사에 동행한 한 향토사학자 역시 “문제의 마애불이 발견된 용두골 쪽은, 대구의 남쪽 끝인 파동으로 옛날 이곳은 시 경계 지역으로서 남쪽에서부터 대구로 들어오는 길목이다. 조선 후기 임진왜란처럼 잦은 이민족의 침략으로 신음하던 조선, 특히 이곳 경상감영이 있던 대구는 이곳으로 들어오는 그 길목에 부처님을 모셔서 왜구나 악귀의 침임으로부터 이 땅과 백성들을 보호하려 한 것이다. 그래서 앞산 용두골 쪽에서 능선을 타다가 바라보이는 큰 바위에 솜씨 좋은 장인이 부처님을 새기고 산 아래서 부처님을 향해 날마다 기도드리면서 나라를 지키려 한 것이다.”고 하니 상당히 설득력 있는 것이지요.


그리고 이 마애불의 추정 제작 연대인 조선후기는 마애불이 거의 없다는 점을 들어 그 희소가치가 대단하다고 합니다. 지금 이곳 용두골에서는 이 밝은 21세기에 야만적이게도 터널공사를 막 시작했습니다. 대구시가 멀쩡한 옛길을 놔두고서 이 어려운 시절에 빚더미에 시달리면서 또 막대한 빚을 얻어 ‘4차 순환선’이란 명목 하에 새 길을 내겠다는 정신 나간 짓을 하고 있으니 기가 찰 노릇이지요. 이 터널공사 현장에서 정확히 250미터 안에 이 문제의 마애불이 있습니다. 이대로 공사가 진행되어 만약 발파작업과 같은 상당한 충격이 갈 경우 이 마애불은 어떤 손상을 입을지 모릅니다.



지금 앞산터널을 원천적으로 반대하고 있는 ‘앞산을 꼭 지키려는 사람들의 모임’(약칭 ‘앞산꼭지’)에서는 강력 반발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발견된 선사시대 유적인 ‘바위그늘 유적’(선사시대인들의 주거지)도 공사구간 바로 바깥에 있다는 이유로 공사를 강행하고 있는데 만약 이 마애불도 무시하고 공사를 강행할 경우, 공사자체를 저지할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지역에서는 제2의 용산 사태가 벌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도덕적 명분과 문제를 해결할 정치력도 없는 이 정권과 한나라당이 할 수 있는 것은 강경진압밖에는 없으니 말이죠. 더구나 이곳 대구는 한나라당의 텃밭이니 그냥 밀어붙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요.


현행 문화재법에 의하면 모든 공사구간에서 문화재가 나오면 그 문화재를 발굴ㆍ조사를 해서 정확한 조사결과와 보전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공사가 원천적으로 중단되게 되어있습니다. 그런데 지난번 바위그늘 유적이 발견됐을 때처럼 이번에도 무슨 핑계를 대고 공사를 강행하려 할지 걱정입니다. 어차피 모든 면에서 전국 꼴지만 골라서 하며 반문화적이고 부도덕 하다고 소문 난 대구시와 태영건설이니 어쩌면 정말 몰상식의 극치를 보여줄지도 모를 일입니다. 아무리 경제가 우선이라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데 조상들이 물려준 문화를 무시할 수는 없지요.


앞으로의 대구시와 태영건설의 행태를 예의 주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앞산꼭지들은 이 마애불상은 문화재로 지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고, 공사현장 500미터 안에 들어오는 것이니 문화재청으로부터 강력한 ‘공사중지 명령’이 떨어질 것이라 봅니다. 그러면 공사 자체가 연기 되고 그로 인해 공기가 연장되면 태영건설은 심각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고, 수익률의 저하로 인해 공사 자체에 대한 전면적인 변경이 불가피하다는 생각도 해 봅니다. 그러니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이 삽질공화국이 하루 속히 문을 닫기를 바라는 시민 여러분! 이 앞산관통터널 싸움을 주목해주시길 간곡히 호소합니다. 이 앞산터널을 막는 일은 비단 앞산을 지키는 일만 아니라, 대구 경제를 살리고 지방자치를 돕는 일이고 지금의 부도덕하고 무능한 정권의 텃밭을 심판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아래는 대구지역 일간지인 ‘매일신문’에 보도한 기사입니다.   



대구 앞산에서 조선 후기 ‘마애석불’ 발견

대구 앞산에서 조선시대 후기 작품으로 추정되는 마애석불(磨崖石佛ㆍ암벽이나 구릉에 새긴 불상)이 발견됐다. 앞산에서 불교와 관련된 유적이 발견된 것은 드문 사례여서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앞산터널 반대싸움을 해온 ‘앞산을 꼭 지키려는 사람들’(앞산 꼭지)은 최근 대구 앞산 용두골에서 정상 방향으로 300여m 오른 지점의 바위벽에서 불상을 발견했다며 22일 오후 문화재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답사를 했다.


불상은 정상으로 향하는 등산로에서 오른쪽으로 30m 정도 벗어나 수목이 빽빽하게 들어선 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불상은 정동향인 수성구 파동 쪽을 바라보고 있으며, 부처의 머리에서 발끝까지 길이가 90㎝, 발 아래 연화대좌의 폭이 73㎝, 전체 높이는 121㎝, 폭은 81㎝다. 이 불상은 육계(부처 정수리에 불룩 솟아오른 부분)가 뾰족하고 귓밥이 어깨선까지 늘어진데다 옷자락이 연화대좌까지 내려와 있는 점 등으로 미뤄 조선후기 불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 1월 22일 오후 대구 앞산 용두골 300미터 능선 부근 암벽에서 발견된 마애석불을 답사한 대구박물관 학예연구사 등이 불상을 실측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국립대구박물관 강삼혜 학예연구사는 “마애불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웃는 표정을 짓고 있으며 바위의 암질이 좋지 않은데도 비례가 좋고, 조형미가 뛰어나 일반인의 솜씨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김약수 경산지부장(대구 미래대 교수)도 “부처의 손 모양 등을 봤을 때 약사여래불인지, 석가부처인지 알 수 없고 정확한 제작 연대도 좀 더 구체적인 조사가 이뤄져야 정확히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전반적으로 상태가 양호하고 색다른 양식의 표현들이 곳곳에서 보여 학문적 연구가치가 있어 보인다.”고 했다.


이 마애불은 앞산꼭지 회원인 정수근 씨가 발견해 최근 대구시에 신고했으며, 조만간 이 마애불이 지닌 문화재적 가치를 밝히기 위한 조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정씨는 “대구 상인~범물  4차순환도로의 건설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앞산에는 선사시대 유적인 바위그늘이 공사구간 인근에 있고 이번에 마애불까지 발견돼 아직 보고되지 않은 문화재가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진행되는 공사로 인해 자칫 보호돼야 할 우리의 귀중한 문화자산이 파괴될 수도 있는 만큼 전반적인 문화재 연구·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두성 기자)